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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도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1
신시은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평점 :

일단 책의 제목만 봤을 땐 단편선에 나왔던 전건우 작가의 해무가 장편소설로 각색되어서 출간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 전혀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이어서 무척 기대되고 궁금하던 작품이었죠. 섬에서 일어나는 안개자욱한 먹먹함과 갑갑함과 비밀스러운 은밀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신시은 작가의 해무도입니다.
사실 어느 작품에서나 섬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그 폐쇄성과 고립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서 이런 육지의 그런 공간과는 사뭇 다른 신비하고 은밀한 무언가가 암묵적으로 일어나고 묵인되어 있는 것이 그래서 거기다가 안개자욱한 모습은 빨려들어가면 해어나올 수 없는 공포감마져 자아내기에 선뜻 발을 잘못 들이면 큰일이 날거 같은 공포감이 장난이 아니게 적용되는 것이 섬의 그리고 안개자욱한 신비하고 그런 바다위의 섬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어나게 된 것이 이 작품 해무도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의 이력인데, 94년생! 세상에 젊어도 무척 젊은 작가의 작품이라니... 이런 젊은 작가가 이런 엄청난 작품을 출간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으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가로 부푼 기대와 어떤 것이 숨어있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읽어나가게 된 작품입니다.
20여년전 어느날 스승을 만나기 위해 해무도를 방문했다가 모종의 살인사건을 접하게 되고, 부리나케 도망치듯 섬을 빠져나왔던 연치수, 현재는 대학교수로 재직중인 그는 아직도 그날의 그 섬뜩한 기억은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트라우마와 같은 것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꾸만 그 사건의 진위여부에 궁금증을 갖게 되고, 은밀히 사건에 대해서 알아보고 진상을 파헤치려고 하지만 그럴때마다 자꾸만 실망스러운 결과를 접하게 된 어느날 은사의 사망소식을 접하게 된 그는 오랜시간이 지난 이때 다시 그 해무도를 찾아가게 됩니다. 연치수를 포함한 일곱 사람이 정교수의 자택에 모이게 된 이들에게 나머지 여섯명은 모두 이 신비스러운 섬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 보이고, 업친데 덮친 격으로 폭설과 거센 파도로 인해 섬에 갖친 그들은 다른 곳을 통해서 떠나려고 하지만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사실상 섬에 눌러앉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죠. 그리고 그렇게 있었던 그들에게, 연치수가 목격한 것은 20여년 전과 같은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과연 이들과 이 안개자욱한 비밀스러운 해무도에 얽힌 비밀이 무엇인지 찾아가게 되면서 드러난 엄청난 사실은 무엇인가...
해무도라는 가상의 공간을 놓고, 민담과 기담이 한데 얽혀서 안개라는 것을 놓고 사람을 끌어들인 그 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놓고 기가막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작품은 도저히 젊은 작가가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안들정도로 무척 기막히고 가독성이 훌륭한 작품으로 빨아들이는 안개만큼이나 한번 읽으면 도저히 다 읽기 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죠. 도망치듯 나온 그 곳으로 마치 안개가 다시 인도하듯이 그 자리에 모인 그들에게 안개의 섬은 그들이 숨기고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던 비밀을 참담한 참변속에서 드러나게 되고, 이런 고립되고 폐쇄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어쩌면 현재 사회적 문제가 된 사건들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에 더욱 끌린 부분이 있었던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간 이런 배경의 작품들이 주로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많이 접해서 뭐 낮설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한국형 작품이여서 더 재미있고 와 닿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서 무척 기쁘고 대견하고, 더욱이 젊은 작가가 이런 작품을 냇다는 것이 무엇보다 앞으로 한국 장르문학의 가능성과 미래가 밝아서 좋았고, 오랜만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진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젊은 영파워가 돋보인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