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양귀비꽃이 연상되는 빨간 꽃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책 표지가 인상적이며, 부제목에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주로 인생의 중반과 후반부를 살고 있는 이들이 가진 고민거리에 대해 스니밍 해답을 주는 방식의 책입니다. 스님은 어떤 해답을 주고 있을까요?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에요.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할 책임도 있고 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자신을 괴롭히면 행복해야 할 내 인생을 내팽개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왜 사느냐’는 질문으로 삶에 시비를 거는 대신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는 것이 삶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쓰는 길입니다. 그것이 내 인생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지닌 주인으로 사는 것이기도 합니다. (P. 17)

 

정말 그렇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저입니다. 정말 중요한 진리인데도 머리로만 알고 있어서 그럴까요. 항상 잊어버리곤 합니다.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해서 내가 바라고 하고 싶은 것 보다는 다른 사람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을 먼저 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가 진정 행복하다면 상관이 없지만, 내가 진정 행복하지 않다면 문제가 아닐까?

 

완전한 행복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베푸는 마음만 내고 기대하는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P. 142)

 

스님은 단지 행복이라고 말하지 않고 왜 완전한 행복이라고 하는 걸까? 완전하지 못한 행복도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완전하지 못한 행복은 무엇이고, 완전한 행복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내 시간을, 내 마음을, 내 정성을, 내 물질을 베풀 때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면 완전하지 못한 행복이고, 기대하는 마음이 없다면 완전한 행복이 아닐까?

베풀면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내 마음 속에서 인정이나 칭찬 또한 보상을 기대하는 마음이 자꾸만 고개를 쳐들기 때문이죠. 인정이나 칭찬 또는 보상이 기대하는 마음에 부응하지 못할 때 때로는 원망하고, 때로는 실망하고, 대로는 미워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님의 글을 마음에 담아두고 노력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완전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도 말이죠.

 

우리의 삶이란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지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흔히 운명론을 말하지만 그 운명도 내 자신이 만듭니다. 어떤 일이 내 생에 주어지는가가 운명이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가 운명입니다. (P. 253)

 

스님은 ‘어떤 태도를 지니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그 일을 하는 태도와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것이 더 중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을 길어 오다가 넘어져서 쏟았을 때, 쏟아진 물을 아까워할 게 아니라 빨리 다시 물을 길으러 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나간 일을 두고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걸 자꾸 연습해야 합니다. (P. 256)

 

스님은 말하고 있습니다. 쏟아진 물을 그저 아까워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이미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가 없으니, 후회해도 자책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빨리 다시 물을 길으러 가야만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었던 것입니다. 나의 실수와 부족함을 알아차리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고 잘하면 된다.’고 다시 나 자신을 몇 번이고 다독이고 힘내면 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닥치든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공부를 해나갈 때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그래야 오늘보다 내일이 더 자유롭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해져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든, 남편이 어떻게 했든, 아내가 어떻게 했든, 자식이 어떻게 했든, 부모가 어떻게 했든 그것은 그들의 인생이고 나는 그 가운데서 나부터 행복해야 합니다. (P.273)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내가 행복해야 내 가족도 내 이웃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아닌 남을 먼저 행복하게 해주면 나도 행복해진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남을 어떻게 행복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행복을 위해서도 나 자신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내 마음 상태를 바라보고 확인을 해야 할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삽입된 그림들은 마치 만만치 않은 삶에 대한 여러 가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사는 우리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다. 바라보면 편치 않은 그림도 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가? 하지만 책을 읽고 덮는 순간 보이는 마지막 그림은 편안하게 느껴진다. 말 그대로 스님의 인생수업을 통해서 작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일까.

 

책을 통해서 만나는 스님의 글들은 화려한 수식어나 미사여구 보다는 담담하고 소박한 느낌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갖가지 고민들에 대해 시원하고 명쾌하게 해결해 줍니다. 그 해결책은 거창하거나 실천하기 어렵다기 보다는 오히려 단순하고 어렵지 않다는 사실에 정말 감탄이 나옵니다. 진리는 복잡하지 않고 평범하고 단순하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공감합니다. 좀 더 인생의 후반부에 진입할 때 쯤 다시 이 책을 펼쳐보면 그때는 또 다른 방식과 느낌으로 와 닿을 것 같아서 다시 읽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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