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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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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시선집, 정호승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

 

몇 해 전 한 문학 행사에서 정호승 시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우습지만 시인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되게 젊다.' 였다. 물론 실제 연령과 활동 시기를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워낙에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그 이름을 자주 보고, 그의 작품을 달달 외워 시험도 봤던 기억 때문에 내 안에서 그를 마치 윤동주 김소월 같은 오래된 거장 시인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른 말이지만, 실제로 정호승 시인은 윤동주 김소월 못지않게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시인이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정호승의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해설을 수록한 김승희 시인 역시 그를 '드물게도 당대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시인(흔한 표현으로 인기 시인)' 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그는 정호승을 '한국 현대시사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시인들과 어딘가 친연성을 보여주는 (낯익은) 시인' 이라고도 말한다. 나는 이 평에 공감했다. 내가 예전부터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그리고 이번에 시선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시를 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호승 시인의 시는 읽을 때마다 항상 유난히 오래된 물건, 오래 사귄 친구를 만날 때 느끼는 친근함과 따뜻함이 잘 베여난다고 느꼈다.

 

혹자는 짧은 글로 무한한 감응을 줘야하는 시야말로 문학의 총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가 안그래도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고 책도 팔리지 않는 시대라고들 하는데 그 중에서도 시와 시집은 아예 자취를 감추기 직전에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시기에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현대시인인 정호승의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같은 책의 출간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시는 물론이고 흥미로운 해설도 가득하니 꼭 한번 읽어들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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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 황교익의 일과 인생을 건너가는 법
황교익 지음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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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먹고는 산다, 황교익의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맛컬럼니스트라는 신선한 타이틀과 함께 어느날 방송가에 나타나 많은 관심을 받았던 황교익은 다양한 논란을 낳기도 하고, 또 본인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장 인터넷에 황교익이라는 이름을 검색만 해도 그에 대한 옹호부터 비판을 넘어선 비난까지 황교익이라는 사람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출간된 그의 저서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를 읽기 시작했을 때, 내 독서의 주된 목적은 황교익이라는 사람에 대한 탐구였다. 그가 지금껏 어떤 인생을 걸어왔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들을 했으며 하고 있는지 황교익이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책을 펼쳐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소기의 목적은 점점 잊어버리고 저자인 황교익이 아니라 독자인 나, 이제 곧 사회로 나가야 하나 그러기 어려운 시국을 만나 갈팡질팡하고 있는 청년인 나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왕도(王道)를 걷지 않은 자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

 

"그 대학에서 그거 전공하면 어디에 취직을 하는데?"가 입시를 앞둔 내 자식에게 던진 첫 질문이다. 부모가 나에게 했던 "월급쟁이가 최고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말이다.

내가 부모가 되고 나니 "워급쟁이가 최고지"라고 했던 부모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식이 고생하는 것을 부모는 참지 못한다. 가슴이 미어진다. 이건 동물적 본능이다.

독자 여러분은 내 자식이 아니다. 내 자식 같은 젊은이들이다. 반은 부모의 마음으로, 반은 인생 선배의 마음이다. 그러니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부모 말 듣지 마라. 부모가 보았던 세상이 앞으로도 똑같이 전개될 확률은 제로이다. 부모가 안정된 삶이라고 생각하는 직업군이 앞으로도 안정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공무원과 교사가 당장에 안정된 직업이라고 하여 노량진에 몰려드는 것은 바보스러운 일이다.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마라. 공무원과 교사 시험 문제를 보라. 그건 죽은 지식이다. 사회생활 하는 데에 아무 쓸모가 없다. 시간이 아깝다. 넓게 보라.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 있을 것이다.겁내지 마라. 그 길로 가라. 그 길이 공무원과 교사 되는 길보다 훨씬 쉬울 수도 있다. 아무도 가지 않아 사람들이 모를 뿐이다. 부모가 반대하면 그 길이 맞다. 그 길로 가라."

