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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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뭔가 까칠하지만 속정 넘치는 츤데레 주인공이

인상적이었던 프레드릭 베크만의 이번 소설 역시

깐깐한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여전히 자기만의 틀 안에서 살며

자식포함 남들 모두에게 까칠하지만

한평생 부인만 열렬히 사랑하는 순정남인 특징이 있다

그리고 남들은 다 이해 못해도

언제나 남편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는 아리따운 부인이 있다.

 

피가 이어진 부모자식은 가깝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이미 정해진 극복불가능 세대차로

실로 가까이 하기 힘든 존재다.

자신을 닮지 않은 아이를 가진 부모,

자신과 다른 부모를 가진 아이는 서글프다.

서로 많은 걸 공유하고 싶지만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어

매번 부딪히고 상처받고 멀어진다.

수학과 우주를 사랑한 이과남자 할아버지와

문학과 음악을 사랑한 문과남자 아들의 관계가 그랬다.

 

세월이 흘러 부모도 변하고 자식도 변했을 때

그 둘을 이어주는 것이 자식의 자식이다.

의자에 앉으면 아직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아이는

할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아빠와 다르지만 할아버지를 많이 닮은 아이 노아.

학교 선생님들과의 대화는 항상 엇갈리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존재인 할아버지가 있어

아이의 우주는 깊고 고요하다.

 

노아와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기억의 공원에 앉아 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공원이 하루하루

점점 작아지고 있음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매일 아침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걸 안다.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기도 힘들지만

자신도 아직 감당이 안 되는 사실,

할아버지는 자신의 기억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두려움에 대해

손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슬프지만 할아버지를 이해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이 둘의 대화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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