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골에서 비즈니스한다
표성미(꼬꼬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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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세상을 더욱 다양하게 알아갈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길도 더 다양함을 많이 느낀다. 최근 지인이 과수원을 제 2의 인생의 서막으로 운영할 계획임을 듣고는 처음으로 농업으로 내 미래를 꿈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겐 꽤나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 이후 이상하게 부동산에서 논밭을 파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전원주택 경매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식테크라는 것도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조무래기이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선 경험자의 조언이 늘 필요하지만 내 주변은 대다수가 도시 사람들이다보니 이런 것들이 더 막막하기도 했다.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도시에서 살다 귀농을 했다는 점, 또 예상치 않은 결정이었다는 점, 갑작스러움에도 부딪혀가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이 인상깊은 책이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앞 부분의 5장은 저자가 경험을 통해 귀농에 적응해가는 내용들이라면, 6장에서는 귀농을 위한 실전팁을 더해놨다. 나처럼 경험에 대해 알고 싶으면서도 실질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구성이다.


 

책에는 삽화가 없이 거의 자신의 자전적인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던 남편과 도시에서만 살던 부인이 도시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는 삶에 지쳐있다 갑작스럽게 유정란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인생은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예기치 않은 변화에 나는 어찌 대처해야할지 막막한 것처럼 저자도 갑작스러운 남편의 기촌소식에 적잖이 당황한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꿈꾸고 그리던 학원 강사로서의 삶과, 아이들의 교육, 형님 댁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못해 빠듯한 경제적인 삶 속에서의 남편의 소식을 내가 들었다면 얼마나 청천벽력같았을까 공감이 되기도 한다. 부딪혀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후에 다시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는 점이 얼마나 멋진 부부인지 느껴지기도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나 결정한 후에 벌어지는 더 많은 일들에 쉬지 않고 책을 읽게 되었다.

유정란을 주제로 사업을 하기 전 부딪혔던 많은 농업 사례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알아가기 시작한 도전의 순간들, 블로그로 조금씩 신뢰를 얻고 고객이 생기기 시작한 순간들, 조류독감으로 살처분된 건강했던 닭들, 오리농장이 없는 안전한 농장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필지를 찾아가던.. 하지만 너무도 찾기 어려웠던 그 순간들. 건강한 닭의 삶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농촌 체험부터 B급 계란을 활용하기 위해 시작했으나 이제 주력으로 키울 수 있게 된 에그타르트 사업까지!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며 진정한 귀농의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참 감동이고, 또 배울 점이 많았다. 무엇이든 다가오는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책들에서는 비슷한 점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뒤에 소개하는 귀농에 대한 정보도 알찼다. 농업을 하면서도 블로그도 운영하고, 사람들을 가르치는 강사일을 겸하기 떄문에 그간의 기록을 잘 정리했을 것이고, 또 땅과 관련된 부분은 부동산 관련 일을 하던 남편의 전문성도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질적인 도움은 마지막 6장에서 아주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기 떄문에, 실제 귀농을 시작할 때 방향을 잡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예전부터 책속에 모든 지혜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나보다 먼저 도전해본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너무 쉽게 얻어간다는 생각에 참 고맙기도 큰 힘이 되기도 한다. 나처럼 조금이라도 귀농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이 책을 만나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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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운영, 놀이를 만나다
김민경 지음 / 지식프레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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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름다운 세상에서부터 놀기 위해 세상에 내려온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신나게 놀기 위해 태어나고, 놀면서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살아 있는 모습들을 보면 나도 참 설레고 신이 난다. 우리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놀면서 공부하고 싶은 건 누구나 다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하지만 그걸 잘 버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이런 고민 속에 교사의 전문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사는 어려운 내용도 쉽게 잘 알려주는 것에서 그 역할이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늘 놀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시는 꿀잼교육연구소에서 열심히 연구하시는 선생님이 쓰신 책이라 더 기대를 하며 읽게 되었다.


