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플로베르(1857, 프랑스)
고전 시도하기에 선택된 `마담 보바리`다. 고전을 읽을 때 이해하기 어렵거나 그 흐름을 따라가기 벅찬 느낌이 들고는 한다. `마담 보바리`는 그런 면에서 보편적으로 읽을 만 하다. 작가의 스타일이라 표현되는 사실주의 기법도 티나게 느껴져 소설 읽기가 어렵지 않다.
단순 줄거리로 보면 프랑스 소도시 시골의사와 결혼한 엠마가 두 번의 외도와 사치 끝에 자결하는 것이다.
헐, 진짜 단순하다. 소설이 출판되며 법정까지 가야했다는 이유인 자극이나 성은 지금 시대에는 별 거 아니다. 바람난 여편네 이야기가 지금까지 사랑받고 끊임없이 읽히는 이유는 뭘까?
안다하는 사람들의 극찬처럼 소설 곳곳에서 무엇을 느끼고 발견한 건 아니다. 단지 밋밋함을 끌고 가는 작가의 소위 스타일이라는 능력은 얼추 알겠다. 번역 상태이기에 어휘 사용이나 문체는 잘 모르겠지만 사물이나 공간, 인물 묘사의 세밀함으로 그리는 이미지가 충만하다.
엠마의 권태와 욕망, 점점 커져가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기인한 엠마의 삶과 파멸이 소설의 핵심이다. 화려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끊임없이 꿈꾸는 그녀가 두 남자의 정부가 되는데는 빛나는 외모가 있다. 욕망과 사랑을 꿈꿀 때마다 피어나는 그녀의 아름다움이 무기이다.
결국 그녀를 버리는 로돌프와 레옹. 비난해야 겠지만 막무가내로 그럴 수도 없다. 두 남자는 사랑이 식어가며 남녀의 관계가 얼마나 보잘 것 없어지는지 보여준다.
그녀의 남편 샤를르 보바리는 몰취미하고 둔하지만 엠마와 딸을 사랑하는 시골의사이다. 피해자를 고르자면 그이지만 눈치라고는 깨알도 없으니 답답하긴 하다.
용빌 사람들은 요소요소 역할을 한다. 약사 오메와 여관 금사자 사람들, 장사꾼, 공증인, 신부...
결말에서 부각되는 주변인이자 또 다른 주인공인 오메약사는 눈에 띈다. 끊임없이 보바리 부부 곁을 맴돌고 사건 하나하나에 끼어있다. 보바리 부부가 죽고 훈장을 받는 오메약사의 근황으로 소설이 끝난다. 진보 혹은 실리 추구라는 단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그를 통해 대다수의 사람, 작가 자신까지도 투영한다. 자신 위주의 사고와 행동 그에 걸맞는 약간의 반칙까지도. 부르주아 낭만따위는 이제 찾을 수 없는 시대를 암시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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