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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랄린 폴의 <벌>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책에서 벌집은 신분에 따라 역할과 능력의 한계가 정해지는 세계이며, 재개발이 예정된 오래된 과수원의 한 벌집, 최하층 신분의 청소병 일벌 플로라 ‘717’은 운명을 벗어나려고 하죠. 플로라 일족은 벙어리에 청소와 뒤처리 임무를 맡는 못생긴 종족인데 작가는 인간사회의 축소판 같은 벌집 속 금기와 모험, 계급과 권력, 광기와 사랑 등을 매우 놀라울 정도로 엄청난 필력으로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마치 예전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ANTS>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같이 엄청난 상상력과 재미와 충격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여서 무척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작품이였습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주말 북섹션의 커버를 장식할만큼 큰 관심과 찬사를 받은 소설이자 믿기 힘들지만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철저한 계급사회인 벌의 세계에서 최하층의 일벌로 태어난 암컷벌 한 마리의 모험과 투쟁을 마치 모험소설같이 아주 흥미진지하게 그려나가고 있으며, 철저한 통제와 계급으로 이루어진 벌의 세계에서 금단의 몸과 욕망, 재능을 갖고 태어나 운명을 거스르려 했던 한 일벌의 일생을 통해 비관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아주 놀라울 정도로 충격적으로 풍자하고 있습니다.
욕망은 죄악이며 기형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벌집. 허영과 나태, 질문은 금지된 세계. ‘수용하고 순종하고 봉사하라’는 가르침만이 유일한 곳. 그곳에서 최하층 신분인 청소병 일별 ‘플로라 717’이 태어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플로라 717은 못생기고 몸집이 과도하게 크며 청소병 일벌에겐 허용되지 않는 감지력과 후각, 그리고 발성 능력을 가졌는데, ‘기형’과 금단의 자질을 가진 플로라 717은 벌집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벌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었죠.
벌집은 유일하게 생식할 수 있는 여왕벌을 꼭지점으로, 규율과 처벌, 통치를 담당하는 사제벌과 경찰벌, 짝짓는 일에만 열중하고 놀고 먹는 게으른 수펄. 평생 일에 매달리다 결국은 버려지는 일벌 등으로 구성된 세계. 추위와 식량 부족으로 벌집이 위기에 처하자 사제벌들은 벌들의 타락에 대한 심판이라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일벌들의 희생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죠. 그러던 와중에 플로라 717은 마지막 금기에 도전한다. 바로 여왕벌에게만 유일하게 허용된 생식을 하게 된 것이다. 몰래 알을 낳게 된 것이다.
랄린 폴은 한 일벌이 펼치는 모험과 여정 속에 벌의 생태계를 정교하게 축조하고, 페미니즘과 환경문제, 인간의 본성, 계급 사회의 묵시록을 탁월하게 담아가고 있으며, 이 놀라울 정도로 독특한 상상력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는 소설 <THE BEES>. 모든 지위와 역할이 고정된 암울한 벌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용기와 사랑에 대한 이 이야기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