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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의 계절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바버라 킹솔버 지음, 이재경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오렌지문학상과 미국 국가인문학 훈장을 수상했으며, 리더스다이제스트 선정 되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반열에 오른 작가 바버라 킹솔버. ‘콩나무’, ‘포이즌우드 바이블’, ‘작은경이’ 등 지난 작품들을 통해 인간 공동체와 자연환경 사이의 상호작용과 생존역할을 감동적으로 그려왔다 합니다.
작가가 2000년에 발표한 다섯 번째 소설인 <본능의 계절>은 세 여성의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의 원초적 본능을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에선 작열하는 태양빛 속에서 무성하게 번식하는 생육의 계절인 여름을 무대로 인간의 본능, 생명 인식, 그리고 내재된 야생성을 일깨우고 있으며 동시에 여름을 즐기고, 견디고, 극복해 나가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섭리와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성, 그리고 세 여성을 통한 강인한 여성성을 목도하게 끔 합니다.
자연 속에서 은둔하는 세 여자가 각자 맞이한 뜨거운 여름과 사랑, 섹스를 그리고 있는 <본능의 계절>은 달과 같은 주기로 움직이는 여자, 그리고 하늘과 섹스하려고 아우성인 남자들 무리. 무성한 생육의 계절, 작열하는 태양을 견디는 강인한 여성성과 상호의존 할 수 밖에 없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소설을 통해서 보여주며 총 3개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다뤄지고 있는 이 책은 자연의 생태와 인간과의 관계를 기존의 다른 책들보다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디아나의 이야기인 ‘포식자들’은 인간들 틈 속의 삶에 지친 나머지 이혼하고 산림감시원이 된 디아나는 멸종되다시피 한 코요테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홀로 산에 기거하며 사는 40후반에 들어선 여인입니다. 각종 사냥대회의 상금이 걸린 대회에 참여하고자 숲 속에 들어선 28세의 에디 본도를 본 순간 둘 사이엔 긴장감과 남, 녀간의 불꽃튀는 섹스에 심취하게 되고, 이후 걷잡을 수없는 고민에 쌓이게 되죠.
두 번째는 루사 이야기인 ‘나방의 사랑’은 대도시의 곤충학자라는 학문적 성과와 연구지원도 과감히 포기하고 농촌후계자인 콜과 사랑에 빠져 그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내려와 살지만 윗 시누이들의 경계와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은 콜을 보내고 홀로 남아 젊은 과부로서 어떻게 이 농장을 꾸려 나갈지 고민에 쌓이는 여인입니다.
세 번째 내니 이야기인 ‘옛날 밤나무’ 이웃인 괴팍하고 전직 교사 출신인 워커씨의 살충제 활용 방식을 반대하며 오직 자연적인 무 살충제 방식의 사과를 재배해 파는, 자연에 대한 이해와 섭리를 십분 활용해 생활해 나가는 노인입니다.
이 뚜렷하고 개성있고 사연있는 세 여인의 삶의 방식을 통해 이야기는 진행되어 갑니다.
서로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세 여인의 당찬 인생을 가꾸는 삶은 결국 서로가 관계가 있음을 연결되게 하는 작가의 서술이 대 자연을 배경을 넓게 펼쳐지며, 피라미드 구성상 가장 최상위에 해당하는 포식자들을 대표한 코요테의 생존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디아나와 에디간의 대화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에게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음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야. 혼자만 있는 세상 같은 건 없어. 그 동물도 살아 있었으면 중요한 일을 했을 놈이야. 많은 것을 먹어치우고,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말이야. 거기 총을 겨누는 건 그물처럼 연결돼 있는 것에 구멍을 내는 것과 같아. 그것들이 모두 너의 적일 수는 없어. 그렇게 얽혀 있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너니까." (p. 521)
나방의 하루살이식의 치열한 삶에 대한 존경과 이를 통해서 농부의 아내로서 점차 삶의 터전을 이해하고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도전하는 루사, 서로의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택하는 내니와 워커간의 공존방식도 저자의 의도처럼 인간의 시선에만 잣대로 자연을 볼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서로 상호관계를 통한 보다 합리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이들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혼자라는 것은 인간의 짐작에 불과하다. 조용한 걸음 하나하나가 발밑의 딱정벌레에게는 천둥이다. 감지도 안 될 만큼 미세한 거미줄의 움직임 하나가 짝과 짝을 연결하기도 하고, 포식자를 먹이에 인도하기도 한다. 모든 것의 시작이 되기도 하고 끝이 되기도 한다. 모든 선택이 선택당한 쪽에게는 천지개벽이다.” (p. 713)
미국 남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소도시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식물군과 동물군의 형태와 끈질긴 삶의 모습을 통해 결국 혼자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호협조의 인간과 대 자연간의 모색이 필요함을 700여 페이지가 넘는 많은 분량 속에 한껏 자연이 주는 소중함과 멋을 느끼게 해 준 정말 의미있고 뜻 깊었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