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작가의 신작 <트렁크>입니다.

내놓는 작품마다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에 날카로운 도전을 하시는 작가의 이번 주제는 바로 결혼입니다. 요즘 현대인들에게 차츰 퇴색되고 흐려지는 사랑과 결혼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질문하게 하는 소설이죠.

 

결혼정보업체(NM)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계약결혼 생활을 해주는 필드와이프(FW)로 일하는 스물아홉살의 노인지라는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네 번의 계약결혼을 하고 또다른 회원인 한 남성으로부터 재결합 요청을 받아 다섯번째 계약결혼을 하게 되죠. 무엇을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는 정말 거의 동거형식의 평온한 계약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인지 앞에 엄태성이라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엄태성은 보여지는 이미지완 달리 무척 뒤가 구린 구석이 있는 남자로 그런 그에겐 아무리 찍어도 넘어오지 않는 인지가 정복해야 할 도전대상이 되어서 끊임없이 떡을 가져다가 집요하게 인지에게 대쉬하죠. 이유는 왜 내가 싫으냐입니다. 이정도 되면 거의 스토커에 병이죠.

결국, 그는 계약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인지와 회원의 집에까지 나타나 결국은 NM의 보안업체 직원들에게 끌려가서 겉으로 보이기엔 차밭인 요양원에 끌려가 말로 담을 수 없는 고초를 겪게되죠. 그런 그의 행방이 궁금하고 마음에 죄책감이 느껴지던 인지는 남편에게 부탁해서 그곳에서 꺼내와 구해주고 보내줍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이성남자와의 결혼을 부모의 반대로 깨지고, 고교절친인 시정을 통해서 알게 된 혜영의 죽음에 대한 인지, 혜영, 시정의 당시의 보통을 넘었던 서로에 대한 관계 등 그리고 계약마지막 날 계약남편을 통해서 알게된 재계약의 이유 등. 결국 승진통보를 받았지만 인지는 NM에서의 생활을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사표를 제출하고 시정과 밥을 먹으며 앞으로의 일에대해서 등 얘기를 하기로 하다가 초인종 소리를 듣고 문을 여니 엄태성의 떡과 메모를 보게 되죠. ‘그러니 나는 그게 알고 싶은거야 왜 내가 싫은 건지.’ 그러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파격적이면 파격적인 이 작품은 이제는 많이 흐려지고 퇴색되어가는 결혼에 대해서 그리고 사라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변한 사랑에 대한 이미지에 날카로운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사랑의 완성이 결혼인지, 그리고 그런 남이 다 하는 결혼이 과연 행복의 결정체인지.

확실히 파격적인 작품으로 읽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 체 읽어나간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왜이리 와닿지 않는 아니 낯선 내용의 공감이 가기 힘들던 작품이였습니다. 그러나 확실한건 읽으면서 씁쓸함을 금치못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었죠. 소설과 작품은 시대를 반영한다고 하던가요? 이런 추세와 분위기가 있고 이런 계약적 생활과 결혼 등 이런게 있으니 작품으로 나오게 된 것이 아닌지 직장구하기 힘든 요즘같은 시대에 월급을 받고 돈준다면 이런 생활도 이런 일도 할 수 있는 시대에 계약적 동거형식의 결혼생활은 낯설지 않은 흔한 일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서로가 윈윈이라면 가능한 생활이 된 요즘이 되어가고 있는 듯해서 읽으면서 큰 공감보단 거북한 씁쓸함을 느낀 김려령작가의 <트렁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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