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모른다 - 사랑도, 일도, 삶도 무엇 하나 내 편이지 않은...
류여해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현명한 그녀들에게 보내는, 세상을 바꾸는 1%의 팁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당연시했던, 참았던, 화가 나도 어쩔 수 없었던 경험들은 다 있습니다.

“다음달에 결혼하는데 아직도 청첩장을 회사에 못 돌렸어요. 요즘 인사이동 시기거든요….”

“주변에 아이 키우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하지만 이직할 때 어려움을 겪을까봐 아이를 갖는 게 쉽게 내키지 않더라고요.”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직장 내 현실입니다. 겉보기에 성차별은 거의 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역차별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쉽게 알게 되죠.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한 관계임에도 여성이 약자가 되어야 하는 시대착오적인 법, 사회의 편견, 제도 등을 다루며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법의 정의처럼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약자를 보호하고 공명정대할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고 하죠. 현실의 법은 약자가 아닌 강자의 편에 설뿐더러,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 당하는 것은 언제나 소수(약자, 피해자)인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더욱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갖는 편견, 불합리함이 단순히 오래된 관습처럼 여성은 법에서부터 철저히 차별받고 있으며 우리가 직접 이 불합리함을 알아서 바꿔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죠.

 

방송에서도 많은 활약을 하면서 때론 독설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많이 알려진 여성 법률 전문가인 류여해 교수가 이 부분에서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 합니다. 교수의 3번째 저작이자 이번 신간인 <그녀는 모른다>는 여성의 삶에 가장 맞닿아 있는 가깝고도 불합리한 법을 다양한 사례와 실제 고민, 저자의 경험 등을 접목시켜 재미있고도 쉽게 와 닿으며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마치 인터넷 게시판의 고민사연들을 읽듯 책을 읽으며 법에 대한 상식과 세상을 보는 지평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아주 친절한 법률관련 지침서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전에 <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상식 안의 법 상식 밖의 법> 등의 책을 통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필수 법률 지식을 쉽게 풀어낸 류교수가 이제 <그녀는 모른다>라는 책을 통해 여성들이 꼭 알아야 할, 바꿔야 할 법률과 세상사들을 들려주면서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들이 겪는 아픔에 공감하고, 법률 전문가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 빼곡히 담겨있어서 여성이라면 한번은 꼭 읽어봐야할 언니의 사회와 인생의 선배의 독설이자 교훈서라 할 수 있는 책 같습니다.

 

책에서 전하는 가장 대표적인 일예는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의 75%가 20~30대 여성이고, 그 직위는 대부분 평직원이라고 합니다. 또 성희롱 사건 중 절반은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며, 중간관리자 이상이 평직원을 성희롱한 경우가 전체의 80% 이상이라고 합니다. 상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직원을 성희롱하면 이를 공론화하기 무척 힘들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더구나 성희롱은 형법이 아닌 민법의 대상이기 때문에 공론화 후 오히려 보복을 당하기 십상이죠. 그래서 직장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를 ‘추행’이 아닌 ‘희롱’으로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류교수는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호한 성희롱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성추행의 범주 안에 넣어 형법적 개념으로 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류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성이기에 겪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법률적·정서적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또한 현 법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내 이를 공론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생활 법률 지식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구매한 속옷을 환불하는 방법, 피부시술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 방법 등을 꼼꼼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류교수는 자신이 아픈 곳이 많은 사람이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남들보다 못하다고 느껴졌고 그만큼 불안하고 우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나’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음을 절감하고, 스스로 변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고, 이제 법률 전문가로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위 성공한 사람이 됐다고 하죠.

 

그래서일까.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에게 할 말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그녀’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들, 생각하고 고민해 봤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주제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여성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깨알같이 책속에 담아서 읽어주길 바라고 있죠. 오늘날 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법률 지식을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또한 소위 이제는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라고 할 수 있는 류교수의 지금 달리고 있고 이제 달리기를 할 여성들에게 독설아닌 독설과 조언을 해 주고 있는 이 책은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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