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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으로 잘 알려진 미카미 엔의 신작입니다. 비블리아시리즈가 현재 국내나 일본에서도 6권이후로 약 일년여 이상 후속이 발간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작가가 뜬금없이 다른 작품을 내서 약간 놀라웠던 것이 사실이죠. 뭐 독자에게선 작가가 작품을 내놓으면 좋긴 하지만 비블리아는 언제쯤 나올는지... 아무튼 그런 저런 생각은 뒤로하고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니시우라 사진관으로 책에서 사진으로 바뀐 테라피를 느껴보려고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2015년 1월 주인공 카츠라기 마유가 에노시마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인 니시우라 후지코가 마지막 유산으로 유품정리차 찾아가게 된 에노시마 니시우라 사진관을 방문하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사진관에 남겨진 유품 정리가 목적으로 어머니인 나나미와 만나기로 했던 마유는 작가인 나나미에게서 마감에 쫓기고 있다는 이유로 혼자 유품을 정리를 하도록 부탁받게 됩니다. 자신에게 카메라를 주고 촬영을 가르쳤던 할머니를 무척 좋아하고 잘 따르던 마유는 대학에서도 도중까지는 사진과에 다니면서 자신의 사진이 모종의 사건의 재앙의 씨앗이 된 것을 계기로 카메라를 피하게 되었죠. 마유는 마지못해 이 유품을 정리하는 일에 끌려오게 되고, 사진관 위층의 스튜디오를 정리하려고 한 마유에게 미수령 사진이라고 적힌 캔에 눈이 가게 되고, ‘마도리 마사카즈 님’이라고 적힌 봉투를 열어 보게 됩니다.
시대도 배경도 다른 어느 장소에서 젊은 남자가 홀로 찍혀있는 네 장의 사진에서 분명히 시대가 다를 것 같은 그 사진의 남자는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나이를 먹지 않는 사람같은 생각이 들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죠. 그런데 거기에 사진에 찍혀 있던 것과 같은 얼굴을 한 남자가 돌연 사진관에 나타나게 됩니다.
음... 비블리아의 시오리코씨가 고서를 접하고 고서에서 일상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것이 이 작품에서 사진이라는 것에 대한 깊은 지식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진 주인공이 사진에 감춰진 수수께끼를 밝혀내는 미스터리한 점에서 책에서 사진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다를 뿐 비블리아와 공통되는 부분도 많은 작품입니다. 또한 이 작품의 남녀가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블리아의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의 역할을 마유가 혼자 다 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구요. 여러모로 책에서 사진으로 바뀌었을 뿐 비블리아와 공통점이 많은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네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연작 형식의 단편집입니다.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네 개의 연대가 전혀 다를 것 같은 사진에 같은 얼굴이 비치고 있는 남자들에게서 그 인물들의 비밀과 할머니에게서 사진을 배우고 이제는 카메라를 만질 수 없게 된 상태의 마유가 과거와 잃어버린 인간관계가 축이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죠.
미스터리로는 그다지 심각한 것들은 없고, 사진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하여 비틀어진 수수께끼 속에서 상실과 잃어버린 중요한 것들을 찾아내는 드라마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곳은 비블리아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인간과 소중한 어떤 잊어버린 것들을 찾아내는 형식이어서 나름 비블리아를 좋아했던 독자들에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러모로 전작인 비블리아가 너무 인기를 끌고 훌륭했던 작품이기에 이 작가의 작품에 비블리아가 기준이 알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만 놓고 봐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좋은 작품인 것은 사실입니다. 흔히 사진은 시간이 흐른 이들에게 과건의 추억과 유산이라고 하듯이 사진의 역할은 엄청난 것이죠.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남는 것은 사진이고 그 사진은 글만큼이나 그 사람의 자취를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비블리오 테라피에서 포토테라피로 전환을 해서 잔잔한 감동과 여운과 힐링을 선사해준 미카미 엔의 이번 신작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잃어버리고 잊었던 소중한 나의 한 장을 다시금 떠올리며 기억하며 들춰보게 만드는 의미있는 작품으로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는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사진들을 통해서 치유를 경험하게 하는 정말 의미있고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