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도덕과 윤리 시간에 시험 점수를 위해 줄줄 외웠던 철학자들의 이름과 연대기는 늘 딱딱한 암기 과목에 불과했다. 어떤 사상가가 몇 세기에 태어났고 무슨 학파에 속해 있으며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를 정답 맞히기식으로 주입받다 보니 철학이란 일상과 완전히 동떨어진 고리타분한 지식처럼 느껴졌다. 소렌 베일 저자의 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은 과거의 박제된 암기식 공부에서 벗어나 왜 우리가 오늘날 철학을 읽어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를 명쾌하게 일깨워준 철학 안내서였다. 저자는 철학이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내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질문의 시작임을 깨닫게 만든다.가장 흥미롭고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소크라테스와 니체 그리고 에픽테토스와 아리스토텔레스와 스피노자까지 다섯 명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남긴 말들의 참된 속뜻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너 자신을 알라나 신은 죽었다 같은 유명한 격언들이 단순한 명언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치열한 고민 속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익숙하다고 착각했던 문장들 속에 담긴 깊은 사유와 인간에 대한 통찰을 마주하며 내가 알고 있던 철학적 지식이 얼마나 겉핥기에 불과했는지 실감했다.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가르침 중에서도 에픽테토스가 던진 철학은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다룬 대목은 가장 깊은 여운을 남겼고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았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평가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온전히 다스릴 수 있는 내면의 태도에 집중하라는 그의 목소리는 오늘날 복잡한 인간관계와 불안 속에서 흔들리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든다. 철학이란 단순히 머릿속으로 아는 것에 그치는 사변이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삶의 현장에서 끈기 있게 실천하고 훈련해야 하는 삶의 기술이자 태도임을 깨달았다.특히 과거처럼 정해진 순서나 연대표에 얽매여 억지로 외우도록 강요하지 않고 독자 스스로 마음이 이끌리는 질문을 따라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권하는 저자의 태도가 무척 인상 깊었다. 책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내지 않아도 지금 내 마음에 절실하게 와닿는 철학자의 챕터를 펼쳐 들고 나만의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구성은 독서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몰입감을 선사했다. 남이 정해준 기준이나 정답에 내 삶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대신 내 안의 물음을 따라가며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진정한 배움의 순간이었다.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은 철학이라는 높은 문턱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가이드를 해주는 책이다. 교과서 속 굳어 있던 지혜들을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되살려내어 내 삶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전달 해준다. @bagseonju534@yoon..books@the_.kbooks#더케이북스출판사 #내생애첫번째철학수업#소렌베일 #신간추천 #김한수
배달 앱을 켜거나 길거리를 지나며 무심코 마주쳤던 군침 도는 음식 사진들이 사실은 모두 한곳에서 탄생한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신선한 충격과 반가움이 동시에 생겼다. 추장 김지훈과 족장 송은경 저자의 브랜드를 찍는 사람들은 푸라닭과 교촌치킨 그리고 굽네치킨과 두끼떡볶이 등 우리가 일상에서 수없이 보아왔던 대한민국 대표 외식 브랜드들의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낸 토라이 리퍼블릭의 성장 기록을 담은 책이다. 화려한 광고 이미지 뒤에 숨겨진 치열한 현장의 땀방울과 브랜드의 본질을 꿰뚫는 저자들의 철학은 첫 장부터 몰입감을 줬다.내가 일상에서 그토록 자주 보았던 음식 사진들의 배후에 두 저자의 집요한 고민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단순히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포장하는 기술적인 촬영을 넘어 그 브랜드가 품고 있는 고유한 가치와 철학을 한 장의 사진에 응축해 내는 과정이 감탄하게 만들었다. 한 그릇의 음식은 소비되면 사라지지만 제대로 구축된 브랜드의 이미지는 대중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된다는 그들의 통찰을 통해 진정한 브랜드의 역할과 비주얼 브랜딩의 힘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특히 케냐와 대만 그리고 히말라야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브랜드를 담아낸 대목에서는 두 저자의 뜨거운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낯선 해외의 열악한 환경과 예측할 수 없는 위기 속에서도 결코 타협하지 않고 완벽한 한 장면을 건져 올리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히는 모습은 단순한 사진작가를 넘어선 개척자의 태도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겪어낸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들이 모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디테일을 완성해 냈음을 볼 수 있었다.월세 45만 원의 작은 방구석 스튜디오에서 시작해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들의 행적을 바라보며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확인하게 되었다. 