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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어려운 여자들Difficult Women이란 말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위치가 달라진다.
타인이란 제삼자의 눈에 비치는 여자인지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힘겨운 여자인지...
<어려운 여자들>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후자가 아닌가 싶다.
모두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누구 하나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남자들에 의해 처참한 꼴을 당하거나
여자로써의 좌절을 겪지만
그들 나름의 의지력으로 버텨내고 있다.
쌍둥이 혹은 쌍둥이 같은 자매,
사슴사냥 같은 소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묶어준다.
그 중「물, 그 엄청난 무게」는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작품 중 하나로
특이한 능력의 여자이야기다.
물의 아이 비앙카.
그녀가 가는 곳은 언제나 물과 곰팡이가 함께한다.
물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신혼여행으로 사하라 사막에 비를 내려 준 여자.
빗속에서 희망을 품었지만
곰팡이로 사그라든 그녀의 사랑이야기다.
표제작「어려운 여자들」이야말로
타인이 바라 본 여자의 호칭과
여자본인 자신의 관점이 얼마나 다른지 잘 보여준다.
이야기 속 여자들의 곁에 늘 남자가 있지만
그녀들을 위로하는 것은 주로 여자다.
힘든 일을 겪은 여자들의 이야기들이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 건조하고 담담한 문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맘에 든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록산 게이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