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그리고 축복 - 장영희 영미시 산책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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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인류역사상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함축적이자 아름다운 언어의 영역으로 글짓기에서 가장 어려운 궁극적인 영역으로 분류되는 분야이죠. 대작가인 조정래선생님 조차도 자신은 아내에 비하면 글솜씨가 부족하다고 하였는데... 아마도 아내를 높이 치켜세워주는 것이 아닌지... 그도 그럴것이 본인은 소설가이고 아내가 시인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였다죠. 그정도로 시란 글을 쓰는 이들에게 있어서 많은 노력과 고통의 시간을 들이게 만드는 영역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시는 동서양을 넘어서 많은 이들의 심금과 감동과 깊은 여운을 안겨주는 것이기에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고 읊조리게 하는 시구들이 하나 이상은 다 있죠. 그런 때 이번에 비채에서 장여희 선생님이 예전에 내 놓은 영미시 모음집이 다시 새 단장을 하고 재출간된 작품이 바로 이 <생일 그리고 축복>입니다. 원래 각각 나왔던 작품이 이번에 합본이 되어서 더 아름답고 멋지게 출간된 장영희 선생님의 의미있는 영미시를 원어와 함께 번역한 영미시 모음집이죠.

영어학 박사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내 생애 단 한번>등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지금까지도 받아온 작가가 모아서 엮어놓은 이 영미시들은 하나같이 주옥같은 작품들로 유명한 시도 있는가 하면 몰랐지만 정말 심금을 울리는 깊이있는 작품들이 많기에 더 의미있는 작품으로 특히나 이번엔 김점선 화백의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어울러져 있어서 더 의미있는 축복스러운 시 모음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특히 이번 모음집에서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된 시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던 정글북의 작가이자 시인인 루디야드 키플링의 대표 시인 'if..' '만약에'입니다. 류시화 시인의 영미 잠언시 모음집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서도 소개가 된 적인 있었던 시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하나이죠.

 

 

만약에

 

J. 루디야드 키플링

모든 이들이 너를 의심할 때 네 자신을 믿을 수 있다면,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을 당해도 거짓과 거래하지 않고,

미움을 당해도 미움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꿈을 꾸되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네 일생을 바쳐 이룩한 것이 무너져내리는 걸 보고

허리굽혀 낡은 연장을 들어 다시 세울 수 있다면,

네가 이제껏 성취한 모든 걸 한데 모아서

단 한번의 승부에 걸 수 있다면,

그래서 패배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군중과 함께 말하면서도 너의 미덕을 지키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민중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면,

누군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1분의 시간을

60초만큼의 장거리 달리기로 채울 수 있다면,

이 세상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게 다 네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아, 너는 드디어 한 남자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조금 더 오래 산 연륜과 경험으로 아들이 남자다운 남자, 아니 진정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르칩니다. 자기에 대한 믿음, 좌절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겸손과 인내, 다수의 민중과 함께하는 것, 그리고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륜이 있다고 해서 삶이 던지는 모든 질문에 답을 갖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틀린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틀리게 행동하고, 옳은 줄 알면서도 옳다고 말 못한 적이 수없이 많습니다. 못난 줄 알면서도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냥 살아갑니다.

그래도 내 아들만큼은 나보다 더 잘 살아주기를 원하는 마음, 제대로 인간답게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그것이 바로 아버지의 마음이고 이 세상을 지키는 힘이 아닐까요.

 

시집에서는 시의 원문과 번역문과 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함께 있어서 시를 읽어나가고 그 시에 대한 접근법을 친절하고 자근자근하게 잘 설명을 해 주고 있어서 99편의 시를 읽어나감에 있어서 거부감은커녕 생각날때마다 마음편하게 한편한편을 음미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어서 정말 의미있는 시의 제목과도 같이 축복을 안겨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의미있는 시집이 되겠습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故人이 된 장여희 선생님이 우리에게 남겨준 최고의 시집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 이번에 새로 더 아름답게 재단장한 영미시 모음집입니다.

상처받고 위로가 필요한 요즘같은 때에 날이 풀리고 새로운 봄을 맞이함에 있어서 장영희 선생님과 김점선 화백이 같이 만든 아름다운 축복스러운 생일 선물같은 이 시집을 한번 봐보심이 어떠실지 강력히 추천하는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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