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지에 적힌 강렬한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충격과 긴장감이 밀려왔다. 사실 라스푸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사전에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에 그가 과연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상을 품었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의 행보는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거침이 없었고 세상을 향해 거대한 광기를 내뿜으며 살아간 인물임을 단숨에 느낄 수 있었다. 기존의 도덕이나 사회적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욕망과 기세로 시대를 뒤흔들어 놓은 그의 행보는 숨이 막힐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가장 흥미롭고 느껴진 지점은 시베리아의 이름 없는 떠돌이 농부에 불과했던 그가 어떻게 제정 러시아 황제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자 최고 권력자로 군림할 수 있었는가 하는 사실이었다. 혈우병을 앓던 황태자를 신비로운 능력으로 치료한다는 명분을 쥐고 니콜라이 2세와 황후의 눈과 귀를 가린 채 국정을 마음대로 쥐고 흔든 과정은 과거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었다. 겉으로는 거룩한 구원자나 영적인 조언자의 가면을 쓰고 배후에서 절대 권력자의 불안을 교묘하게 쥐어흔들며 국가의 시스템을 사유화했던 모습은 소름이 돋을 만큼 닮아 있었다. 상식과 이성이 무너진 자리에서 비선 실세의 손아귀에 제국 전체가 허망하게 농락당했던 비극은 권력의 맹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었다.책의 곳곳에 드러난 악마적 인물의 기행과 심리전은 독특하면서도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라스푸틴은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들지 않고 인간 내면 밑바닥에 도사린 불안과 결핍을 정확하게 포착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기적이라는 달콤한 환상을 미끼로 던져 이성을 마비시키고 도덕이라는 족쇄를 과감히 던져버린 뻔뻔함과 광기로 판을 제압해 나간 그의 통치술은 삼국지의 책사 이유가 떠오르기도 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함이 때로는 가장 잔인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그의 행태는 인간 본성의 가장 어둡고 추악한 심연이 보였다. 그의 기괴한 행적을 그저 지나간 옛이야기로 보기에는 그 안에 담긴 인간 조종의 메커니즘이 정밀하고 위험해 보였다.결국 이 책은 라스푸틴이라는 희대의 파괴자를 찬양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그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강력한 반면교사의 지침서다. 로마노프 왕조의 권력자들이 몰락한 진짜 까닭은 라스푸틴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극심한 혼란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주체적인 힘을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내면의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외부의 거짓 구원자에게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순간 인간은 누구나 가장 완벽하고 무기력한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스스로 고뇌하고 사유하는 힘을 잃어버린 개인과 집단은 언제든 또 다른 라스푸틴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자는 가장 완벽한 노예가 된다는 복잡하고 불안한 세상 속에서 내 삶의 온전한 주권을 지켜내는 힘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일깨워주는 책이다. 남이 만들어준 정답이나 달콤한 미혹에 맹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냉철한 이성의 축을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bagseonju534 @yoon._.books_ @motiv_insight #스스로생각하기를포기한자는가장 완벽한노예가된다 #자기계발서 #라스푸틴 #신간추천 #모티브출판사
책의 표지에 적힌 향수를 뿌리고 지옥으로 들어갔다는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범상치 않은 서스펜스가 느껴졌다. 현영강 작가의 조향사는 영상화 기획 소설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첫 장부터 머릿속에 구체적인 장면들이 또렷하게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후각을 범죄와 기억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의 매개체로 삼았다는 점이 신선했다.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배우들의 배역을 정해두고 가상 캐스팅을 맞추어가며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듯 몰입해서 읽어 내려갔다.탑 노트부터 미들 노트와 베이스 노트 그리고 잔향으로 이어지는 목차의 구성은 향수가 시간에 따라 피어오르는 물리적인 특성을 사건의 전개와 절묘하게 결합해 두었다. 일상에 지쳐 번아웃에 빠진 기자 서정화에게 배달된 의문의 제보 메일 한 통과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정체불명의 향 그리고 그 지옥 한가운데서 발견된 옛 친구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은 강한 호기심을 만든다. 