책의 목차들을 보며 참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셨구나. 그만큼 많이 고민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활동이 참신하고 새롭기만하면 더 배움이 많았을 수는 있어도 써먹진 못했을 것 같다. 그만큼 낯설고 도입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과연 될까 반신반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실에서 놀이 수업을 도입하는 것에 주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재미있게 놀기만 하고 그 시간에 의미가 없다면 어쩌지..하는 고민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놀이들은 교실에서의 활동적인 수업을 고민하셨던 분이라면 이미 많이 알고 있는 친숙한 활동들이 제법 된다. 그렇지만 그것이 이 책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전혀 아닌 것이, 많은 선생님들이 이미 알다시피 잘 알고 있어도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어떻게 교육에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이 활동이 빛을 발할 수 있는지 사장되는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장의 친숙한 많은 활동들을 교실 학급 운영과 요귱에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소개하기에 특히 더 인상깊었다. 아! 이 활동은 나도 익숙한데 이렇게 활용하시니 또다른 매력이 뿜뿜하네!! 하는 느낌을 책을 읽으며 많이 받았다.


또 이런 활동을 연구하며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하기도 하고, 교실에서의 활동 모습을 보여주도록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줄글이 아닌 이미지로 더 쉽게 설명하는 노력과 정성에는 감탄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즐겁게 학습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놀면서 마음과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나도 열심히 살펴보며 같이 놀 궁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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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종이놀이 - 공감하며 읽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그림책 학교 10
황진희.최정아.구은복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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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읽어주다보면 질문만 던지는 것으론 조금 아쉽다고 느낄 때가 있다. 말로만 생각을 주고받기보단 좀 더 재미있는 활동을 해보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랄까. 대체로는 그렇게 매번 준비하긴 어렵다보니 책읽고 이야기 나누는 수업으로 많이 진행이 되긴 하지만, 이번에는 손과 마음을 함께 움직여볼 수 있는 책을 만나 참 즐겁다. 책의 제목처럼 그림책의 주제를 갖고 관련된 종이놀이를 하는 활동이다. 처음엔 종이접기를 하는걸까? 그럼 종이접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겐 하나의 장벽이 될 수도 있겠는데?라고 걱정했는데, 목차를 보니 그런 내 마음은 기우에 불과했다.




목차에서 소개하는 것 부터 활동은 우선 난이도 상중하로 나뉘어 쉬운 것부터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일부 약간의 종이접기도 들어가기 때문에 책 앞에 종이접기 표현에 대한 약속도 소개하고 있기도 하지만, 꼭 종이를 접어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 종이를 말기도 하고 뭉치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표현하기 떄문에 오히려 활동의 난이도는 쉽고 입체적인 표현이 많아 더 재미있게 보였다. 


책의 구성은 1) 활동에 필요한 그림책 소개하기, 2) 활동 소개하기 3) 활동에 또 활용해볼 수 있는 그밖의 그림책도 소개하기 4) 관련하여 이야기나눌만한 내용 소개하기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책이 유명한 것도 있고 처음 접하는 것도 있었고, 또 글밥이 적어 보이는 것과 글밥이 조금 있는 책들도 보인다. 교육적으로 가르칠만한 주제인 책들이 많지만 또 재미가 없는 책만 다룬 것은 아니고 제목부터 우와! 이거 아이들이 좋아하겠는걸?! 싶은 책들도 함께 있어서 더 좋았다. 

 

