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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 왕자
조훈희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5월
평점 :
조훈희 작가의 부린 왕자는 탐욕과 불안이 뒤엉킨 차가운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생텍쥐페리의 고전 어린 왕자의 우화 형식으로 풀어낸 독특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듯 부동산이 아름다운 건 그 안에 삶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문장이 책의 호기심을 극대화 시켰다.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부동산 이야기를 동화 같은 서사 속에 부드럽게 녹여내어 나 같은 부린이들도 푹 빠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9화 부린 왕자가 만난 개발업자와 11화 부린 왕자가 만난 공인중개사 이야기다. 분양만 끝내면 무책임하게 사라지는 개발업자나 수수료에만 눈이 멀어 진실을 감추는 공인중개사의 모습은 지금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씁쓸한 현실 그 자체다. 작가는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단순히 집을 사고파는 기술을 넘어 사람과 돈 그리고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아주 날카롭게 꼬집는다. 맹목적으로 돈만 좇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삶의 본질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깊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서민들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강력하고 다양한 부동산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런 격변의 시기일수록 눈앞의 이익이나 공포에 흔들리지 않고 부동산을 바라보는 단단한 철학과 안목을 기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시시각각 변하는 정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가 결코 잃지 말아야 할 인간적인 가치와 흔들리지 않는 줏대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안전 진단 D등급을 받으면 환호하는 욕망의 세계 속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부동산 시장을 멀리했던 초보자들은 물론이고 치열한 투기판에서 진짜 내 삶이 머물 따뜻한 보금자리의 의미를 찾고 싶은 모든 어른들에게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부동산 우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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