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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평점 :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오다 나오미는 취직한지 7년이 되어가는데 희망한 부서에도 가지 못하고 부유층들을 상대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게 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사이동도 가망이 없어보이고 어느덧 회사에서 기계적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죠. 그러던 어느 날, 옛날부터의 친구 카나코가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혼도 무리 부모에게도 상담 할 수 없다는 카나코의 말을 듣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심한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보고 자란 나오미에게 살인충동이 크게 팽창하기 시작하지만 과연 절대적으로 경찰에 발각되고 살인은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인지. 마침내 금단의 한 걸음을 내딪기 시작한 2명에게는 뜻밖의 사태가 기다리고 있었다 .......
궁지에 몰린 여자들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완전범죄를 목표로 한 장편 서스펜스 소설입니다. 주인공 두 사람은 물론, 사건의 열쇠를 쥐고 백화점 여성 중국인 고객과 가나코 남편의 여동생 등 등장하는 여자들의 힘은 가히 압도적이죠. 읽는 이로 하여금 공범이 된 듯한 기분에 빠트린 정도로 이야기 속에 단번에 끌어당기는 묘한 마력이 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입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대체적으로 마지막에 구원이 없는 현대사회의 어둠이라는 어두운 부분을 들어내고 있는 느낌이 들어 좋아한다. 그래서 이 최신작인 <나오미와 가나코>도 같은 전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읽어 보았죠.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파멸을 향해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듯한 정취가 있는 사회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친구를 구하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생각이 살인까지 가는 극단적인 발상이 의외의 뜻밖의 전개 같아서 좀 과장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상관없는 엄밀히 따지면 친구이지만 남의 이야기인데.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묘하게 친구를 부추기는 듯한 기분도 들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계획은 세우는데 실행은 자신이 아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빠져나간다. 꼭 어느 집단이 모이면 이런 부류의 사람이 꼭 있죠. 저질러 놓고 수습은 못하고 쏙 빠지는 타입. 어디에나 꼭 있는 타입이죠. 가나코는 결국 이런 사람에게 휘둘려 버리게 되는 거죠.
제목대로이 소설의 주인공은 두 여자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에도 강한척하고 리더 격인 모습을 모인 나오미, 한편, 조금 약해보이고 살인까지 할 생각이 없었던 카나코. 그것이 살인 후 서서히 심리가 바뀌어 전세가 역전되죠. 카나코가 더 묵직하고 담대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나오미는 조급해 하고 불안해 하면서 조금씩 성격이 바뀌어 역할 분담까지 변해가는 두 사람. 역시 사람은 큰일을 겪어봐야 자신을 그리고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두 사람을 쫓고 파해지는 사람도 역시 여자입니다. 역시 여자의 집념은 무서운 것 같습니다.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계획은 보는 관점에 따라 어느 측면에서 보면 여러 가지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계획에 우연을 가장한 기회를 옆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이 계획을 짜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일로 사람을 죽이고 도망가자. 읽으면서 느껴지던 것은 혹시 나오미는 가나코를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사랑했던 것이 아닌지... 앞으로 가나코와 평생 죄를 짊어지고 도피생활을 하면서 인생을 보내고 싶을 만큼. 그렇게 생각하면 왜 카나코 위해 나오미가 거기까지 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들죠.
아무튼 여러보로 보나 군더더기 없는 복선과 마지막 결말,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정말 여러모로 오쿠다 히데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최고의 작가임엔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벌써 이 작품이 드라마화로 결정이 났다는데 나중에 방송되면 꼭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오늘날 현대사화의 현주소를 날카롭고 적나라하게 잘 지적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이번 신작 정말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