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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이 반했습니다 - 꿰맨 눈과 기울어진 사랑
김하진 지음 / OTD / 2024년 7월
평점 :
소설집을 읽다 보면 단 한 편의 이야기만으로도 깊숙하게 기억이 남을 때가 있다. 김하진 작가의 소설집 한 눈이 반했습니다를 펼쳤을 때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책 속에 수록된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인물들의 삶과 상처를 들여다보게 만들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표제작인 한 눈이 반했습니다를 비롯하여 베이비 캐리어와 비닐 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쓴 문장 하나하나에 몰입하여 소설을 즐겼다. 인물의 내면을 집요하게 따라가는 작가의 감각적인 문체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표제작 한 눈이 반했습니다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인연과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단숨에 읽어 내려갈 만큼 흡입력이 뛰어났고 인간의 외로움과 열망을 정교하게 짚어내는 시선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나 마음의 떨림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작가의 탁월한 서사 구성 덕분에 커다란 만족감을 느끼며 다른 작품도 즐길 수 있었다.
수록작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오래 생각의 시간을 안겨준 소설은 베이비 캐리어였다. 현재 아이 없이 아내와 둘이 살아가는 딩크족의 입장에서 이 소설은 그 무엇보다 깊은 질문을 던져주었다. 결혼이라는 제도의 틀과 출산이라는 삶의 커다란 선택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가 없는 삶을 선택하고 유지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사회적 시선이나 내면의 복잡한 감정들이 소설 속 상황과 맞물려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가족의 의미와 부모가 된다는 것의 무게감에 대해 나와 아내의 삶을 되돌아보며 생각해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또한 비닐 하우스라는 작품은 읽는 내내 가슴 한구석에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어릴 적 나와 가족을 두고 연을 끊은 채 도망쳤던 나의 아빠가 저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까마득하게 잊고 지낸 줄 알았던 유년 시절의 상처와 원망의 기억들이 소설 속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 다시금 떠올랐다. 비정한 현실 속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이 주는 아픔과 결핍이 느껴졌다.
김하진 작가의 한 눈이 반했습니다는 우리 삶의 단면들을 섬세하게 잘라내어 보여주는 뛰어난 소설집이다. 표제작이 주는 감각적인 재미부터 베이비 캐리어와 비닐 하우스가 건네는 묵직한 삶의 화두에 이르기까지 소설 한 편 한 편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선택 그리고 가족이라는 거대한 그늘 속에서 제 자리를 찾아 헤매는 독자들에게 이 이야기들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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