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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평점 :

믿기 힘들지만 문명의 혜택이 완전히 미치지 못한 듯한 곳으로 스마트한 시대에 스마트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두왕리라는 시골마을에서 나름 사연많고 한가하지 않지만 가족들조차도 한가하고 나태하고 백수로 취급받는 삼수생 강무순은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차 가족과 함께 두왕리에 가게 되면서 팔십세인 홍간난할머니와의 동거를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두왕리 시골마을의 비밀스러운 비극적 사연에 직면하게 됩니다. 자식들조차도 감당하기 힘든 할머니를 나를 달래주기 위해서 가족과 친척들에게 숙면을 취하고 있는 사이에 만장일치로 합의되어서 등떠밀려서 유배 아닌 유배형식으로 도시형 소녀와 억척스러운 시골 할머니와 약 한달여간 동거를 하게 되죠. 백수이다 보니 아침잠이 많고 하다보니 항상 부지런한 할머니에게 첫날을 제외하곤 계속 구박만 받다가 문득 꿈결에서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서 종갓집 근처에 묻어둔 어느 상자를 꺼내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화근이 되면서 마을에서 암암리에 불문에 붙여진 어느 한 실종사건에 겁도 없이 무순은 발을 들여놓게 되는데 그것이 그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되리라곤 무순의 어리숙한 머리론 전혀 예상 자체를 하지 못했죠. 심지언 그 상자를 꺼내면서 6살 당시의 무순이 다임개술이라고 했다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다임개술이 무엇이냐고 여기저리 과거 실종인물들과 관련된 사람들을 취조하면서 뭉어보는데 읽으며서 속으로 엄청 답답한 분들이 많을겁니다. 타입캡슐아냐.... 크... 무순이가 삼수의 고생을 하는 이유는 결코 머리나빠서가 아닐겁니다. 단지 그런 눈치나 센스가 없어서 그 고생을 하고 있는 걸 거예요. 처음엔 진짜 읽으면서 미스터리 작품이 아닌 전혀 섞일 수 없는 두 독특한 캐릭터인 할머니와 손녀의 좌충우돌 동거스토리라고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읽어나가게 되는 작품인데.. 진짜 중반을 지나 후반까지도 그 마을의 실종사건을 수색하는데는 정말 큰 비중이 느껴지지 않을정도였죠. 그냥 이런 말많고 은밀한 비밀이 있는 시골마을이려니 하는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진짜 목사댁 예은이 시신이 나오고부터 완전 분위기가 확바뀌면서 이 미제사건이 된 4명의 실종사건이 과거 개구리소년과 같은 그런 실종사건이 아닌 각각의 사연깊은 사건이 단지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충격적이고 기가막힌 타이밍의 절묘한 감이 있는 단지 그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각각의 사연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완전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맞은 기분이 들었죠. 그리고 우리 꽃돌이... 진짜 그 아이에게 요즘 흔한 막장드라마의 충생의 비밀이 숨어있는 가정사가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와.. 진짜 코지 미스터리 작품은 그리 많이 읽어보지 않았지만 완전 종합선물세트같은 여러 가지가 들어있는 그리고 정말 잘 버무려지고 맛은 배 이상의 엄청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완벽한 작품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기대하고 있지 않았던 기대이상의 엄청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누가 이 작품을 처음에 읽을 때 그런 엄청난 반전과 충격적인 사실이 숨어있을줄 알았을까요.
“꼭 얽힌 실타래 같구먼.” ... “실타래라는 게 말이여. 처음부터 얽힌 데를 찾아서 살살 풀어야 하는대, 그냥 막 잡아댕기다 보면 야중에는 죄다 얽혀 갖고는 어디가 얽힌 줄도 모르게 됮 않디? 딱 그짝이란 말이지.”
홍간난 여사가 무순을 갈구는 중간중간 하는 이 말씀이 이 엄청난 사건의 숨은 암시적 발언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요. 결국 4명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가정에게 숨어있던 사연과 비밀속에서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혼란이 가는 상황속에서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집에나 다 나름의 사연이 있고, 결국엔 피해자만 남은 상황속에서 아픔과 고통과 슬픔은 살아남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 되었다는 것이죠. 무순이 그렇게 빨리 탈출하고 나오고 싶었던 그 할머지와의 동거기간중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어버린 두왕리 마을의 풀리지 않았던 실종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속에서 무순은 무엇을 느끼고 깨우치게 되었을지... 정말 가볍게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웃으면서 페이지를 넘겨나가다가 보면 가독성과 재미가 장난이 아니어서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되는 엄청난 마력의 작품으로 작가와 이런 장르를 잘 모르던 저에게 엄청난 색다른 충격과 경험을 안겨준 시간으로 작가의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되고 무더운 이 여름 시원한 여러방의 한방들이 숨어있는 유쾌하고 통쾌하면서도 충격적인 반전과 소름이 돋는 작품이었습니다. 정말 강력 추천하는 올여름 최고의 작품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추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