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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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드미트리 드미트리예비치.

19세에 쓴 교향곡을 인정받아 탄탄대로를 걷던 음악가였던 그에게

서른 한살에 첫위기가 찾아온다.

매일밤 그는 자기집 엘리베이터 앞에서

여행가방을 발치에 둔채

그를 잡으러 오는 이들을 기다린다.

잠옷차림으로 그냥 끌려간 사람들은 돌아오지 못했지만

짐을 챙겨간 사람들은 돌아왔다는 믿음 아래...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스탈린이 그의 공연을 보러온 것.

마침 그가 앉은 곳이 시끄러운 악기 밑이었다는 것.

그날 유독 그 악기들이 요란했다는 것.

세계대전 시절 러시아에 살고 있는 그는

이런 이유만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2년간 찬사가 쫓아졌던 작품이

하루아침에 몰매를 맞고 추락한다.

세상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다시금 명예를 회복하지만

자신이 쓰지도 않은 글과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말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죽음을 꿈꿨지만 자살하지 못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새로 쓰여 질 것이기 때문에.

이후 윤년마다 그에게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는 무사히 스탈린 정권이 무너지는 때를 맞이한다.

 

공사체제 아래 살고 있지만

당에 가입한 적도 없고

집에 스탈린 초상화도 없는 이가

그만의 방식으로 시대에 맞선 이야기.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지만

소설보다 소설 같은 실화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럼- 이런 사람도 있어야지ㅡㅅ-

 

 

w.181:12 그가 무엇으로 시대의 소음과 맞설 수 있었을까? 우리 안에 있는 그 음악-우리 존재의 음악-누군가에 의해 진짜 음악으로 바뀌는 음악. 시대의 소음을 떠내려 보낼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진실하고 순수하다면, 수십 년에 걸쳐 역사의 속삭임으로 바뀌는 그런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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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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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자들Difficult Women이란 말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위치가 달라진다.

타인이란 제삼자의 눈에 비치는 여자인지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힘겨운 여자인지...

 

<어려운 여자들>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후자가 아닌가 싶다.

모두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누구 하나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남자들에 의해 처참한 꼴을 당하거나

여자로써의 좌절을 겪지만

그들 나름의 의지력으로 버텨내고 있다.

쌍둥이 혹은 쌍둥이 같은 자매,

사슴사냥 같은 소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묶어준다.

 

그 중, 그 엄청난 무게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작품 중 하나로

특이한 능력의 여자이야기다.

물의 아이 비앙카.

그녀가 가는 곳은 언제나 물과 곰팡이가 함께한다.

물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신혼여행으로 사하라 사막에 비를 내려 준 여자.

빗속에서 희망을 품었지만

곰팡이로 사그라든 그녀의 사랑이야기다.

 

표제작어려운 여자들이야말로

타인이 바라 본 여자의 호칭과

여자본인 자신의 관점이 얼마나 다른지 잘 보여준다.

 

이야기 속 여자들의 곁에 늘 남자가 있지만

그녀들을 위로하는 것은 주로 여자다.

힘든 일을 겪은 여자들의 이야기들이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 건조하고 담담한 문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맘에 든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록산 게이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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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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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뭔가 까칠하지만 속정 넘치는 츤데레 주인공이

인상적이었던 프레드릭 베크만의 이번 소설 역시

깐깐한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여전히 자기만의 틀 안에서 살며

자식포함 남들 모두에게 까칠하지만

한평생 부인만 열렬히 사랑하는 순정남인 특징이 있다

그리고 남들은 다 이해 못해도

언제나 남편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는 아리따운 부인이 있다.

 

피가 이어진 부모자식은 가깝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이미 정해진 극복불가능 세대차로

실로 가까이 하기 힘든 존재다.

자신을 닮지 않은 아이를 가진 부모,

자신과 다른 부모를 가진 아이는 서글프다.

서로 많은 걸 공유하고 싶지만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어

매번 부딪히고 상처받고 멀어진다.

수학과 우주를 사랑한 이과남자 할아버지와

문학과 음악을 사랑한 문과남자 아들의 관계가 그랬다.

