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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
한경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는 엄마와 아이가 각자 일기 형식으로 일상을 써내려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입니다. 베스트셀러 작사가 한경혜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는 이 소설은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자가 살아가는 이야기이며 부모의 이혼 후 엄마와 둘이 사는 10살 남자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주인공 정완은 이혼 후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아들과 함께 삽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이혼녀라고 하지 않고 룸메이트(아들 태극)가 있는 싱글이라고 합니다. 아들은 1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아빠와 만남을 가지는데, 아빠가 10살 어린 여자와 재혼한 후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것조차 즐겁지가 않죠. 엄마도 빨리 연애해서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막상 엄마가 남자를 만나게 되자 늘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웠던 아이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혼녀에게 갑자기 찾아 온 두 가지 사랑, 열 살 아들의 나름 심각한 사랑, 재혼하고도 아내를 구속하려는 전남편의 이기적인 사랑, 이혼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의 색다른 사랑, 국제결혼한 친구의 자유분방한 사랑, 영리한 친구의 순박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7개월간 쓰여진 엄마와 아들의 일기에 담겨 있습니다.
드라마 원작소설이라는 점과 제목에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똬악!!! 예상대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가독성이 좋아서 금방 휙휙 잘 넘어갔습니다. 드라마로 보는 이 책은 어떨지 무척 궁금하고요. 소설은 이혼녀로 10살된 아들과 둘이 살고 있는 정완의 이야기이며, 일기형식을 빌어서 아들과 그녀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면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들의 여러 빛깔의 사랑과 10살 아들의 나름 심각한 사랑, 그리고 그녀에게 한번에 찾아온 두 남자와의 사랑이야기로 내내 사랑을 이야기 하지만, 신기하게도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삶에서 사랑은 빠질 수 없기 때문일 있지만, 어쩌면 책에 등장하는 7가지의 사랑들이 모두 있을 법한 이야기라 그런지도 모르죠. 처음엔 가볍게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지만, 뒤로 갈수록 은연 중에 생각이 많아지고 책을 덥고 나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지나고 보면 다 지나가게 되어 있는 그저 그런 일인 것을 그때마다 호들갑스럽게 큰 일로 겪어내다 보면 내 심장이 불쌍하고 내 머리가 불쌍해진다.
담담하게, 있어왔던 일처럼 행동하는 것이 나를 위해 좋다. 나는 풍랑을 만나는 순간마다 이보다 더 큰 풍랑이 있다고 다음을 기다린다. 작든 크든 풍랑을 만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풍랑이야라고 달려들어 최후의 힘까지 끌어낼 생각이 없다. 진을 빼면서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P.200)
내 인생이 내 것이라고 해서 함부로 써선 안 되는데... 나는 너무 함부로 쓰는 것 같다. 내 생에게 미안하다. (P.225)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모든 여성들이 ‘엄마’로서의 ‘나’보다 ‘여자’로서의 ‘나’가 우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엄마의 사랑과 연애, 그리고 아이에게 닥친 첫사랑의 열병과 다시 찾아온 또 다른 사랑. 그리고 다른 여러 사랑들... 이 책 덕분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구마구 스쳐지나갔습니다. 각자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스스로 내린거니 해피엔딩이라고 해야겠지만 드라마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책과는 또 다른 결말을 낼지... 궁금합니다. 한번에 몰아서 봐볼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