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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다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어둠속의 작은 광명
무라카미 하루키의 현대 사회에 대한 의문과 사상을 듬뿍 담은 수작입니다.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이 사회에 대처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의견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죠.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위)소설을 쓸 때는 어쩌면 소설자체를 쓸 생각은 없다는 것처럼 여기지는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습니다. 철학, 심리학, 사회학, 생리학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읽는 독자에게 제시하는 수단으로 "소설"이라는 카테고리를 사용하기로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명확한 입구"와 "명확한 출구"의 경계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겠습니다. 여하튼, 거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려는 것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자신의 의견 또는 그의 마음 그 자체를 내보이며 당신은 어떠냐라는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 그의 작품같습니다.
이야기는 심야의 레스토랑에서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말을 거는 것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야기는 단 하루에 일어난 일로 이 작품이 이루어 졌다는 겁니다.
법률, IT경제와 TV매체 등의 합리성을 추구 한 이유의 근본적인 결함이 어둠이 되고 햇빛이 비치는 시간조차 넘보며 능가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모습입니다.
어린 소녀가 광고탑으로 삼키는 미디어에 의해 사시사철 마음속에 어둠이 움터서 자리잡게되어 버린 엘리는 어둠이 없으면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게 되어버리죠.
비정상적인 컴퓨터 업계의 노동에 의해 자아를 잃어가고 있는 시라카와는 자신이 속한 어둠사회에 대해 일선을 넘어 버린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망 갈 수가 없다" 이야기의 종반에서 반복되는 말입니다. 시라카와을 향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 대한 어둠의 세계에서의 경고처럼 울려 퍼지죠.
우리는 "도망 갈 수가 없다" 어둠은 그림자처럼 우리의 발밑에 항상 따라 다니며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쉽게 삼켜지지는 않는다. 삼키지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방안이나 대안 등은 어쩌면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어둠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알파에서 열리는 단순한 교제가 아니라 엘리와 마리가 어두운 엘리베이터에서 포옹 한 것 같은 따스한 마음이 담긴 행위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적지만, 그럼에도 구조적인 원리를 살펴 마음가짐을 바로 잡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내보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바라고 꿈꿔온 이상을 향해서 올라갈 수 있음을 다시한번 생각하고 고민해보고 하고 있죠.
본 작품은 이렇다할 결말이 뚜렷하게 나오고 있지 않아서 기존의 무라카미의 작품이나 뚜렷한 결말과 결론이 나온것에 익숙한 분들에겐 다소 낮설고 적응하기 힘든 작품일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원래 현대 사회의 구조에 약간의 의문을 느끼는 분들이나 이런 류에 익숙하고 고민해본 이들에겐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무라카미가 던지는 의문과 고미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싶은 분에게 확실히 추천해볼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너무도 심오한 내용의 연속이여서 이해하긴 힘든 건 사실입니다. 이해려고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좀 아파진다고 할까요?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닌 것은 확실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