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5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5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0
도진기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국내 스릴러 장르물의 영역에 영어권과 일본권과 요즘엔 차가운 유럽국가의 문학작품들이 자리잡고 있는 이 때 국내 작품이 도저히 이 쪽에 어떻게 하지 못하는지 무척 궁금해하고 안타까워하는 독자들에게 보답하고 아직 국내문학이 그렇게 미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키고 있는 상징적인 작품이 바로 이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시리즈입니다. 현재까지 다섯번째 작품이 출간됐는데 이 단편모음집이 왠만한 장편보다 잘만든 단편하나가 좋다고 하듯이 그 강렬함은 어마무시하죠. 한분한분의 내공이 장난이 아닌 국내작가들의 단편들의 모음집들 단편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친다는 것이 읽어보면 깊이 느낄 수 있을정도로 이 작품들이 영상으로 제작이 된다면 엄청난 작품이 만들어 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게 강렬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열명의 작가가 모여서 엮은 이 10편의 작품은 10가지의 독특한 색깔을 띈 개성넘치는 작품들로 제일 처음은 이미 이력부터가 독특한 현직 판사인 도진기 작가의 '시간의 뫼비우스'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말그대로 시간과 관련된 작품으로 첫 작품부터가 강렬한 아우라와 인상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초로의 중년 남성을 기차안에서 만나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며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과연 시간을 되돌아가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을 되돌린다면 과연 우리가 그 인생에 개입하여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무한의 반복속에서 과거를 본다는 것이 과연 행운이며 그것은 반복되는 무한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를 심오한 그 내용이 내포된 이야기이죠. 이 기묘한 무한반복을 하고 있는 남성의 과거인생을 담담하게 들어나가는 청중의 입장이 되어서 되돌아 간다는 것과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게 하는 진지한 이야기로 그의 마지막 결단과 행보에 대해서 납득과 부디 이번엔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같이 기원하게 됩니다. '잃어버린 아이에 관한 잔혹동화'라는 내용에선 실종된 아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헤프닝인데 단순한 실종아동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다가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듯한 강렬한 인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아이가 실종되었는데 방관하고 있고 서로의 뜨끔한 죄책감을 다수가 한 개인에게 마녀사냥하듯이 몰아가고 자신들의 궁금한 것을 알고 싶고 그것에 휘말려서 한가정을 두 번 박살을 내는 과정속에서 본연의 아이를 찾기보단 다르게 일그러져가는 군중심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한 정말 소름돗는 짤막한 작품이었죠. '네일리스트'와 '누군가'는 현대 도시의 작지만 폐쇄적인 오피스텔과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일어난 일로 여성이 사망한 것이 같을 뿐 다가서는 관점과 내용은 가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정해연 작가의 ‘누군가’에서는 이번에 출간된 ‘악의 – 죽은 자의 일기’에 나오는 서동현과 지신우형사가 나오는데 왠지 동명이인같지만 같은 이름의 형사가 나오니 왠지모를 반가움이 먼저 앞서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정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풀어나간 이 작품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품이죠.

무엇보다 중간에 나오는 '해무'라는 작품은 안개속의 마을에 대한 이야기로 과거 오지로 도망간 남자가 그 마을에서 인연을 맺은 여인과 무슨일이 있어서 도망치듯 나온 그 마을로 십수년 후 되돌아가게 된 사연과 그 여인의 끔찍한 한과 복수에 대한 이야기 인데 일그러진 사랑과 욕망속에서 남자가 택한 마지막은 그가 이미 과거에 그 안개속에 들어서는 순간 헤어나올 수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같은 여인의 죽음과 그 일그러진 애증과 사랑과 욕망을 보여주는 것은 박하익 작가의 '죽음의 신부'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이 드는 작품이죠. 과거 종적을 감춘 여인을 두고 남자는 실은 안도를 했었다 이제 자유가 되는 것 같다고 하는 그 남자의 속마음과 마지막에 죽은 줄 알았던 여인의 등장과 결말의 여인의 행보과 결과는 생각하면서 그려나가다 보면 소름돋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밤은 온다'에선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민원인에서 스토커로 그리고 욕정의 화신으로 변모한 인물에게 위협당하는 공포의 과정을 조용히 담담하게 그려나가는 과정은 진짜 묘사력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게 하는 작품이고 '검은 학 날아오르다'는 임진왜란 시기 조선군의 첩보 작전속에서 당시에 긴 7년간 벌어진 전쟁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듯한 그런 사연과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조선사회와 당시의 개인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 '충분히 예뻐'는 얼떨결에 납치사건에 뛰어든 남자가 실은 그 사건속에 숨겨진 진짜를 통해서 점점 벗어나고 싶지만 이젠 벗어나기엔 너무 깊이 빠져들어서 사건의 배후에 숨겨진 음모에 공포를 그린 작품으로 충격적인 결말속에서 남자가 느꼈을 공포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각각 10가지 색깔의 독특한 단편들이 모여서 선보인 이 작품. 어쩌면 위기라고 느껴지는 한국 장르문하계의 희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 작품에 나온 작들과 신인들의 발굴속에서 한국문학의 미래를 옆볼 수 있었던 작품집 같아서 무엇보다 의미있고 기뻤던 작품이었습니다. 너무 외국작품에만 눈을 동렸던 것 같아서 국내도 아직 저력이 있는 작가와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으로 이 시리즈 꼬박꼬박 모아가면서 소장할 가치가 너무도 큰 작품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 나와주길 간절히 바라며 너무 좋았던 개성넘치는 10가지 맛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