오리고 자르고 뭉치고 접고 붙이는 과정 속에서 책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그저 소재만 같은 활동보단 책의 내용과 주제와 연결된 활동이 많아서 참 좋았다. 그리고 함께 소개해주는 책의 내용들도 좋아보여서 더 관심이 갔다. 그림책 수업은 어느 학년에서고 활용을 많이 한다 생각하지만, 저학년을 활용할 땐 활동 자체가 쉬워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활동 자체가 종이접기를 힘들어하는 나도 대체적으로는 쉽게 할만한 것들이 많아 나보다 종이를 잘 다루는 아이들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두루 즐길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활동 자체에 다 교육적 의미가 있다보니 활용하는 입장에선 그것도 참 고맙기도 하다. 우선 책에 소개된 그림책을 만나러 달려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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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멍 - 글 쓰는 멍멍이
예예 지음 / 모베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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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조용히 눈팅만하던 예예님의 멍뭉이 뭉게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니!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바로 예약구매를 했다. 뭉게가 우리집 아이처럼 말티인 것도 참 귀여웠고, 이제 나이가 많은 뭉게를 늘 마음쓰시는 작가님의 마음이 우리 집 아이를 떠나보내기 전이 생각나 더 공감되기도 하고.. 그래서 늘 애정하던 마음을 가득 담아 이렇게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책은 전체적으로는 한 장에 한 컷 정도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간결하게 그림을 압축시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하는데, 또 작가님이 그동안 생활툰을 그리시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셔서 어려움이 있으셨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말을 하지 못해 늘 궁금한 멍멍이 친구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잘 풀어주셔서 그런지 공감도 많이 되고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글쓰는 멍멍이라는 컨셉은, 글로 풀어가는 뭉게의 시선이 가득 묻어있어서 더 즐거웠다. 집에 함께 사는 엄마 아빠 누나들은 다 좋은데, 형은 괴롭혀서 그런지 혼자만 그림체가 다르게 그려져 있다던가. 고구마 쟁이, 이불쟁이, 꼭 안김이 좋은 부둥쟁이까지. 우리 집 말티 멍뭉이처럼 말티즈는 참지않긔!!를 보여주다가도, 때로 사고를 치다가도 그 모습이 귀여워 웃게 만드는.. 그래서 더 우리 집 아이가 생각나 짠해지기도 하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이야기 부분에 뭉게가 나이가 많다보니 생기는 변화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사실 살짝 눈물이 났다. 우리 집 아이 생각이 나서. 이도 빠지고, 화장실 가는 것도 귀찮아하고, 잠도 많아지고, 그 와중에 호티즈답게 성질은 죽지 않아서 병원에 가서도 씩씩하게 생활하고. 우리 집 아이가 자꾸만 겹쳐보여서 더 마음이 그랬나보다. 무지개다리 너머에서도 즐거운 생활이 가득 기다리겠지만 지금은 작가님 곁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건강하게 지내길. 강아지는 건강한 게 제일 효도하는 거라는 걸 우리 뭉게도 잘 알고 있을거다. 나도 멀리서만 지켜보는 랜선 이웃이지만 그저 뭉게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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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꽃 여행 가이드 - 이른 봄 매화부터 한겨울 동백까지 사계절 즐기는 꽃나들이 명소 60
황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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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렸다. 집 주변에는 어느새 산수유와 목련이 활짝 폈다. 나들이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튀어나오는 요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싶어지는 요즘, 요즘 날씨만큼 화사한 책을 만나게 되어 참 기쁘다. 책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꽃이라는 커다란 글자와 함께 배경에 짙게 깔린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이다. 그 길 사이를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퍽 낭만적이다.

