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레터 - 인류를 핵전쟁에서 구해낸 43통의 편지
제임스 G. 블라이트.재닛 M. 랭 지음, 박수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여기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쿠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벌어진 외교적 전투의 기록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정리된 아주 혁신적인 프리젠테이션이 나왔습니다.

 

"한 마디 하겠습니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우린 운이 좋았던 겁니다! 핵전쟁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바로 운이 좋아서 입니다! 우리는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모두가 합리적인 개인이었습니다. 케네디는 합리적이었습니다. 흐루시초프도 합리적이었습니다. 카스트로도 합리적이었습니다. 모두가 합리적인 개인이었지만,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런 위험이 오늘날에도 존재합니다.

쿠바 미사일 위기의 중요한 교훈은 이렇습니다. 핵무기가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무한정 결합되면 인류가 파멸을 맞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7.500개의 전략 핵탄두가 존재하는데 이중 2.500개가 15분 비상대기 상태에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의 결정으로 이런 핵무기가 발사되는 것이 옳고 적절할까요?"

- 로버트 맥나마라(케네디 행정부 당시 국방부장관), <전쟁의 안개 Fog of war>중에서 

아마겟돈의 편지, 쿠바 미사일 위기 50주년에 즈음하여 2012년에 출시된 트랜스 미디어 프로젝트입니다. 이것은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위기 동안 뒤에서 워싱턴, 하바나와 모스크바에서 냉전시대의 대표적인 3두 거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바로 이 책의 주인공들인 흐루시쵸프, 케네디 그리고 카스트로 사이에 오고간 43통의 서신들과 성명서들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완벽하게 전달되도록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즉, 43통의 메시지 원본과 그것에 기반을 둔 역사소설이자 장중한 희곡이자 그리고 예술적인 그래픽노블이라고 할 수 있죠.

 

‘핵무기가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무한정 결합되면 인류가 파멸을 맞게 된다는 것입니다.’라는 로버트 맥나마라의 말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핵전쟁이 발발한다는 전제하에 그 상황이 일어나기 이전에 어떤 합리적인 행동을 취해서 그 원하지 않는 재앙으로부터 나와 내 가족, 국민 더 나아가 인류의 파멸을 슬기롭게 해쳐 나갈 수 있느냐는 중대한 숙제를 풀어내야만 하는 험난한 문제가 이 3사람의 판단에 달려있었죠. 

가장 큰 문제가 된 쿠바에 설치된 미사일설치로 인한 발단으로 미국의 피그만 침공이 참담한 실패로 인해 벌어진 출동이 핵전쟁 일보 직전인라는 파국의 벼랑길로 내몰려간 사건의 중심에서 이 세지도자는 난국의 해결을 위해 반대편에 서 있었다하지만 편지의 형태로 또는 핫라인으로 연락을 할 수 밖에 없었죠. 이 책에서 전하려고 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이 지구상에서 다른 사람의 안전에 대한 큰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보호 아래에 있는 국민들 그들의 모든 개개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 지도자에 대한 의제의 첫 번째 항목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도자들이 서로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이야기함으로 그 지도자 개인이 가지고 있던 사실이 아닌 단순한 소문이나 또는 가정을 기반으로 그 자신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정하여 그 설정된 우선순위를 가지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좌부터 이 책의 주인공인 NSK(니키타 세르게이비치 흐루시쵸프), JFK(존F케네디), FC(피델 카스트로)입니다.

 

이 책은 케네디, 흐루시쵸프, 카스트로라는 환경과 사상 이념이 극도로 다른 세 주인공으로 1960년대의 블랙&화이트형식의 만화로 제작되었는데 세계의 운명을 결정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세사람의 서로 자신의 이미지를 너무도 잘 표현해 낸 것 같아서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책은 1번부터 43번까지의 편지들로 핵심 메시지를 요약한 발췌문, 맥락화한 설명 등으로 소개되며 만화형식으로 된 네 개의 ‘막’으로 구성된 희곡을 보게 됩니다. 서막에서는 세 지도자와 정부는 ‘몽유병 환자의 걸음’으로 위기를 향해 걸어가며 결국 예상치 못한 ‘충돌(1막)’이 벌어지고, 위기는 ‘소용돌이(2막)’처럼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면서 최후의 순간 기적적으로 ‘탈출(3막)’에 성공한 세 지도자는 3주간 아슬아슬한 ‘쥐어짜기(4막)’을 통해 상대로부터 양보를 얻으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리고 후기에는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도출된 미래의 ‘희망’에 관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죠. 책의 말미에 케네디가 암살당하자 흐루시초프가 눈물을 흘리는 희곡 한편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두 명의 지도가자 인류의 존속과 평화라는 같은 길을 걸었던 파트너였다는 저자들의 주장이 압축적으로 담긴 메시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케네디가 암살당하고 흐루시쵸프도 쿠바 미사일 위기의 ‘실패’로 권좌에서 쫓겨난 뒤 많은 시간이 흐른 2006년 카스트로는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다 1962년의 악몽을 떠올렸다고 하죠. 그리고 85세의 나이에 스크루지가 친구의 유령이 보낸 크리스마스의 요정들에게 개심하듯이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핵무기를 안고 살아가는 데 따른 위험을 알리는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핵전쟁이 벌어지면 인간의 생존 자체가 부수적 피해가 될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 전쟁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모든 핵무기, 혹은 재래식 무기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시다.” - 2010년 10월 15일 카스트로의 블로그의 내용 중.

 

여전히 우리의 곁에서 전쟁과 음모, 그리고 불완전한 평화의 뉴스 등 나쁜 소식들은 꾸준히 우리의 곁에서 공포를 자아내며 현재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아직 2만 2,000개의 핵무기를 안고 사는 우리에게 이 책은 국제안보에 대한 책임과 오늘날의 한반도 외교상황을 넌지시 비춰주는 듯합니다. 비록 1:1 비교를 할 수는 없겠지만 62년 10월의 쿠바와 오늘날의 한반도는 분명히 여러가지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있죠. 때문에 지난날 핵 위기의 교훈에서 오늘날의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냉전 50주년을 기념하는 아주 의미있고 뜻 깊은 책이라 여겨집니다.

 

“위기의 현장에 제가 있었습니다. 나는 인류의 운명을 위태롭게 한 해 위기에 대처하려고 애를 쓴 직접적인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짐작하거나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1962년 10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런 행운이 없었다면 여러분은 태어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지구가 파괴되어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을 테니까요. 비슷한 일이 오늘 밤 혹은 내년에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핵무기를 가능한 빨리 폐기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로버트 맥나마라의 마지막 강연(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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