일흔에, 치매 염려 증상이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위엄을 믿었다. 교단에서 정년을 맞을 때까지 한 번도 비굴하게 굴지 않고 당당히 온갖 학생들을 상대했던 자신을 믿기로 했다. - P17
남은 어묵볶음을 젓가락질하는 그를 보며 염 여사는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얼마 안 남은 어묵볶음을 집요하게 집으려 하는 그의 안간힘에서 삶의 숭고함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 P37
깔끔한 판단력과 결단력으로 지금까지 인생을 무난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식의 문제는 늘 그녀를 고장난 저울로 만들었다. -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