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상 주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협소한 자신의 세계 속에서 나올 수 없었던 주인공 데이지의 인생의 사랑과 고독을 감성적인 필체로 풍부하게 그려낸 1994년도 퓰리처 상 수상작.

1905 ~ 199?년 까지 살았던 여성의 일대기로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쓴 작품입니다.

데이지가 태어날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당황한 아버지는 옆집에 사는 클레멘타인에게 데이지를 맡기게 되고, 11살이 되어 처음으로 아버지와 다시 살기 시작한 데이지. 곧 첫 번째 남편을 즉시 잃고.... 데이지의 일생이 점철된 이야기입니다.

이렇다 할 특이한건 없는 평범한 여성의 나름 평범한 삶을 그린 소설인데, 자세한 가계도가 붙어 있고, 평범치 않은 평범한 여성의 은밀한 일기장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도 평범하다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다면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기록한 일기장이죠.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보면 아무것도 남아있을 수 없었다고 해도, 누구의 인생도 간단한 것이라도 해야 간단한 것도 아니고, "보통"이라고 한마디로 말해도 그 안에는 깜짝 놀랄만한 일이나 산과 굴곡과 계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굉장히 잘 그려놓았다고 생각되는 작품입니다. 이런 소설을 좋아하고, 이런 것이 소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인 데이지의 아버지는 석공.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은 머시 스톤. 그래서 ‘스톤 다이어리’입니다. 돌은 이 이야기의 하나의 열쇠가 되어있고, 이야기 속에도 인상적인 '돌'들이 많이 나옵니다.

데이지는 특히 이렇다 할 특별한 인상이 있거나 특출나게 돋보이는 그런 여성이 아닙니다.

성장 과정은 아주 특별해 보이지만 선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비교적 행복하게 성장하죠.

직업도 없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도 아니고 큰 연애를 한 것도 아니며, 뭔가를 크게 사고를 친다거나 뭔가를 남긴 것도 없습니다. 묻혀가는 정말 지극히 평범한 지나가다가도 부딫혀서 만날 수 있는 흔한 1人입니다.

후기를 보면 이 소설은 "유연한 페미니즘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고 있지만, 과연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 아무것도 성취한 것도 없는 큰 세계로 나올 수 없었던 주인공 데이지의 인생이 너무 잔잔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큰 연애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나름 큰 모험이고 도박이기도 했던 바커와의 재회는 그녀에겐 큰 사건이자 역사였습니다.

아이를 낳고 그림 같은 행복한 가정을 만들던 시기에, 그 후 남편을 잃은 후에 '미세스 그린 샘'라고 자칭하고, 자신의 정원을 살려 작은 라이터 같은 것도 하고 뜻밖의 재능을 발휘 한 시기. 그 일을 잃은 것과 갱년기와 겹쳐 우울증에 빠진 최악의시기. 아이가 성장하여 혼자가 되어 플로리다로 이주한시기. 그리고 병이 들어서 몸이 자유롭게 말을 듣지 않는 '노인'이 되어버린 시기.

데이지가 경험하는 것은 누구나 흔히 일생을 살다보면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특별할거 없는 일반적인 것들이죠. 그렇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다고 하죠.

노인이 되어 신체가 내 맘같이 자유롭게 말을 듣지 않게 되어 입원하여 아파서 한심하고 실망에 좌절감이 들게 되지만, 어떻게 든 몸을 움직여서 이 글을 일기에 기록을 하죠. 흔히 보통은 몸이 자유롭고 건강해도 일기를 기록을 남기기도 쉽지 않은데 그렇게 꾸준히 그리고 입원하여 몸이 부자유스러운 상황에도 일기를 기록한다는 것은 쉬운 일반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이 굉장히 대단하고 대견스럽고 놀라웠습니다.

작품을 읽다보면 간간히 훌륭하고 좋은 문장이나 문구가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고 기억에 남는 것은

‘행복은 우리의 벽난로 앞에서 자라는 것이며, 타인의 정원에서 따는 것은 아니다.’

호텔이나 휴게소와 같은 화장실벽면 같은 그런 흔히 볼 수 있는 곳에 자주 볼 수 있는 문구이지만 그런 쉬운 것들을 쉽게 할 수 없기에 더 안타깝고 그런 문구에 깊은 울림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한 여인의 일대기를 통한 인생과 그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평범한 여인의 인대기를 적어놓은 자신의 일기를 통해서 보여주는 깊은 울림이 있는 묵직하고 단단한 <스톤 다이어리>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