 

저자는 자신도 부모로서 자기 자식에게 본인이 걸은 일반적이지 않은 길, 남들이 의문을 가졌던 길을 그대로 걸으라고 하지는 못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같은 청년들인 독자들에게 당당하게 '다른 길을 가라.'고 조언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러한 인생 철학을 관철함으로써 특출날 것 없었던 자신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음을 스스로의 인생을 통해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률 속에서 생존하고자 다들 대졸자대기업 혹은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왕도를 걸으려 해 그 왕도의 가치조차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그래서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이 사회의 청년들에게 필요한 쓴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먹고는 산다

 

1980년대 대학진학률은 30%였다. 당시에 대학을 가려면 실력보다는 돈이 있어야 했다. 서울의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실력인데도 장학금을 받기 위해 지방대에 간 친구도 있다. 도저히 대학 갈 실력이 아닌데도 명문대에 갈 수도 있었다. 돈이면 가능했다. 불공정하기로 따지면 그때에도 만만치 않았다. 2000년대 이후 대학진학률은 80%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하지만 교육의 기회는 86세대에 비해 넉넉하게 주어지고 있다. 대졸자가 많으니 똑같은 대졸임에도 사회적 대접이 예전만 못하다. 옛날에는 대학만 나오면 취직은 어렵지 않았는데 요즘은 대학을 나와도 취직하게 어렵다는 것은 학력 인플레에 따른 착시가 일부 작용한 결과이다.

 

(중략)

 

나는 한국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다. 불공정한 게임도 지속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극소수의 세계적 부자를 탄생시킬 것이나 그 외의 사람들은 그냥저냥 살 것이다. 크게 성공하는 꿈을 꿀 수는 있다. 다만 자신의 꿈에 치이지는 말아야 한다. 꿈이 크면 걱정도 크다. 그렇게 해서 행복해지기는 어렵다. 어떻게든 먹고는 산다. 너무 애쓰지 마시라.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라는 강요는 하지 않는다. 또 청년들에게 당장 어떻게든 먹고살 길을 찾으라고 채찍질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참고하되 그것이 부당하게 들리거나 당신의 가치에 반한다면 반면교사로 삼는 것으로 좋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어떻게든 먹고는 산다. 너무 애쓰지 마시라.' 고 말하면서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제목인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저자 스스로 한 발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먹고살 길이 정해지지 않아 막막한 청년들. 조급한 마음에 자신의 책을 펼쳐든 그들에게 저자가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무리할 것 없다는 것. 조금 긴장을 풀어도 당신은 당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담담한 위로가 아니었을까.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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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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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지만 시작하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정여울 작가의 신간 <끝까지 쓰는 용기>를 읽었다. 제대로 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가슴을 뜨끔하게 만드는 제목에 어어어 하고 홀리듯 읽기 시작했다.

 

<끝까지 쓰는 용기>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작가 자신은 그런 말은 싫어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책에서도 나오듯이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작가 정여울의 글쓰기의 어려움에 대한 허심탄회한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당신에게 글쓰기가 어렵듯이 나 역시 그러하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그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글쓰기를 해야겠다면 이러이러한 방법들을 적용해 보라며 작가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는 마인드와 작법 팁을 전달하고 있다.

 

 

글을 쓸 때 궁금한 모든 것들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뉜다. 첫 번째 장인 '글을 쓸 때 궁금한 모든 것들'에서는 마치 강연 중 Q&A를 받는 것처럼 독자들이 정여울에게 궁금한 점들과 그에 대한 작가의 답변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는 수십 개의 질문들 중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앞으로의 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고 생각된 질문들을 몇 개 뽑아본 것이다.

 

Q. 평범한 사람은 끝내 작가가 될 수 없는 걸까요?

Q. 독자를 사로잡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있다면요?

Q. 칼럼, 서평, 에세이를 관통하는 대원칙이 있다면요?

Q. 첫 문장 혹은 마지막 문장은 어떻게 쓰나요?

Q. 인문학적 토양을 쌓는 데 유용한 책을 추천해 주세요.

Q.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특별한 독서 습관이 있을까요?

Q. 작가님만의 자기소개서를 보여주실 수 있나요?

 

​■ 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것들

 

2'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것들' 1장의 비교적 간략하게 묻고 답변하는 형식에서 나아가 글쓰기를 주제로 한 작가의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솔직한 고백과 상념이 이어지는 가운데 빨간머리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쓴 편지 <그리운 마릴라 아주머니께>, 도서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중 발췌한 작가의 조금 부끄러운 고백 등 작가의 좋은 글이 여럿 실려 있어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 사랑하는 마릴라 아주머니, 제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하는지 아주머니는 모르실 거예요. 꼭 한 번만 더 아주머니를 안아드리고 싶은데. 초록색 지붕 집에서 매일 그 따스한 화덕에 빵을 구워주시던 아주머니의 그 꼿꼿한 뒷모습을 있는 힘껏 꼭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마릴라. -<끝까지 쓰는 용기> 121, <그리운 마릴라 아주머니께> 중에서-]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

