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바퀴벌레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요 네스뵈가 본인이 ‘나를 작가로 만든 소설’이라고 말한 작품으로 해리 홀레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바퀴벌레’입니다. 제작년에 출간된 ‘박쥐’의 시기상 다음 이야기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고 오슬로로 돌아온 형사 해리이지만 이미 몸과 마음에 특히 마음에 상처를 받을데로 받은 그에게 주변의 관심은 더욱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 뿐 세간의 관심엔 귀를 닫고 살아가고 있는 그의 폐인같은 모습에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단골바 ‘슈뢰데르’에서 술에 쩌들어 있는 상태로 있던 그에게 어느날 비아르네 묄레르의 급한 호출을 받게 된 그에게 은밀한 국가적 특명을 하달받게 되죠. 주태국 노르웨이 대사가 방콕에서 그것도 대사라는 신분으로 성매매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창가’에서 칼에 찔린 체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이건 국제적으로도 그리고 국가적으로나 현 노르웨이 집권당의 명예를 실추할 수 있는 큰 사건으로 장관과 청장은 원치않게 자리에 합석하게 된 비아르네 묄레르에게 이전에 호주에서 사건을 화끈하게(?) 해결한 해리 홀레를 파견보낼 것을 명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누가 봐도 국제적인 사건을 해결한 전력의 적임자로 뽑히기 보단 정치적으로 그리고 그의 요즘 상태와 행실로 보아서 무난하게 묻어갈 수 있고 또한 무슨 일이 있으면 그를 희양양으로 쓸 수 있는 정치적인 희생말로 그를 뽑은 것이 자명한 상황이었죠. 위에서 하라니까 어쩔 수 없이 묄레르는 해리를 부르게 되고 간략한 이야기를 들은 해리는 그 즉시 바로 거래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경찰에서 이미 사건종결을 한 해리의 여동생의 성폭행사건을 재조사할 기회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후텁지근하고 습도로인해 끈적끈적한 나라 태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지 태국형사들과 마나고 사건 현장과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목격자들, 그리고 대사의 주변인을 참고조사하면서 이렇다할 특이점이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해리의 촉과 형사적 감은 자꾸 이 사건자체가 이상하고 말하게 되고 그렇게 해리는 또 한번 범죄의 그리고 수면위에 드러나지 않은 어두운 심연의 늪에 서서히 다가서게 됩니다.

이번에도 여전히 상처투성이의 망신창의 상황에서 시작되는 해리홀레 시리즈이죠. 시대와 시르즈 상 극초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스노우맨’이나 이미 출간된 작품들에 비해서 나름 젊은 시절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죠. 그러다보니 작품도 약간 후반의 작품에 비해서 뭔가 잘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고 속도감도 있고 긴장감과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반전과 긴박한 스릴이 있고 후텁지근한 방콕의 묘사가 아주 압권이던 작품입니다. 극 초반의 작품인지라 30대 초반의 아직 완전히 망가지기 전의 해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정말 이미 후반의 탈탈 털리고 찢어질 대로 찢어지고 망가진 해리의 모습을 일미 알고 있는지라 정말 그의 앞길이 순탄하지 않고 앞으로 심각하게 상처받아갈 그를 생각하니 너무 안쓰럽고 이것이 그의 상처를 입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해리는 언제쯤이면 행복해지고 구원받을 수 있을는지... 나름 풋풋하고 아직 젊은지라 건방진 모습과 아직은 세상의 선과 정의를 믿고 다소 혈기가 있어서 무모하리만치 저돌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덮어진 진실을 캐내려는 사냥개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아직은 젊은 해리의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온 작품입니다. 제목이 제목인지라 말그대로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 정체를 숨기고 바퀴벌레처럼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범인과의 진실과 정의를 위한 그리고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그를 지나치고 짧았지만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인물들이 끔찍하게 희생당하는 모습에서 마지막에 범인과의 클라이막스에서 해리의 이성의 끈이 끊어진 모습은 이것이 그의 앞으로의 상처받아갈 모습의 시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슬프게 와 닿았던 장면이었던거 같아요.

긴장감과 스릴에 그리고 의외의 반전속에서 푹푹찌고 끈적한 더운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단언컨대 이 푹푹찌는 폭염의 여름을 날려줄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망가져가는 해리의 모습은 안타깝고 슬프게 와 닿았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