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 - 영상화 기획 소설
현영강 지음 / 잇스토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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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적힌 향수를 뿌리고 지옥으로 들어갔다는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범상치 않은 서스펜스가 느껴졌다. 현영강 작가의 조향사는 영상화 기획 소설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첫 장부터 머릿속에 구체적인 장면들이 또렷하게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후각을 범죄와 기억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욕망의 매개체로 삼았다는 점이 신선했다.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배우들의 배역을 정해두고 가상 캐스팅을 맞추어가며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듯 몰입해서 읽어 내려갔다.


탑 노트부터 미들 노트와 베이스 노트 그리고 잔향으로 이어지는 목차의 구성은 향수가 시간에 따라 피어오르는 물리적인 특성을 사건의 전개와 절묘하게 결합해 두었다. 일상에 지쳐 번아웃에 빠진 기자 서정화에게 배달된 의문의 제보 메일 한 통과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정체불명의 향 그리고 그 지옥 한가운데서 발견된 옛 친구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은 강한 호기심을 만든다. 특히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이 군더더기 없이 대단히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어서 대본을 읽듯 장면마다 서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의 전개와 인물들의 갈등은 대단히 처절해서 마치 어둡고 묵직한 하드보일드 영화를 직접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향기는 사라져도 어떤 냄새는 끝내 사람에게 남는다는 문구처럼 한 번 묻으면 결코 지워지지 않는 인간 내면의 지독한 악취와 집착이 문장 너머로 생생하게 전해졌다. 화려하고 매혹적인 향의 겉모습 뒤편에 도사린 현실과 뒤틀린 욕망의 실체를 가감 없이 묘사해 낸 대목들은 읽는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다.


조향사는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묘사와 날카로운 서스펜스로 인간의 심연을 파고든 매력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스크린 위로 옮겨졌을 때 과연 어떤 연출과 거친 호흡으로 이 서늘한 세계관을 완성해 낼지 큰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거칠고 직설적인 언어와 처절한 이야기 속에서 영화로 꼭 만들어지면 좋겠다.

#조향사 #현영강 #잇스토리 #한국소설 #서평 @knitting79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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