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84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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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작품에서 ‘조롱’이란 감정에서 이 책이 소개되었었죠.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 본문의 일부를 읽어 보았을 때 너무 웃겨서 한동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은 거리를 두어야 제대로 음미 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직시하기 힘든 이유도 이것과 같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누군가의 시선을 빌려 비친 우리의 모습을 한 번 보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아 매우 기발하고 특별한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양이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단순하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화가나면 화를 내고, 울 때는 죽어라 하고 운다. 게다가 일기 같은 쓰잘머리 없는 것은 절대 쓰지 않는다. 쓸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주인처럼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은 일기라도 써서 세상에 드러냐 보일 수 없는 자신의 속내를 풀어 놓아야 겠지만, 우리 고양이 족은 먹고 자고 싸는 생활 자체가 그대로 일기니 궅이 그렇게 성가신 일을 해 가면서 자신의 진면목을 보존해야 할 것 까지는 없다. 일기를 쓸 시간이 있으면 툇마루에서 잠이나 즐길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세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확고한 문학적 위치에 있는 일본의 국민작가로 일본 천엔의 주인공이 바로 그이고 실제로도 엄청나게 존경받는 작가이죠. 무려 100년전(1905)에 집필된 이 책은 당시 큰 호평을 받아 현재까지도 칭송받는 작품으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어느날 한 고양이가 눈을 떠보니 남의 집 마당에 누워있었더라..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양이 자신은 자기 이름도,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잘 기억하지도 못하지만 그 집에 사는 선생이란 직업을 가진 안주인 남자(이하 주인)과 그 집식구들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고양이는 주인과 그 주변 사람들을 보면 한심해하기도하고, 답답해하기도 하며 호기심어린 궁금증도 털어놓습니다. 그저 정말로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세상을 기록한 단조로운 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 고양이가 인간을 보며 생각하는 것이 웃겨 빵빵 터지기도 하죠. 작가는 고양이가 죽는 모습까지 인간을 풍자하고 싶었는지 고양이는 결국 맥주에 취에 독에 빠져 죽고맙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인간은 참으로 분에 넘치는 자들이다. 날것으로 먹어야 할 것을 굳이 삶고 굽고 식초에 절이고, 된장을 바르는 등 기꺼이 쓸데없는 수고를 하며 서로들 무척 기뻐한다. 옷만해도 그렇다. 고양이처럼 일 년 내내 같은 옷을 입으라는 것은 불완전하게 태어난 그들에게는 좀 무리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그대로 그렇게 자다한 것을 피부 위에 걸치고 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양에게 폐를 끼치거나 누에의 신세를 지거나 목화밭의 온정까지 받기에 이르면, 그들의 사치는 무능의 결과라고 단언해도 좋을 정도다.”

 

이 소설속 지식인은 민중을 억압하고 물질만능주의로 치닫으며 빈부격차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있습니다. 당시 성급한 산업화, 공업화로 경제가 크게 성장해 버린 일본시민들의 모습에는 신흥재벌이 되어 권력을 휘두르고 노동자, 농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도 소설속에 적나라하게 비춰주고 있죠. 지나가버린 시대나 다가올 시대에는 늘 지식인이 존재하고 또 이 지식인들은 각 나라 사회의 모습마다 다른데, 지식인은 어느 사회를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올바를 자세를 다 갖추지는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고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볼 객관적인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완벽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과 우리 사회에서 우리는 이 고양이의 눈에는 터무니없는 인간의 욕심과 같이 보였던 모습들속에서 나 자신이 무엇에 가치를 두고 열정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할지를 곰곰이 생각하게한 의미있는 작품으로 왜 1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고전의 반열에서 꾸준한 사랑과 아직도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야하는 작품인지를 보여준 의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정말 신선하고 이제라도 보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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