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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평점 :

해리홀레시리즈는 노르웨이를 제외한 미국에서도 순서대로 출간되지 않아서 영어판을 거쳐서 읽는 우리나라에서도 완전 뒤죽박죽으로 읽어나가고 있는 상황이죠.
국내에서도 <스노우맨>, <레오파드>, <레드브레스트>, 그리고 이번에 동시에 출간된 <박쥐>, <네메시스> 그리고 내년 출간 예정작인 <바퀴벌레> 이 순서로 나와서 읽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해리홀레 시리즈를 7,8,3,1,4 그리고 2. 이렇게 읽게되는 것이죠.
항상 느끼는 거지만 순서대로 출간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긴 영어권에서도 순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하니....
하긴, <밀레니엄 시리즈>나 <타우누스 시리즈>, <뒤랑 시리즈>, <해리보슈>시리즈도 순서대로가 아닌 뒤죽박죽으로 나와서 읽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죠. 그러다가 인기가 없으면 중도에 더는 내놓질 않아서 많은 독자들이 매우 안타까워하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이죠. 제발 왠만하면 시리즈물은 꾸준히 다 나왔으면 참 좋겠어요.
<박쥐>는 모두가 알다시피 '해리홀레'시리즈 첫번째 작품이자, '요 네스뵈'의 데뷔작이죠.
<스노우맨>을 읽다보면 언급되기도 했던 홀레반장이 '호주'에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사건이 바로 이 <박쥐>편의 스토리입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형사인 '해리홀레'가 오스트레일리아 공항에 도착해서 우여곡절 끝에 입국심사를 마치고 앤드류를 만나면서 장대한 소설이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박쥐는 네메시스에서도 그렇지만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살인사건이 아닙니다.
박쥐에서는 1997년에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해리를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비극적인 역사를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바로 대표적인 주인이 손님에게 쫓겨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이죠. 멀쩡하게 살고 있는 땅에 이방인이 쳐들어와서 '신대륙발견'이라고 하면서 그들을 무기로(제레드 다이아몬드가 말하는 총, 균, 쇠 3가지죠.) 학살하고 내쫓고 미개한 열등인으로 치부하고 그 위에 군림한 유럽인들이처럼 태평양의 호주에서도 같은일이 벌여지고 있었답니다.
'애버리진'은 호주의 원주민들을 말하는데, 호주의 원주민들은 땅의 소유개념이 없답니다.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로지 그들의 신의 소유물에서 자유로이 살았던 거죠. 그래서 떠돌아다니며, 어느 계절에 어떤 식량이 나올지 알고, 궂이 그럴 필요도 없는 유토피아적인 생활을 하면서 마땅히 땅을 소유할 생각이 없는 그들에게 갑자기 유럽인들이 나타나, '여긴 땅주인 없으니, 내가 주인이다'라고 주장하고 그들을 내쫓으니 황당한 거죠.
거기에서 끝나면 좋으련만 유럽우월주의가 엄청난 만행을 저지르는데 그것이 바로 인종정리라는 멋대로 혼혈인들중에서 강제로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를 시켜버리는 ‘도둑맞은 세대들’이라는 것을 낳게 만드는데 저질러만 놨지 그 후폭풍에 대해서 대안도 대책도 없었던 것이죠. 현재 대부분의 '애버리진' 원주민들은 호주에서 인식이 안좋은데, 결국은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
아무튼 호주에서 '노르웨이' 여성인 '잉게르 홀테르'가 강간당한 후 교살된채 발견되고 해리홀레가 노르웨이 대표로 살인사건에 참여했지만, 현지 국장은 그가 자신의 수사에 껴드는것을 원치 않고, 어느단체나 그러듯이 외부인은 즐겁게 휴가나 즐기고 가라고 말을 하죠.
그러나, 우리의 30대 혈기왕성한 해리가 그럴사람도 아니고 앤드류와 함께 죽은 여성의 주위를 캐고 다니면서 당연히 그렇듯이 그녀와 같이 일했던 붉은해파리같은 빨간머리의 미녀 '비르기타'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해리와 앤드류는 피해자 여성의 애인인 에반스 화이트를 용의자로 생각하고 수사를 진행해 나가다가 패싸움에 휘말려 앤드류는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해리와 형사들은 연쇄살인의 범인으로 게이인 오토를 용의자로 지목하게 되고, 그리고 그를 체포하려 가지만 공연 중 잔인하게 토막되어 있는 그의 시체와 사건은 점점 안개속에서 복잡해지고 설상가상 앤드류가 살해당하고 화해후에 해리를 돕기로한 연인인 비르기타마져 범인 유인도중에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혈기왕성한 30대의 <박쥐>에서 보이는 해리는,
기타 다른 작품인 <스노우맨>과 <레오파드>에서 보았던 해리홀레와는 너무도 다른 당신입니다. 술을 반주이상으로 폭주하긴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엿볼 수 있죠.
젊은 그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어설퍼보이는 모습과 내가 알던 그의 모습이 아닌 풋내기 모습이 보여서 신선하면서도 서글퍼지는 이유는 그가 앞으로 더욱 상처받고 망가지게 될 해리의 모습을 알고 그게 보이니까 그런가 봅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과 그게 사실이기에 더욱더 애처롭고 고생문에 입성한 그의 어깨가 쳐져가는게 안타깝고...
나중에 시리즈가 다 출간되면(사이게 이빨빠진 것처럼 비어있는 시리즈들이 출간되면) 순서대로 다시 읽어봐야겟어요. 해리 홀래의 인생역경을 순서대로 읽어나가면 새롭게 와닿는 홀레를 다시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재미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