 

3'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 에서는 소제목처럼 한 권의 책을 쓰는 작가로서 어떤 생각과 생활과 습관과 태도를 갖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글을 쓰는 데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참고하고 본받을 만한 유용한 팁을 여럿 전달하고 있는데, 그 설명이 매우 친절하면서도 깊게 와닿아서 국어국문학도인 나로서는 마치 문학의 밤 같은 행사에서 정여울 작가를 모셔놓고 사적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내게 <끝까지 쓰는 용기>는 코로나 때문에 다양한 오프라인 만남이 차단된 상황에서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다.

 

이런 글쓰기 책은 처음이다. 책을 덮고 나니 작가와 밤을 새워 술잔을 기울인 듯한 느낌, 그것만으로도 그다음 글쓰기는 훨씬 덜 외로워질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밀려온다. 이 책과 함께라면 글쓰기는 고독한 외톨이의 투쟁이 아니라, 혼자 있어도 언제나 온 세상 사람들과 손을 잡고 신명나게 춤을 추는 유쾌한 축제가 된다. -정유정 소설가, <완전한 행복> <7년의 밤> 저자- ”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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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마음 - 뇌, 몸, 환경은 어떻게 나와 세계를 만드는가
앨런 재서노프 지음, 권경준 옮김, 허지원 감수, 권준수 해제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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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우리 몸을 조종하는 지휘관인가

 

몸의 각 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인가

 

'인간='라는 경향성을 뛰어넘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바라본 문제작

 

 

나는 평소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관련 책들도 종종 읽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모든 것의 근원(혹은 그렇다고 여겨지는)이 되는 기관인 뇌에 대한 과학책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뭐랄까- 이런저런 심리 현상 사례를 분석하는 것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재미있게 느껴지지만 ''라는 기관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을 시작하려고 하면 뼛속까지 문과인 내 머릿속에서 일단 도망쳐야겠다는 사이렌이 윙윙 울렸달까. 그런 점에서 이번에 소개할 책 <생물학적 마음>을 독서한 것은 내게 있어서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한 건 그동안 회피하고 있었던 것을 마주하고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지식욕, 그리고 소장욕구를 마구 불러일으키는 예쁜 표지였다(ㅎㅎ). 그리고 도전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게 한 것은 이 책이 단지 어렵고 복잡한 과학적 지식만을 늘어놓은 논문이 아니라 나같은 사람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친숙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됐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뇌의 신비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생물학적 마음>은 크게 1,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 저자는 오늘날 뇌의 신비가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묘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늘날 신경과학의 주제들과 뇌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특성을 과소평가하는 신경과학의 대중적인 해석을 살펴본다.

 

저자는 뇌-몸 구분을 야기하고 뇌를 자연의 여타 영역을 넘어서는 위치로 격상시키려는 경향을 가진 다섯 가지 특정 주제를 거론한다. 과학적 근거를 가진 대안적 관점을 살펴보면서 뇌를 다시 현실적인 지위로 돌려놓으려고 시도한다. 이 때 첫 번째로 다루는 주제는 추상화로, 사람들이 뇌를 다른 살아 있는 개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에 기반한 비생물적인 기계로 보려는 경향성이다. 두번째 주제는 복잡화로, 뇌를 분석이나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복잡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세 번쨰 주제는 구획화인데, 자세한 설명 없이 인지 기능의 국재화를 강조하는 관점이다. 네 번째 주제는 육체의 분리로, 뇌가 두개골 밖의 생물학적인 과정으로부터 최소한의 영향을 받으며 스스로 몸을 조정한다고 보는 경향성이다. 마지막 다섯번째 주제는 자율성으로, 뇌를 스스로 통어하는 것으로 여겨 환경을 받아들이지만 항상 제어하는 위치에 있다고 보는 견해다.

 

생물학적 접근의 중요성

 

2부에서는 생물학적으로 보다 실재적인 의견이 왜 뇌와 마음에 중요하며 어떻게 우리의 세계를 개선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오늘날 뇌의 신비로부터 매우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세 가지 영역 즉 심리학, 의학, 기술 분야를 살펴본다.