어떤 분야에서든 남다른 결실을 맺는 이들은 결코 안락함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미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으며 한계에 당당히 도전한다는 사실이다. 밥벌이의 고단함이나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도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을 지켜내며 묵묵히 길을 닦아나간 두 저자의 행보는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도 자극과 동기부여를 만들어줬다.#브랜드를찍는사람들 #토라이리퍼블릭 #김지훈 #송은경 #차선책출판사 @thenextplan_official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는 이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비전공자의 입장에서 그 방대한 기술의 흐름을 온전히 따라가기는 벅차고 막막한 일이었다. 박상길 저자의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LLM 수업'은 매일같이 급변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길을 밝혀준 가이드북이었다. 카카오와 현대자동차 등 유수의 기업에서 거대언어모델을 직접 연구하고 개발해 온 베테랑 엔지니어의 깊이 있는 정보가 담겨 있어 첫 장부터 상당한 신뢰감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비전공자의 눈높이에 맞춘 세심한 배려였다. 텍스트만 빽빽하게 채워진 기술 서적들과 달리 정진호 그림작가의 직관적인 그림과 다채로운 시각 자료 그리고 일상에 빗댄 쉬운 예시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덕분에 에이전트의 작동 원리나 거대언어모델의 학습 메커니즘처럼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들도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듯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전문 용어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인공지능 공부를 망설였던 이들에게 이보다 더 친절하고 입문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특히 평소 작업이나 일상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던 제미나이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 된 점은 대단히 유익한 경험이었다. 막연하게 뛰어난 도구 정도로만 여기며 사용하던 구글의 제미나이가 어떠한 기술적 근본을 지니고 있으며 거대언어모델의 역사 속에서 왜 중심축으로 꼽히는지 그 배경을 알고 나니 도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완전히 새로워졌다. 챗지피티와 클로드 그리고 제미나이와 그록으로 이어지는 치열한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서 내가 다루는 인공지능 도구들의 강점과 특성을 훨씬 더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책의 후반부인 4부에서는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부상과 한국의 미래를 다루며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한층 깊이 있게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완수하는 자율적 에이전트의 등장은 앞으로 우리의 일과 삶의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것임을 실감했다. 동시에 글로벌 기술 전쟁 속에서 우리나라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능성에 대한 저자의 진단을 읽으며 기술 주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LLM 수업은 기술의 급류 속에서 막연한 두려움이나 소외감을 느끼던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책이다. 인공지능이 세계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지금 이 책을 통해 얻은 탄탄한 기본 지식과 미래에 대한 안목은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출판사 비즈니스북스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비전공자도이해할수있는LLM수업 #박상길 #정진호 #비즈니스북스 #베스트셀러 @bizbooks_kr
스크린이나 무대 위에서 마주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모습은 늘 낭만적이면서도 어딘가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머물러 있었다. 영화나 뮤지컬 속에서 비장한 결의를 다지며 낯선 중국 땅을 누비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에 감동을 느끼면서도 정작 그들이 딛고 섰던 현실의 무게와 구체적 역사는 실감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창희 기자의 붉은 벽돌에 독립을 새긴 사람들은 흑백 사진 속에 박제되어 있던 임시정부의 시간을 오늘날의 생생한 역사로 알려주는 낸 신뢰감 넘치는 기록이었다. 정치부 기자의 시선으로 상하이부터 충칭에 이르기까지 11개 도시를 직접 발로 뛰며 담아낸 현장의 기록들은 첫 장부터 깊이가 있었다.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막연하게 상하이 한곳 정도로만 기억되던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와 고단한 여정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부분이다. 일본군의 집요한 추적을 피해 항저우를 거쳐 난징과 창사 그리고 험준한 산세를 넘어 충칭에 도달하기까지 독립운동가들이 흘린 땀과 눈물의 행적이 11개 도시의 골목길마다 새겨져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역사적 사료와 낡은 건물들의 사진 그리고 조선혁명간부학교 학생의 취조 기록 같은 생생한 문서 자료들은 그 시절의 모습을 전해주었다. 피난처의 좁은 방 한 칸에서도 독립과 생존이라는 양팔 저울을 붙잡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고민했던 그들의 고뇌는 단순한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치열한 삶의 투쟁 그 자체였다.