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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세간에 건축가를 목표로 열정과 패기를 내세우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나 영상매체는 무수히 많지만 아무래도 여기서 팩트와 많이 동떨어지고 갑자기 애정전선으로 노선이 갑자기 바뀌고 오그라드는 설정이 많고, 그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많이 공감을 하겠지만, 대체로 사실과 동떨어진 것도 많고, 그러한 물건을 눈에 띌 때마다 사회 건축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이 반영되어지는 것이 사실인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실로 리얼합니다. 이렇게 성실하게 그리고 상쾌하게 건축에 대한 애정과 철학이 박혀있고 녹아있는 소설은 처음이라고 여겨질 정도이죠. 그러면서도 읽는 독자에게 위화감이나 거리감을 느끼게 하기는커녕 공감하는 곳도 많이 등장하는 "선생님"의 말에 존경심이 들 정도이죠.
주인공 '나'는 대학에서 건축과를 졸업한 후, 존경하는 건축가의 설계 사무소에 입사하여 사무실의 우수한 선배와 매력적인 두 여자와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소설의 주축은 사무실에 들어오고 나서 국립도서관의 공모에 나서며 선생님이나 직원이 만들어내는 뜨거운 이야기가 주축이죠. 그리고 29년후 라는 긴 세월을 거친 뒤의 삶의 시간의 짧음과 무게가 읽는사람의 깊은 서정과 덧없음을 깨달으며 아련한 추억의 회고속에서 인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모의 경쟁자는 건축가 단게 겐조씨라고 하면서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실존 인물들이라고 합니다. 요시무라씨가 실제로 별장을 설계 한 클라이언트로 노가미 야에코씨 등 실존 인물을 상기시키고, 허구와 현실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겉보기에도 두툼한 볼륨의 장편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없이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죠.
소설에 나오는 설계사무소는 시대적 배경이 1970년대로 현제 컴퓨터 프로그램인 CAD나 컴퓨터로 제도를 해 나가는 모습이 아니라 설계도면에 연필로 드로잉 및 스케치를 그리던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서 나름 신선한 추억의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드문 재능을 가진 건축가과 선생님을 존경하는 소원이 여름 동안 사무실을 도쿄에서 카루이자와로 옮겨 오로지 설계활동에만 전념 할 수 있는 느긋함이 있는 그 시대여서 가능한 건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읽어나가는데 있어 너무 좋은 사람의 향기가 가득한 흔치 않은 건축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의 재미와 함께 건물과 주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름 좋은 소설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끝부분의 공모의 추세와 결말은 조금 위화감을 느끼게 하지만, 아사마 산을 바라보는 가루이자와의 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운 묘사 속에서 음악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 등 억제되고 절제된 문장 표현과 함께 건축자체보다는 이런 주변 풍경을 감미하면서 느껴보는 것도 이 작품이 전하려고 하는 여유와 힐링을 한껏 더 돋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시간을 두고 더 깊이 천천히 읽어나가면 더 진한 감동과 여운을 안겨줄 느긋함과 인생을 되돌아 볼 여유와 생각을 많이 하게 한 건출물을 두고 풀어나가는 우리 주변의 인생에 관한 이 작품. 꼭 천천히 읽고 좀 더 시간을 두면 더 깊은 내용의 진한 감상을 느낄 수 있을 이 작품 어느정도 한풀 꺾이 이 여름 밤이나 한적한 주말에 읽어나가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