특히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이 군더더기 없이 대단히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어서 대본을 읽듯 장면마다 서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의 전개와 인물들의 갈등은 대단히 처절해서 마치 어둡고 묵직한 하드보일드 영화를 직접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향기는 사라져도 어떤 냄새는 끝내 사람에게 남는다는 문구처럼 한 번 묻으면 결코 지워지지 않는 인간 내면의 지독한 악취와 집착이 문장 너머로 생생하게 전해졌다. 화려하고 매혹적인 향의 겉모습 뒤편에 도사린 현실과 뒤틀린 욕망의 실체를 가감 없이 묘사해 낸 대목들은 읽는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다.조향사는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묘사와 날카로운 서스펜스로 인간의 심연을 파고든 매력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스크린 위로 옮겨졌을 때 과연 어떤 연출과 거친 호흡으로 이 서늘한 세계관을 완성해 낼지 큰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거칠고 직설적인 언어와 처절한 이야기 속에서 영화로 꼭 만들어지면 좋겠다.#조향사 #현영강 #잇스토리 #한국소설 #서평 @knitting79books
책을 펼치기 전부터 뭉우리돌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김동우 작가의 뭉우리돌의 광야는 미주와 유라시아를 거쳐 중앙아시아에 이른 뭉우리돌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자 강제 이주의 비극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한인들의 발자취를 취재한 기록이었다. 그동안 국내의 독립운동에만 익숙했던 나에게 국외에서 조국의 빛을 되찾기 위해 투쟁을 이어갔던 독립운동가들이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은 첫 장부터 충격을 안겨주었다.특히 교과서나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접했던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생애를 이 책을 통해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전설적인 영웅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의 낯선 땅으로 내몰려 고려극장의 수위로 쓸쓸하게 일하다 눈을 감아야 했던 비극적인 기록은 읽는 내내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영하 수십 도의 칼바람 속에서 흙을 파고 들어가 토굴을 짓고 살면서도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어낸 고려인들의 눈물겨운 생존기는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서사였다.이 책이 신뢰감과 전율을 안겨준 가장 큰 이유누 저자가 직접 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발로 뛰고 기록해 낸 생생한 취재와 사진들에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의 황량한 벌판에 버려진 낡은 묘비들과 무덤 터 그리고 텐샨산맥 자락에 남아 있는 후손들의 얼굴을 담아낸 사진들은 텍스트 너머의 진실을 전해준다. 광야를 헤매며 잊힌 영웅들의 흔적을 앵글에 담아낸 작가의 끈질긴 집념 덕분에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오늘날 문화와 경제를 비롯해 전 세계를 선도하며 당당하게 번영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저력은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름 모를 이국의 차가운 땅바닥에 묻히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뭉우리돌 같은 수많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음을 절감했다. 잊힌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후손들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도리임을 깨달으며 가슴속에 뜨거운 빚진 마음을 품게 된다."요조앤 @yozo_anne 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수오서재 @suo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뭉우리돌의광야 #김동우 #뭉우리돌을찾아서 #수오서재 #국외독립운동이야기 #요조앤서평단 #도서협찬
무더웠던 계절의 끝자락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쯤이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을 오싹하게 만들어줄 공포 이야기가 땡기곤 한다. 스크린 너머로 마주하는 공포영화처럼 등골을 서늘하게 적셔주는 한국 호러 단편집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셋째 밤은 국내 공포 문학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서스펜스가 한데 모여 끝나가는 올해 여름 밤을 서늘한 긴장감으로 물들여준 매력적인 소설집이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각기 다른 결을 지닌 공포의 세계가 펼쳐져 마치 웰메이드 공포 옴니버스 영화를 연속해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수록된 여러 단편들 중에서도 코스모노미콘의 추억은 읽는 내내 과거 극장에서 큰 충격을 주었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포영화 여고괴담 시리즈가 자연스럽게 겹쳐 떠올랐다. 