최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던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이슈를 접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과 분노가 생겼던 기억이 지나갔다.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시대 앞에서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신했던 반민족행위자들의 죄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기억하는 일은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낯선 타국의 차가운 붉은 벽돌 틈바구니에서 이름도 명예도 남김없이 오직 조국의 독립만을 꿈꾸며 스러져간 수많은 임시정부 사람들의 삶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국을 팔아 부귀를 누린 자들의 부끄러운 행적을 규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것을 바쳐 나라를 되찾으려 했던 이들의 숭고한 헌신을 대중의 기억 속에 더 크고 또렷하게 새겨넣어야 마땅하다.윤봉길 의사의 비장한 유언처럼 피와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라던 그 간절한 외침은 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뜨겁게 울렸다. 밥벌이의 고단함과 현실의 소소한 불안에 흔들릴 때마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어둠 속에서도 끝내 포기할 권리조차 스스로 내려놓았던 독립운동가들의 결기가 대단해 보였다. 그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내고자 했던 나라의 무게를 다시금 되새기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일상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인지 절감하게 되었다.#붉은벽돌에독립을새긴사람들 #독립운동가 #임시정부 #드루 #책추천
가부장적인 사회의 질서 속에서 한 평생을 가족과 자식을 위해 헌신해 온 어머니 세대의 삶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 한편에는 늘 뭉클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곤 했다. 장미킴 작가의 내 나이 일흔 처음으로 나로 살기 시작했다라는 책은 칠십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비로소 남의 시선과 희생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온전한 나 자신으로서의 삶을 당당히 선언한 참으로 통쾌하고 가슴 찡한 기록이었다. 일흔의 나이에 시니어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세상과 거침없이 소통하며 딸과 같은 인생 후배들에게 생생한 조언을 건네는 저자의 이야기는 첫 장부터 남다른 깊이와 진정성으로 다가왔다.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머릿속에는 우리 어머니의 지난 세월과 현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 떠올랐다. 작가님과 동년배인 우리 어머니 역시 지독한 가부장적 분위기 속에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위해 자신의 욕망과 꿈을 끝없이 양보하며 살아오신 분이었다. 하지만 자식들을 다 키워내고 어느덧 황혼에 접어든 지금은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해외여행을 다니시고 다양한 취미 생활을 마음껏 누리며 비로소 자신의 계절을 만끽하고 계신다. 가족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삶의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어머니의 밝은 얼굴이 책 속에서 춤을 배우고 새로운 일상을 개척해 나가는 장미킴 작가님의 모습과 닮아 있어 읽는 내내 깊은 공감과 감동이 밀려왔다.한편으로는 장미킴 작가님이 지금처럼 여성의 선택과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에 태어나셨다면 얼마나 더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생을 즐기며 사셨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스쳤다. 가족과 시월드를 위해 참고 견디며 37년이라는 긴 세월을 인내해야 했던 그 시절의 무게가 고단했다. 그러나 지나간 과거에 머물며 억울해하거나 남 탓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며 당당하게 이혼 도장을 찍고 자신만의 삶의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저자의 결단력은 70이라는 숫자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눈부시게 빛났다.수많은 현실적인 이야기들 중에서도 착하게 참고만 살다가 호구가 되지 말고 가끔은 한 성깔도 부리며 내 몫의 행복을 챙기라는 조언과 인간관계의 과감한 가지치기가 필요하다는 대목이 와닿았다.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정작 나 자신을 갉아먹고 있었던 지난날의 나약함을 되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70대 인생 대선배가 오랜 풍파를 직접 겪어내며 건네는 이러한 조언들은 단순한 잔소리가 아니라 살아남아 행복해지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지혜이자 용기였다. 남의 눈치를 보느라 주저하기보다 내 인생의 주권을 챙겨야한다는 가르침을 배웠다.내 나이 일흔 처음으로 나로 살기 시작했다는 지나간 세월의 희생을 위로하는 동시에 나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언제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강력한 희망을 전해주는 책이다. 우리 어머니처럼 오랜 인내 끝에 마침내 자신만의 빛나는 삶을 꽃피우고 있는 모든 부모 세대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며 나 역시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야겠다.단단한맘킴히서평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내나이일흔처음으로나로살기시작했다 #장미킴저자 #모티브 #르온서평단@gbb_mom@_kkimhee@motivebooks.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