 

심리학에서 뇌의 신비는 뇌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원동력이라는 견해를 조장한다. 인간 행동을 이해하려고 애쓸 때 우리는 종종 뇌와 관련된 원인을 먼저 염두에 두고 머리 바깥의 요인에 대해서는 주의를 덜 기울인다. 이로 인해 우리는 개인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학 사법제도부터 창의적 혁신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화적인 현상에서 맥락의 역할을 과소평가한다.

 

의학에서 뇌의 신비는 정신 질환의 낙인을 영속화하는 중대한 결과를 낳았다. 저자는 우리의 마음이 물리적인 기초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정신 질환을 도덕적인 결함으로 보는 전통적인 경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적인 면에서 뇌의 신비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불러일으킨다. 그중 다수는 공상과학소설 수준에서 맴돌며 '뇌를 해킹'하여 지능을 향상시키거나 우리의 마음을 업로드하여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상에는 여러 도덕적 문제가 따른다. 뇌에 대한 신화를 제거함으로써 우리는 삶을 개선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뇌가 우리를 만드는 방식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자기 이해는 얼마나 확장될까?

 

뇌의 용도 가운데 하나는

 

이런 책을 읽는 것이리라.

 

_로쟈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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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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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범죄심리 해부노트>를 보자마자 크게 흥미를 느꼈다. 일단 범죄심리학이라고 하면 나를 포함해 누구나 관심과 흥미를 갖기 쉬운 분야다. 여기에 공동 저자인 이수정 교수가 그것이 알고싶다 등 다양한 방송출연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파일러로, 막대한 신뢰감을 주기 때문에 읽어보지 않고는 베길 수 없었달까.

 

왜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졌는가

 

<범죄심리 해부노트>는 편집성조현성조현형경계성자기애성연극성반사회성회피성의존성강박성 성격장애 등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다양한 성격장애로 인해 발생한 중범죄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실제 범죄 사례를 소개한 뒤, 전문가의 분석이 이어진다.

 

사례를 제시할 때는 가해자 혹은 피해자 일인칭 시점, 삼인칭 시점 등 각각의 사례 속 인물의 성격적인 특성이나 내면의 역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시점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마치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인상도 받았다. 사례 속 가해자가 어떤 성격 장애를 왜 갖게 됐는지, 그것이 어떤 시점에서 폭발해 파국을 빚게 됐는지를 스스로 유추해 본 뒤, 전문가의 해설을 읽으며 답을 맞춰볼 수 있었다. 흥미롭게 술술 읽혔다. 물론, 그 모든 것들이 추리 소설 속 허구가 아닌, 실제 발생했던 사건임을 떠올릴 때마다 결코 가볍게만 소비할 책은 아니라는 점을 느꼈지만 말이다.

 

성격장애가 범죄로 이어지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놀랍게도 책을 읽는 내내 가해자들이 가진 성격장애와 유사한 면이 내게도 있다고 번이고 느꼈다. 또한 저자인 이수정 교수는 자신도 항상 스스로가 강박성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독자들이 자신의 성격장애도 중범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사전에 언급하고 있다. 책 속 가해자들의 성격장애가 아주 특수한 세상의 특수한 사람들의 것이기만 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성격장애 관련 상담/치료의 진입장벽이 아직 너무 높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범죄심리 해부노트>속 가해자들의 사례를 보면 어릴 적부터 정신적, 신체적으로 다양한 학대 환경에 처해 있었고, 거기에 대한 시기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치료되지 않고 곪고 곪다가 어떠한 계기를 만나 끔찍한 범죄로 폭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들은 끔찍한 중범죄자인 동시에 심각한 마음의 중병 환자이기도 했다.

 

몸의 병이 환자를 죽인다면 마음의 병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무고한 제3자를 해치고 살해하는 끔찍한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되어야 할 것이다. 몸의 병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처럼 이제는 마음의 병도 미리미리 진단되고 치료되는 것이 보편적이고 당연한 일로 여겨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개인이 완성된 인격을 갖는 일은 절대로 쉽지도, 당연하지도 않다. 특히 흉악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의 과거력을 추적하다보면 첫 단추가 언제, 왜 잘못 끼워졌는지 발견하곤 한다. 물론 이런 발견으로 이들의 잘못을 면책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보다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면 그에 대한 대안 역시 찾아낼 수 있다는, 그야말로 학자적 과점에서 각 장을 구성했다. 이 책을 단순히 범죄자를 변호하기 위한 서사가 아닌, 미래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연구자의 노력으로 여겨준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범죄심리 해부노트> 프롤로그 -]

 

*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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