고등학교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익숙한 공간 안에서 오컬트 동아리 부원들이 기이한 학교 괴담과 마주하는 설정은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았을 법한 어두운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이 작품은 텍스트의 서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구체적인 그림들이 함께 실려 있어서 장면의 분위기를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몰입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다. 순식간에 벗어날 수 없는 폐쇄적인 악몽의 장소를 보여주는과정은 몰입감을 선사했다.독특하고 기억에 오래 남았던 작품을 꼽는다면 호러 심청이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배워온 전래동화 심청전의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과감하게 비틀어낸 저자의 발상은 재밌었다. 효심과 희생이라는 전통적인 미덕으로 포장되어 있던 고전의 뼈대를 서늘하고 잔혹한 호러 스릴러의 세계로 재해석해 낸 전개는 읽는 내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옛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는 피비린내 나는 비극과 공포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마주하며 공포를 체감할 수 있었다.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셋째 밤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귀신이나 유령 같은 전형적인 소재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의 다양한 틈새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광기를 입체적으로 다루었다는 사실이다. 학교와 바다 그리고 현대적인 공간과 고전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삶의 무대 어디에서든 공포가 불시에 피어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끝나가는 올해 여름 밤을 짜릿한 공포의 세계 속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완벽한 선물이 되어준다.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숨을 죽이며 영화를 관람하듯 생생한 묘사와 상상력으로 서늘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르온서평단(단단한맘&레이첼)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lovely_rachel_v @goldenbough_books #황금가지출판사 #단편들한국공포의문학의밤 #단단한맘_레이첼서평단 #일월명
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몇 초 만에 요약하고 그럴듯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기계가 빠르고 매끄러운 정답을 쏟아낼수록 정작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대진 저자의 예측의 기술은 이처럼 기술 만능주의의 물결 속에서 인간의 고유한 판단력이 왜 더욱 절실해지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 대단히 명쾌하고 지적인 책이었다. 두바이 현장에서 거대한 글로벌 자본과 원자재의 흐름을 직접 지휘해 온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깊은 내공 덕분에 첫 장부터 시장의 거대한 맥락을 읽어내는 부분에 신뢰가 갔다.탁상공론식 이론에 머물지 않고 풍부하고 구체적인 실제 사례들을 통해 저자의 주장을 빈틈없이 뒷받침해 준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 이면에 도사린 기득권의 인센티브 구조를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복잡하고 난해한 경제 지표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세계 각국의 생생한 사건들과 인과관계를 입체적으로 엮어내어 비전공자의 눈높이에서도 예측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수많은 원칙들 중에서도 직관을 다룬 대목에서 등장한 노키아의 사례는 너무나 적합했고 오래도록 깊은 생각을 남겨주었다. 정량적인 설문조사와 방대한 데이터에만 매달려 기존 피처폰의 인기에 안주하다가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감지하지 못하고 몰락했던 노키아의 과오는 데이터의 패배를 증명한다. 숫자로 깔끔하게 정리된 데이터만이 객관적인 진실이라고 믿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현장의 뉘앙스와 맥락을 포착하는 인간의 축적된 직관이 왜 정량 분석보다 앞설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증명해 준다.결국 예측의 기술은 인공지능의 영역이 거침없이 확장되는 과도기 속에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갖추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정답을 빠르게 계산하고 요약하는 기능은 기계에 넘겨주더라도 무엇을 신뢰하고 무엇을 의심할 것인지 결정하며 최종적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일은 오직 인간만의 몫임을 깨닫게 되었다. 쏟아지는 데이터의 홍수와 매끄러운 알고리즘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사전 확률을 유연하게 수정해 나가는 베이지안 사고와 나만의 단단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임을 배웠다.예측의 기술은 불확실한 미래의 안개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축을 세울수 있게 도와준다. 거대한 기술의 파도 앞에서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예측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예측의기술 #이대진 #AI가대신할수없는인간의판단력 #서평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