 

세월이 흘러 부모도 변하고 자식도 변했을 때

그 둘을 이어주는 것이 자식의 자식이다.

의자에 앉으면 아직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아이는

할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아빠와 다르지만 할아버지를 많이 닮은 아이 노아.

학교 선생님들과의 대화는 항상 엇갈리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존재인 할아버지가 있어

아이의 우주는 깊고 고요하다.

 

노아와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기억의 공원에 앉아 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공원이 하루하루

점점 작아지고 있음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매일 아침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걸 안다.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기도 힘들지만

자신도 아직 감당이 안 되는 사실,

할아버지는 자신의 기억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두려움에 대해

손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슬프지만 할아버지를 이해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이 둘의 대화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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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과 은의 기사 1
이로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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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뛰어난 마법사 남매가 살고 있었습니다.

오빠는 불사의 몸을 얻고자

사람의 혼을 먹는 사신死神되었고

동생은 기사들과 오빠의 사역마(라르바)를 퇴치하며

사람들을 지켰습니다.

 

그로부터 200.

사역마를 퇴치하는 은의 기사단인 부모님을 동경했지만

어머니를 잃은 시안은 라르바와 싸우는 것이 두렵다.

아버지가 엄청난 호위와 함께 데려 온 소녀, 레네트.

레무리아 족의 후손으로

전력으로 자랄 수 밖에 없는 소녀와의 만남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안은 다시금 은의 기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방패와 검이 되기 위하여.

 

사신의 허수아비가 성으로 잠입하여

성의 결계가 뚫린다.

그 자리에 있던 레네트가 라르바에게 당하고

사신의 낫에 의해 시안은 죽게 된다.

시안은 죽음 너머에서 레네트를 구하기 위해

선조 레무리아의 도움으로 살아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제드와 만남으로

그것이 곧 사신의 속임수였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라르바가 된 시안은

제드를 따라 사신을 쫓는데 함께하게 된다.

사신에게 속은 라르바를 구원할 길은 죽음 뿐.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위해선

오직 사신을 쓰러뜨리는 수 밖에 없다.

 

하아...부모의 죽음보다 뛰어넘는 것이 사랑의 힘인 것인가.

그녀를 위해 제일 쎈 우두머리를 치자.

제드의 말에 의하면 일명 레네트 파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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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타스의 수기 1
모치즈키 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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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폭주 방피르(흡혈귀)가 나타났다.

피가 전부 빠져나간 시체가 9.

현재 도주 중. 추가 범행 예상.

사람과 방피르의 전쟁 이후

방피르가 사람을 헤치지 않는다는 협정 속에

공존히며 살아 온 가상의 공간 파리.

방피르들의 진명이 위험하다.

 

노에는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바니타스의 서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그것은 미움 받던 푸른 달의 방피르가

그를 박해한 모든 붉은 달의 방피르에게 복수하기 위해 만든 책.

방피르의 목숨과도 같은 진명眞名에 간섭할 수 있는 힘으로

방피르에게 파멸을 가져다준다는 재앙의 서이다.

붉은 달의 방피르지만 푸른 달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름다워보이는 노에는 그것의 정체를 확인해야만 할 이유가 있다.

 

노에가 탄 하늘배가 파리에 도착할 무렵

동승한 방피르 여인이 폭주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스스로 방피르 전문 의사라고 칭하는 자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찾던 바니타스의 서를 이용해

폭주하는 방피르를 치유하는 장면을 목격하며

그 존재를 확인한다.

검은 머리에 푸른 눈을 한 그는

푸른 달의 흡혈귀로부터 바니타스의 서와 이름을 물려받은 인간.

방피르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들을 구원할 지니이...

 

바니타스의 서가 붉은 방피르에게 저주를 내린다는

<푸른 달의 흡혈귀>라는 동화로 전승되어 온

바니타스의 서에 대한 오해와 진실로 다가가는 이야기.

여기저기 녹아있는 작가의 세계관과

시작과 동시에 흡인력 있는 결말을 예고하며

인간 바니타스의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방피르 노에의 시선으로 그려질

그 둘의 아웅다웅 콤비플레이가 기대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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