이 책의 즐거운 점 중 하나인데, 책을 쓰신 황정희님께서 여행잡지의 취재기자로 오래 일하시며 꽃을 집중적으로 찍으신 기간이 길기 때문에 책 가득히 눈호강할만한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또 2022년 2월까지 모은 내용을 바탕으로 4월에 책을 냈으니 가보고 없어서 당황하거나 바뀐 점들이 그다지 많을 것 같지 않다는 것도 참 다행이다. 모든 여행책이 다 그러진 않지만 아무래도 맛집 같이 특정 장소를 소개하는 것들 중 일부는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핫하게 나온 신상이기에 그런 것들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아직은 없을 듯 하다. 또 저자가 이메일로 바뀐 정보를 수합하여 업데이트를 한다는 것을 보니 어쩌면 이후의 개정판이 계속 나와도 그러한 부분들이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든다.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은 계절별로 볼 수 있는 꽃과 , 그 꽃을 볼 수 있는 장소를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가고 싶은 계절마다 어떤 꽃이 피는지 보고 그 여행지를 다녀오기 편하게 짜임새가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앞부분에 그것과 별개로 꽃길여행, SNS인증용(?) 포토스팟이나 아이와 가기 좋은 여행지, 사찰꽃여행, 꽃트레칭, 바다 가까이의 꽃여행 등 테마별로 다시금 분류하여 내용을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내 상황에 맞춘 여행지를 선택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나도 아무래도 SNS를 하다보니 프사용 사진을 남길만한 포토스팟 여행지가 먼저 눈길이 갔는데, 소개해주고 있는 장소의 모습을 사진으로도 함께 소개하다보니, 가면 어떤 아름다운 이미지가 만들어질지가 떠올라서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바람 선선한 가을에 홍천 은행나무 숲에 가서 아픈 아내를 위해 만들었다는 은행나무 길을 거닐며 사랑 가득한 사진을 남기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책에 한눈에 볼 수 있는 여행지를 지도에 표시해놨다. 제주와 전라도, 강원도에 있는 여러 꽃여행지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책을 펼쳐 가장 먼저 찾아본 곳은 책 표지에 있는 저 아름다운 곳이 어디인가였다. 꽃이 벚꽃인 것을 알기에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창원 진해에 있는 경화역인데, 일주일정도만 활짝 핀 봄길을 만끽할 수 있기에 멈춰선 새마을호 열차와 벚꽃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긴 줄을 서기도 해야한다고 하고, 난리 벚꽃장이라고 불릴만큼 사람이 몰려 대중교통편도, 주차도 여의치않아 당일치기로 쫓기듯 다녀오기보단 일박이일로 가길 추천한다는 직접 가본 사람만의 노하우를 읽으며 머리 속으로 여행지를 그리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건 그만큼 아름다운 곳이기 떄문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른 아침에 한가진 풍경을 눈에 담거나, 야간 조명 속 빛나는 벚꽃길을 다녀오는 것도 퍽 매력적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와 함께 경화역 근처에 구경할만한 오일장인 경화시장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여행지 코스까지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미소짓게 된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꽃 중 하나가 배롱나무인데, 백일 넘게 꽃이 피는 모습을 따서 백일홍이라고 부르던 이름이 사람들의 입을 타고 배롱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이름이 귀엽기도 하지만, 별명이 많아 더 재밌기도 했다. 무덤가에 심으면 귀신나무, 관청의 뜰에 심으면 자미수, 날을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안다고 양반나무, 연갈색 나무에 흰색 무늬가 간간이 보이는 모습이 원숭이같다고 하여 원숭이 미끄럼나무, 나무를 만지는 느낌이 좋다고 희롱나무라고까지 불린다니. 여행지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소개하는 나무의 여러 뒷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꽃을 좋아하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나로선 참 반가운 부분이기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나무는 나무 줄기를 긁으면 나무 끝까지 흔들려서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별명이 많을 줄이야! 나는 조선의 궁궐들 사이에 핀 배롱나무를 보며 배롱나무의 매력에 푹 빠졌었는데, 배롱나무가 숲을 이루는 곳이 담양에 있다니! 담양에 대나무만 있는 줄 알고 다녔었는데 귀한 볼거리를 몰랐었구나 싶어 아쉬운 마음이 이제서야 든다. 배롱꽃잎으로 가득한 연못의 풍경을 보며, 올 여름 휴가는 담양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 포토스팟, 먹을거리, 주변의 다른 볼거리들까지 꼼꼼히 챙겨주셨는데 살펴보니 나머지 장소들은 모두 내가 다녀왔던 곳이다! 모두모두 너무 좋아 한여름의 추억으로 남겨져있던 곳인데 책에서 추천을 해주니 더 반갑기도 하고 신뢰가 가기도 한다. 

책을 보며 새로이 관심이 간 꽃도 있는데 바로 동백이다. 제주에서 살 때에는 동백을 흔하게 보기도 했는데 막상 육지에 올라오니 볼 일이 많지가 않다.ㅠㅠ 그런데 탐스럽게 편 동백이 가득한 풍경을 보니 다시금 떠올라 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거제의 푸른 바다와 함께 빨갛게 핀 동백을 본다면 그것 또한 절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곧 이러한 자연 속 풍경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돌아오는 늦겨울엔 한 번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책 말미에는 이름 모를 꽃이 무엇인지 찾는 방법, 꽃의 개화시기를 아는 방법, , 지역별로 볼만한 꽃 목록까지 정리가 되어 있어서 이래저래 활용하기가 참 좋다. 코로나도 조금씩 가라앉는 올해야말로 꽃구경 하기 가장 좋을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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