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계 사건부 - 조선총독부 토막살인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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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우리 역사에 참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죠. 바로 치욕의 역사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철거 소식이었는데 한편에선 그냥 번거로우니까 그냥 놔두자는 말도 있었고, 그냥 사정없이 없에 버리자는 이야기가 팽팽하게 맞선 상황속에서 일본에선 말도 안된다고, 우리 건물이니까 그대로 일본으로 끌고 오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말이 오갈 때 당시 대통령이 얄짤없다고 사정없이 폭파를 하였었죠. 그정도로 총독부는 우리의 아픈 역사의 상징성이었죠. 그 위치부터가 문제였던 것이 경복궁앞에다가 그것도 광화문을 허물고 지었으니, 이 땅 조선을 자신들이 점령이 아닌 통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 치욕과 굴욕을 안겨주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건물이 바로 이 총독부였습니다. 이 책 <별세계 사건부>는 그 구한말 조선총독부가 한창 건설중에 있던 근대조선의 상황속에서 벌어진 3.1운동이후에 일본이 문화점령으로 방식을 바꾼 당시의 시대속에서 당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게이오 대학을 졸업하고 시대일보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보도관제로 인해서 언론사가 탄압을 받던 때 무기력해진 류경호앞에 육당 최남선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당시 조선사람들이 발붙일 곳이 많지 않던 때에 나름 경성고공과 같은 곳에서 유학출신들의 설계사들 엘리트중에서 엘리트들이 몇몇 참여한 총독부 건설현장에서 얼마없는 조선사람인 이인도가 참혹한 토막시신으로 발견이 되었는데, 그 시신 유기장소가 총독부안에서 뿔뿔이 훝어져서 놓여져 있어서 총독부 뿐만아닌 당시 담당경찰서인 종로경찰서까지 난리가 난 것이었죠. 그런데 그런 상황속에서 최남선은 일본당국은 이것을 은폐 조작을 넘어서 의열단의 소행으로 떠넘겨서 조선사람들의 그나마 남은 일자리 마저 다 빼앗아서 발붙일 곳을 없에 버리려는 공작임을 눈치채고 시대일보에서 안면을 튼 나름 영특한 류경호에게 의뢰를 하게 된 것입니다. 류경호는 처음엔 탐탁치 않았는데 자꾸 사건을 접하고 접하면서 그 특유의 촉이 발동이 되고, 사건의 흐름과 이후의 행방과 아니 사건 방식 자체부터가 뭔가 잘못된 것을 은연중에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원치 않게 사건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게 된 류경호는 이제는 더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되고, 같은 설계기사였던 박길룡이 누명을 쓴채 구속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류경호의 기지로 다행히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뭔가 껄끄럽지 않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도저히 일본사람이 이인도를 죽일리는 없고, 그렇다고 조선사람이 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기엔 범행장소를 보면 안면식이 있는 사람인데, 그럴려면 조선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이인도에게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들이 없었는데, 그러기엔 이인도의 주변엔 조선사람밖에 없다는 거죠. 결국엔 이 사건속에는 조선과 일본, 그리고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경성안에서 벌어진 무척 복잡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 류경호에게 일본 경찰이지만 나름의 소신과 철학을 가진 종로경찰서의 하야시 곤스케는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통보합니다. 기한이 넘으면 총독부는 완공이 되고, 그러면 계획대로 의열단의 소행으로 사건의 방향이 틀어지고, 그러면 많은 조선사람들이 다치게 된다고 하죠. 그렇게 다급해진 류경호는 뜻밖에 이인도가 남긴 유품이 된 수첩을 받아들게 되고, 손은로 휘갈긴 설계도와 같은 그림을 보고 그의 조수였던 홍창화를 통해서 총독부 안에 있는 지하의 감옥과 같은 지하금고에 잠입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홍창화의 위협을 받게 되지만 간신히 살아 도망나오게 되고, 드디어 퍼즐이 맞춰진 류경호는 하야시 곤스케에게 사건의 전모와 앞으로의 일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정철수와 홍창화, 박길룡 그리고 이인도 사이에 있었던 은밀한 계획과 그 마지막 고지를 앞두고 계획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결국엔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뿐만 아닌 여러 인간 군상이 뒤섥여 살아가고 있었던 조선에서 특히 그 중심인 경성땅에서 벌어진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많은 씁쓸함과 안타까움, 그럼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자로서 지나가는 일반 행인으로 바라본 그의 눈에 비친 1926년의 경성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총독부의 낙성식과 함께 민족의 영화인 아리랑을 개봉되면서 많은 조선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님을 우리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면서 이 작품은 끝이 납니다. 당시 많은 혼란이 가중된 혼돈의 시대인 3.1운동 이후의 근대 조선을 배경으로 문화정책으로 바꾼 일본의 당시의 의도와는 달리 그럼에도 일반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으로 미약하나 아주 약하지 않은 이들의 생활들을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주요인물을 제외하면 실존인물과 당시의 잡지와 기사들에서 언급이 되었던 실제 당시의 생활상들을 잘 버무려서 지어진 작품으로 아주 의미있는 근대조선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로 흔히 어두운 배경에 치열한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일제의 대립속에서 처절함이 배경이던 당시의 시대속에서 그들만 있는 것이 아닌 일상과 일반인들 속에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런 일상속에서도 많은 혼란과 치열함과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독특한 작품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어나간 특별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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