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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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결혼도 모두 실패한 중년의 남자 아라이 나오토. 지금 만나고 있는 연인과의 관계도 원활하게 이어져 나가고 있지 안은 그 때 결국 유일한 기술인 수화로 통역사가 되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청각장애인의 법정 통역을 맡고 있는 그때 젊은 자원봉사자 여성이 접근 해오고, 그로 인해 엄청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현재와 과거의 두 사건의 수수께끼가 교차를 반복하면서 조용한 외침속에서 큰 울림으로 인해 가슴을 치게 하는 충격의 라스트가 인상깊었던 작품 바로 <데프보이스>입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그 약자들에 대한 시선과 관심이 많이졌다고 여겨지는 요즘. 그렇지만 그런 시선과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고 아직도 고통의 외침과 도움을 부르짖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장애인들이죠. 그런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기에 매우 안타깝고 그런 것을 이용해서 못된 짓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공공연히 암묵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누구나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장애우 특히나 이 작품에서 나오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끔찍한 범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우리 사회전반을 도가니 후유증으로 몰아간 경악스러운 사건을 수면위에 올려놓고 놀라움과 끔찍한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준 사건이 있으니 바로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의 모티브가 된 광주인화학교가 바로 그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그것도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어떻게 그런 범죄를 어른들이 집단적으로 할 수 있었는지 아직 우리사회가 멀었다는 좌괴감과 그런 아이들을 지키지 못하고 확실한 대책과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 절망과 좌괴감속에서 분노를 자아내게 하였죠.

그런 장애인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와 처우가 가령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닌 세계적으로도 공공연한 사회적 문제가 되어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으로 일본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청각장애인에 대한 무제가 바로 그것이죠. 그래서 얼마전 일본에서 화재가 되고 국내에도 출간된 만화 <목소리의 형태>가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애인과 함께 학교를 다닌다는 것 그런 정상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그런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과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사회적으로나 어린 학생들의 시선과 관심과 대함에 있어서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만화가 아닌가 싶었던 작품입니다.

소설엣도 소개하고 있지만 청각장애에 대한 기초 지식을 어느정도 소개하고 넘어가고 있죠. 첫째, 일반적으로 들리지 않는 사람을 지징하는 것을 청각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농아라는 말을 사용하였지만 조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그런 표현에 익숙하지만 인권적인 문제로 인해서 청각장애인이라고 이제는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외 흔히 들리는 사람인 일반적인 사람들을 정상인또는 정상청력자라고 합니다. 그냥 정상인과 들리지 않는 이들을 청각장애인이라는 거죠. 별거 아닌 듯 하지만 이 작품에선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코다라는 것. 이것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라이 나오토 자신이 바로 그 코다입니다만, 그는 '코다'(Children of Deaf Adults의 첫 글자를 따서 이름 붙여진 호칭)으로 청각장애인 부모의 자녀로 청각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청각 장애인'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가리켜 이렇게 부르고 있죠.

이 작품의 주인공인 나오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은 매우 복잡합니다. 가족이 모두 귀가 들리지 않는 가운데 유일하게 들리는 아이로 자란 나오토는 결국 가족에서 왠지모를 소외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되고, 그 역시 들리지 않는부모님과 형제간에 관계가 썩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런 정상인이지만 정상인이 아닌 속에서 자라나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자란 그는 말보다 손이 먼저 가기 때문에 남들의 눈에 비춰진 그는 장애인으로 비춰지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는 정상인이죠. 그렇게 코다라는 사실을 안고 20년간 경찰서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43세에 실직하고 부득이 수화통역의 일에 종사하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그가 예전에 관련된 사건, 코다로 있던 자신이 맛본 참 씁쓸한 과거의 기억의 상처로 남은 사건과 비슷한 살인사건에 다시 발을 들이게 되는데 그것으로 인해서 뜻밖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죠.

그러나 그가 이 사건에 휘말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에게 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의 소리를 대변해주는 능력을 갖고 있는 이로 Deaf Voice 바로 청각장애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대변할 수 있는 이로 그밖에 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만이 할 수 있는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또다른 도가니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지금까지 자신의 무의식, 무관심, 무지에 관련된 그런 정상인들에 대한 자세에 대해서 따끔한 일침과 뜨끔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청각장애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분들에 대한 우리의 그리고 사회적 편견에 주목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원치않게 그런 장애를 안고 태어난 장애인분들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그리고 그런 이들과 대화를 하는 수화가 얼마나 풍부한 감정과 표현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죠.

미스터리로서의 사건의 진상이 서서히 밝혀져가는 과정도 아주 훌륭해서 특히나 클라이막스에서는 아주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고 있죠. 그러나 그런 사건의 진상에 초점을 두기보단 이 작품의 가치는 과정속에 있는 수화로 주고받는 농밀한 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루야마 마사키 라는 작가의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데 데뷔작이 이정도의 작품이라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으며 정말 엄청난 작품으로 그의 차기작들에 기대를 갖게 하는 놀라운 작품입니다.

우리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고 그런 어둠속에서 고통받고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우리의 과심과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들을 대함에 있어 편견의 시선이 아닌 따스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일깨워 준 작품으로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다른 도가니 사태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일깨워준 의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꼭 많은 이들이 보길 강력히 추천하며 영상으로 제작되면 꼭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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