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왕자 1 - 조선의 마지막 왕자
차은라 지음 / 끌레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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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근대사의 시작인 조선말의 왕족이 한 것이 뭐냐는 비판이 먼저 나올 수 밖에 없는 우리 역사에서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그리고 최근에서야 우리에게 알려진 정말 진짜 왕족으로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몸소 실천한 왕족이 있었다는 걸 알려준 인물이 있습니다. 그동안 고종의 주변으로 많이 알려진 왕족으론 명성황후를 제외하곤 덕혜옹주나 이방자여사나 영친왕, 순종 이정도라고 할까요? 아무튼 정말 이름만 들어도 암울한 인물들인데 최근 지식체널을 통해서 알려진 이우왕자가 그나마 한줄기 희망과도 같은 빛나는 행보를 보인 인물로 급부상하고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간은 고종의 가계도에서나 거론되고 그나마 최근 덕혜옹주 영화에서 고수가 보여준 모습으로 많이 알려진 인물인데 지식체널이나 짤막한 영상과 그의 행보를 보여주는 기록들을 보면 이런 왕족이 그 당시에 그런 당돌하고 애국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것을 알면 왠지 모를 뿌듯함과 그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해 왔을지 가슴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시기에 나온 의미있는 작품이 바로 이 차은라 작가가 재조명한 이우의 삶인 이우왕자입니다. 표지에서만 봐도 사진으로만 봐도 그는 정말 얼짱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과연 고종의 손자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이죠. 고종의 아들인 의친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이우는 어려서부터 그 수려한 외모로 이미 궁궐에서도 떠오르는 빛 그자체로 그의 별명이 운현궁 오라버니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덕혜옹주도 오라버니라고 하면서 많이 따랐다고 하죠. 그는 그 암울한 시기에 왕자로서 당시 고종의 후손들과는 달리 일제에 대한 아주 극심한 증오심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다닌 모습을 작품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형인 이건은 어느정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우는 가면 갈수록 일제에 대한 증오심과 해방에 대한 열망이 용광로처럼 뜨겁게 불타오르죠. 그러나 당시 왕족들이 그렇듯이 저항할 힘과 능력부족으로 인해서 강제 합병되고, 왕족들은 여기저기 볼모형식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죠. 이우도 그런 상황에서 자유로울수가 없었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과 분위기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에서 이우가 일본에서 당한 굴욕과 무시와 경멸과 자신의 백성들이 당하는 인간이하의 처우와 멸시등을 보고 느끼면서 갈수록 이우속에 끓던 일제에 대한 증오심은 거의 폭발직전으로 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철저한 감시와 요주의 인물로 낙인이 찍힌 이우에게 그럼에도 감출수가 없었던 것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과 영민하고 특출한 능력으로 인해서 그를 경계하고 무시하는 이들 중에서도 그에게 끌려서 따르게 되는 이들도 몇몇 등장합니다. 그렇게 그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나가게 되죠. 아마 이때가 영화 덕혜옹주에서 잠시 고수가 등장한 그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와중에서 이 작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점이 바로 이우와 정희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왕족이면서도 자신의 사랑과 연인을 뜻대로 할 수 없음을 알고 느낌으로 인해 자신의 무력함에 좌절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에피소드는 진짜 있었던 상황이라고 합니다. 자신은 조선의 왕족으로 증오스러운 일본의 귀족과 절대 혼인할 수 없음을 강력히 주장하고 그렇게 고집을 부리니 일본과 당시 친일파들에게도 상당히 골치를 섞이는 상황이 되니말이죠.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인 정희와 애틋한 사랑은 결국엔 좌절로 슬픈 헤어짐으로 끝이나게 되죠. 버티고 버티지만 당시 그에게 왕족에게 무슨 힘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죠. 결국 타협을 본 것이 친일파 박영효의 딸 박찬주와 혼인을 하게 되는데, 일본은 싫지만 친일파는 더더욱 용서할 수 없는데 타협점이 친일파였으니 이 얼마나 자신의 처지가 무력하고 한심한지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한명 곁에서 지켜주지 못함을 깨달은 이우의 심정은 한동안 그리고 치유되지 않는 상처로 깊이 새겨지게 되죠. 주로 1권은 이 상황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슬픈 사랑과 헤어짐과 무력함으로 괴로워하는 이우의 모습을 주로 다루고 있죠. 그리고 2권은 그 이후에 일본육군 장교로 있으면서 몰래 광복군과 접촉을 하면서 조국해방운동을 하지만 발각되고 해방전에 죽는 모습을 다루고 있는데 이 또한 정말 눈물겨울 정도이죠. 무력함속에서 처절하게 활동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런 왕족이 있을 수 있나 싶을정도이죠. 그의 머릿속엔 이미 절대왕정이 아닌 공화정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그간 사회 지도층의 눈물겨운 처절한 해방운동은 명문 양반출신인 이회영선생님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이런 왕족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지면서 그의 인생을 보면 너무 안타깝고 눈물겨울정도이니... 딸은 조선에 대해서 모르고 완전 일본인으로 자라나고 있고, 조선땅에선 일제가 도로공사를 명분으로 조선백성을 수탈을 넘어서 학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분을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일본장군을 불러서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자신은 왕족이니 너를 죽여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협박하면서 당장 멈추라고 하죠.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장교로서의 이점을 이용해 몰래 광복군과 내통하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발각이 돼서 강제 인사발령을 받게 되고, 버티다 버티가 발령지로 가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그곳이 히로시마였었습니다. 진짜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가혹할 수 있는지... 결국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그 폭탄의 피폭으로 인해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하게 되다가 해방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이우가 좌절감을 느끼고 히로시마에 왔을 때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투하되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만감이 교차되었을꺼라고 생각이 듭니다. 일제가 망했다 우리는 해방되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하필이면 이때 광복군이 아직 입성을 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자신의 인생과 살아온 나날과 사랑하던 정희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았을지. 결국 해방되는 걸 보지 못하고 죽어가면서도 제대로 눈을 감지 못했을거라고 생각되니 눈물이 앞을 가리고 먹먹해질 정도에요. 그럼에도 여한없이 노력하고 발버둥치며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더 노력하지 못해 미안함을 가지고 눈을 감지 않았을까. 자신의 왕족의 무능으로 인해 나라가 박살이 나고 백성들이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생을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 조선의 마지막 왕자이우. 그를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그런 의미에서 차은라 작가의 이 소설은 아주 의미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증언과 자료들 속에서 이렇게 애절하고 슬프면서도 이우라는 인물을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명성황후나 덕혜옹주가 영상이나 영화로 제작되기보단 이런 이우왕자나 이회영선생 같은 인물들이 영화로 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이런 일본의 역사문제에 있어서 더더욱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걸로 많이 알려져야 하는데 이제 많이 알려지겠죠. 아프고 슬프고 치욕스런 시기에 그럼에도 왕족으로서 지도자의 위치에 있었던 인물로서 자신이 해야야 할 그리고 끝까지 지키고 고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렇게 행하고 살아가려고 치열하게 살아간 조선의 마지막 얼짱, 운현궁 오라버니였던 이우 왕자. 이제라도 그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정말 감명깊게 읽어나간 작품이었습니다.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이우 왕자를 많은 이들이 읽고 알았으면 정말 좋겠어요.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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