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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성경다음으로 미국문학과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 책입니다. 예전에 느낌표라는 프로그램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에서 소개가 되어서 큰 인기와 열풍을 일으킨 작품으로도 유명한 작품이죠. 500page가 넘는 두께에 부담은 되었지만 책 내용만 괜찮다면 page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정말 인종차별과 그의 어른들의 모순과 부조리를 바라보는 어린이의 시선에서 깨닫고 성장해가는 성장소설로 이보다 더 훌륭한 소설이 있을까 싶은 최고의 고전이자 명작이죠.
책 제목인 앵무새 죽이기라는 말만 들어도 참으로 끔찍하게 들린다. 실제 Mockingbird는 앵무새는 아니라고 합니다. 미국 남부에 사는 개똥쥐바귀인데 그 새 역시 인간의 말을 따라할 줄 알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앵무새라는 말로 대체했다고 하기에 꼭 원제를 표지에 같이 써 놓은 것은 그걸 알리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은 책이라고 하죠. 별의 별 분야에서 순위를 매긴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그런 찬사를 받을만한 가치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읽고 난 다음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역시나 책의 분량은 엄청납니다. 예전엔 나온 것도 분량이 어마 무시 했지만 이번에도 새로 나온 열린 책들 판도 만만치 않죠. 하지만 200p정도 참고 인내심을 갖고 읽다 보면 그 후 나머지 300여 페이지는 쭉쭉 읽어나가게 되는 엄청난 긴장감과 가속도가 붙어서 금방 읽게 됩니다.
톰 로빈슨이라는 남자를 그리워하던 봅 이웰의 딸이 아버지에게 이 장면을 들켜 실패하자 톰 로빈슨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하고 너무도 톰 로빈슨의 무죄가 뻔한데도 배심원들은 결국 이 흑인에게 유죄 즉 사형을 선고하죠. 이 과정을 톰의 변호사인 에티커스의 자녀들이 지켜보면서 어른들의 편견을 형상화시키는 것이 이 소설의 큰 줄기이자 기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의 전체 비중중에 줄거리가 너무 짧았나싶지만 줄거리가 궁금하면 꼭 읽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부 래들리에 대한 아이들의 편견 그리고 톰 로빈슨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이 일부와 이부에서 묘하게 대립되어 있죠. 아이들의 편견은 아직 다른 사람 입장에 서 본적이 없는 아이들이 자신과 다름을 참아내지 못하고 부 래들리를 괴롭히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톰 로빈슨 즉 흑인에 대한 편견을 보고 부 래들리에 대한 자신들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그의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게 되는 성장소설입니다.
우선 화자인 7살에서 10살로 커가던 스카웃과 12살에서 15살로 즉 사춘기를 겪게 되는 화자의 오빠의 성장에 따른 생각의 변화들이 우리에게 제시됩니다. 그들의 3년 동안의 정신적인 성숙은 오히려 메이콤 주민들의 정신연령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죠. 그것은 이들의 아버지 에티커스의 노력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듭니다. 물론 자신들의 관념에 맞춰 넣으려는 고모가 있지만 결국 고모도 이들의 이런 성숙을 막지는 못하죠.
어찌보면 스카웃이라는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본 시골마을과 이웃주민들의 모습, 인종차별로 간략히 요약이 된다. 하지만 깊게보면 스카웃과 그녀의 오빠인 젬의 성장소설로 점점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성장소설입니다.
아이들이 장난삼아 앵무새 사냥을 하는것을 보고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변호사인 핀치는 죄없는 앵무새를 죽이는것은 나쁜행동이라고 일깨워주면서, 앵무새는 인종차별적인 편견에 의해 누명을 쓴 채 끝내 죽음을 당하고야 마는 로빈슨 같은 힘없는 유색인종이나 소외받는 가난한 사람 같은 죄없는 타자(他者)의 상징이죠. 죄 없이 죽은 톰로빈스도 힘없는 한 마리의 앵무새였으니까요. 더 이상의 죄없는 앵무새의 죽음이 일어나지 않아야한다.
우리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않는 무고한 사람이 왜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고 죽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것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왜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사랑을 받는 지 최고의 작품으로 오랜시간을 부동의 1위로 남아있는지 다시한번 알게 해 준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