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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평점 :

<Me before you>에서 사랑속에서 삶과 죽음이란 묵직한 주제를 녹여내는 비상한 재주를 선보였던 저널리스트 출신인 조조 모예스의 신작 <원 플러스 원>은 사랑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이고 소중한 가족애를 다룬 작품입니다. 국내에선 2번째 작품이지만 실은 작가에겐 한 10번째 작품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작가의 이전 작품들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사도우미, 바텐더, 청소부 등 잡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일해 나가는 싱글맘 제스는 별거 중인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니키와 10대 시절 낳은 딸인 수학 천재 탠지를 키우고 있는 슈퍼우먼입니다. 늘 ‘다 잘 될 거야’를 입에 달고 살지만 현실은 그렇게 밝거나 희망적이진 않으며 너무도 힘들고 벅차게 보이는 것이 현실이자 사실입니다.
그리고 나 이외의 것들을 사랑해본 적이 없는 젊고 유능한 남자 에드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시골을 찾아 갔다가 제스네 가족의 여정에 합류하게 되면서 에드와 제스, 서로 다른 이력과 환경에 처한 두 주인공은 서로를 겪어가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변화해가며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고 조각이 모여서 한폭의 아름다운 예술을 보이 듯이 아름다운 사랑의 기적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청소부이만 결코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는 유쾌한 20대 싱글맘인 제스는 형편도 어려우면서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소년을 아들로 키우며, 그것도 사실상 이혼 상태인 남편이 다른 여자와 낳은 아이를 키웁니다. 하지만 가난한 그녀 싱글맘은 이내 돈 많고 유능한 남자와 로맨스에 빠지면서 결국 두 사람은 사랑으로 새로운 가정을 일구어 나가게 된다는 약간은 억지스러울지 모르지만 근래의 한국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의 외국판 가족의 기적을 다룬 얼마전 종영한 ‘연민정’과 막장을 뺀 ‘왔다 장보리’를 보는 듯 한 따스한 가족애만 있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준 작품입니다.
탠지의 수학 재능을 알아본 명문학교에서 입학을 제안하지만 비싼 학비를 감당하기 어렵던 찰나에 제스는 탠지를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시켜 우승상금 5000파운드로 학비를 해결하기로 결심합니다. 고물 승용차를 타고 영국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기업 내부정보를 누설했다가 교도소에 갈 위기에 처한 남자 에드가 합류하면서 로드무비가 펼치게 됩니다. 가족이란 주제를 오글거림 없이 감동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의 내공이 무엇보다도 상당해서 많은 빛을 발하게 됩니다.
단 하루의 여정이 될 줄 알았던 주인공들의 여행속에서 갑작스러운 문제들이 쉴 새 없이 터지면서 점점 길어지게 되는데 자그마한 소형 승용차 안이라는 공간에서 제스와 탠지, 니키, 에드 그리고 덩치 큰 개 노먼이 구겨 타고 영국의 남북을 종단하는 긴 여정 속에서 그 다섯명(4명에 한 마리의 개)의 동행인들은 끊임없이 간섭하고 부딪치고 끌리고 튕겨나가곤 하면서 투닥거리지만 이내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남들보다 뒤처진 기분이 든다는 자책 대신 10대 소년이 꾸덕꾸덕하게 만든 수건을 보며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시시콜콜 알게 되어 간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리고 조금씩 서로를 변화시키면서 찢겨져 있던 조각 천들이 모여 아름다운 '퀼트'를 이루듯, 저마다 나름의 상처를 부여안고 힘겨워하던 등장인물들이 한데 모여 이뤄내는 아름다운 '무늬'는 읽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다는 것을 읽다보면 뜨겁게 느끼게 됩니다.
<미 비포 유>에서도 느끼던 따스함을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느낄 수 있어서 너무도 좋았고 이번작품이 작가에겐 2번째 작품이 아닌 한 10번째 작품이라는데 살림출판사에서 이전에 쓴 작품들도 출간해 주었으면 너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정말 추운 겨울에 잊고 있던 가족애를 다시금 상기시키며 일깨워준 작품같아서 너무도 좋았으며 역시 조조 모예스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 정말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