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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에서 라틴 어와 그리스어를 가르켰고 그런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좋아했지만 정년퇴임을 고대한 에밀, 정년퇴임을 하자마자 호젓하게 살고자는 욕망으로 시골에 쥘리에트와 함께 내려가 살게 됩니다.
그리고 잠시의 행복 후, 오후 네시마다 찾아와 6시까지 말없이 앉아있는 손님으로 인해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괴로워하죠.
그에게선 예/아니요 이외의 말들을 얻어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로, 그 짧은 대답조차 50초의 긴 시간이 흐른뒤에나 들을 수 있어서 무척 힘들어 합니다.
호젓이 살고 싶은 이 부부는 결국 이 낯선 손님의 방문을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쉽지만은 않아서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고 머리 아파하죠.
여기 까지만 본다면 코메디의 주제처럼 매우 유쾌한 사건(?) 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에밀이나, 에밀에게 동화된 읽는 이로서는 왜 이 낯선 손님이 오후 네시에 항상 찾아와서 말도없이 있어야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죠.
사이가 좋고 서로 신뢰하던 부부, 항상 바른 일만 해오던 부부가 낯선 이웃으로 인해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부터 이 책의 작가가 독자들에게 유쾌한 시트콤적 상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란 것을 어렵풋이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그 두 부부는 감정의 종말을 향해 치닫게 되고 거기에서 부부는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다.
무척 재미있게 읽어 나가게 된 작품인 아멜리 노통브의 <오후 네시>. 아직 다 이해하지는 못한게 아쉽긴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제일 깊게 생각하게 된 것은 저의 개인적인 핫 이슈인 "대화"입니다. 대화의 단절은 서로에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상대방을 골로 가게 하거나 미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책입니다.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지 못한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상대방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이 혹시 너무 나를 위한 것만은 아닌지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
아멜리 노통브는 한국에서는 이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작가로서 굳게 자리매김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이죠. 아멜리 노통브의 책은 알 수 없는 흡입력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죠. 그래서 더욱 그녀의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멜리 노통브는 약간 기이한 소재를 가지고 자신만의 촌철살인의 대화로 책을 끝까지 이어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으며 그녀의 대표작이자 파리 프르미에르상 수상작인 이 기이한 소재에 마력같은 흡입력을 겸비한 노통브의 <오후 네시>, 아직 아멜리 노통브를 모르거나 읽어보지 않은 분들에게 꼭 읽어보길 바라는 좋을 작품입니다.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