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선 : 사랑스런 추억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7
윤동주 지음 / 아티초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가슴속에서 뜨겁고 슬픈 애환과 깊은 울림을 주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 <사랑스런 추억>입니다. 보통 그의 시집이라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인데 이 시집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며 사랑과 슬픔과 애환 등 깊은 울림을 안겨준 대표적인 시들로 묶은 시집이죠.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그에 대해선 지금도 꾸준히 연구중이며 그의 죽음엔 너무 일찍 진 꽃과 같아서 안타까움과 미안함, 그리고 슬픔이 넘치지만 그럼에도 그런 시대적 아픔의 시기에 그가 남긴 것은 너무도 아름답기에 그를 칭할 때 앞에 아름다운이란 수식어가 붙는지도 모릅니다. 그의 시와 그를 알아가는 중에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를 우리 한국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이 사랑을 받는 시인지만 일본열도에서도 그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울 정도였죠. 침략국이던 일본에서 그가 재평가 받고 그를 사랑하고 추모하는 열기가 엄청나다니! 아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그의 대표시인 <서시>가 일본의 <안녕, 쿠로>라는 영화에서 영화말미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일본어로 번역된 상태로 그의 시를 조사로 낭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분명 기뻐해야할 부분이지만 만감이 교차되면서 거북하게 느껴지던 건 왜일까... 아무래도 다른 나라도 아닌 이런 역사문제와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시라는 이유로 윤동주의 시가 침략국인 일본에서 그런 식으로 이용된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싶어서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일본에서도 그렇게 열광하고 좋아하는 윤동주의 시는 너무 아름답습니다. 어렵거나 심오하거나 그런 부분이 없음에도 그의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울림을 안겨주죠. 가장 대표적인 <서시>는 말할 것도 없고 <참회록>, <십자가>, <별 헤는 밤>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그의 시 중에서 이 <사랑스런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시집은 제목이 윤동주의 시 중에 하나입니다.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東京)교외 어는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은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왜 이 시를 이제야 눈여겨 보겨 된 것일까 그간 시집을 많이 넘겨보고 봐 왔지만 아무래도 대표적이고 눈에 띄는 시만 바라보고 봐 와서 그랬는지 이 시를 이제야 깊이 보게 되면서 아! 이 시가 제목으로 쓰인 이유가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죠.

서울의 어느 조그만 정거장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다림이 담겨 있고, 차가운 언덕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과 그리움이 담긴 공간을 뜻하면서 기차를 기다리는 행위가 곧 희망과 사랑으로 당시의 이 나라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통, 그리고 미래 해방에 대한 기다림과 희망이 고스란히 담긴 이 시를 보면서 과연 윤동의 시답고 이렇게 아름답게 쓰인 시를 그 어린 나이에 썼다는 것에 새삼 놀랍지 않을 수 없었죠.

이런 시 뿐만이 아닌 그가 북간도 부근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며 아이들을 위한 잡지와 글들을 썼다는 것은 이미 문익환목사나 지인들을 통해서 알려진 사실로 그런 그의 아이들을 위한 동시같은 시도 눈에 띄는 시입니다.

 

 

만돌이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봇대 있는 데서

돌재기 다섯 개를 주웠습니다.

 

전봇대를 겨누고

돌 첫 개를 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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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째 뿌렸습니다.

----- 아뿔사 -----

 

세 개째 뿌렸습니다.

------ -----

 

네 개째 뿌렸습니다.

----- 아뿔싸 -----

 

다섯 개째 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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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에 세 개 ... ...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문제에. 세 문제만 하

손꼽아 구구를 하여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 차러 가자.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 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십 점을 맞았을까요.

 

정말 앞으로 전봇대를 보면 이 시가 많이 생각이 날거 같습니다. 많은 문인들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로 윤동주의 시를 선택하였다는데 윤동주의 시에는 이와 같은 동시 같은 시가 아주 많이 있고 합니다. 아이들의 그 마음이 잘 들어가 있고 시인의 아이다운 날카로운 관찰들도 엿보이며 그의 순수한 마음. 정서가 잘 녹아있어서 많이들 아이와 함께한 이런 동시와 시들을 꼽을 때 윤동주를 많이 꼽는 다고 하죠. 일예로 웃긴 것은 이런 문예창작과 잡지등을 내 놓고 활동을 하던 때 좌절을 안기고 다시는 시를 짖지 않도록 굴욕을 안긴 사람 또한 윤동주 시인이라고 하죠. 바로 시인의 친구인 문익환 목사인데 목사가 어느날 야심차게 심혈을 기울여서 시를 짓고 윤동주에게 가져다 줬는데 윤동주가 이것도 시냐?’라며 굴욕을 안겨서 다시는 문익환 목사가 시를 짓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도 있죠. 아무튼 시와 글에 있어선 친구라도 얄짤없이 냉정한 모습을 보인 윤동주 시인. 시대의 아픔 속에서 그의 친구들과 방향과 방식은 달랐어도 목표는 같았던 그 희망을 품고 장렬히 산화하듯 이 세상을 너무 이른 나이에 떠난 윤동주 시인 그런 그가 그렇게 안타깝고 일찍 죽었어도 그가 남긴 것은 너무도 아픔답고 깊이 와 닿기에 그는 죽은 것이 아닌 영원히 우리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시대가 흐르고 시간이 지나도 영원히 살아 숨쉬는 그의 시, 한국을 넘어서 일본인들에게 까지 사랑받는 시를 남긴 아름다운 청년 윤동주의 그의 시집은 글과 시가 남아있는 한 영원히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서 깊고 뜨거운 울림과 사랑을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또한 이런 아름답고 멋진 시집을 선물해 주신 아티초크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렇게 비오는 날 한번 윤동주의 사랑의 시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떤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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