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안희정의 진심
안희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정치란 민주주의 국가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알려진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은 정치가이기도 했죠.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현실을 보면, 정치가가 과연 그 시대 사람들처럼 존경받고 사랑받는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고매한 사상으로 민중을 이끌어 나가야 할 사람이 바로 정치가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몇몇 잘못된 정치가들 때문에 정치는 흔히 개판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기고 있습니다. 소크라데스는 민주주의를 비판했다고 하죠. 민주주의는 개나 소나 다 정치를 하려드니까 개판이 된다고, 하지만 그가 했던 말 중에 이 말은 정말 와 닿습니다. 정치가 썩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그 말이 사실임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죠. 정치가 국운과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되고 어떻게 뒤흔들고 있는지를 말이죠.

 

민주주의는 정당 정치로 시작됩니다. 이건 프랑스 혁명이후 좌파 우파는 이때부터 생겨나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죠. 우리나라처럼 대통령 집권 하 양당 체제를 선택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야당과 여당의 색깔이 분명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노선과 정책적인 핵심 사항들이 분명해야합니다. 생각의 차이는 다를 수 있지만,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 책의 저자 안희정지사를 통해서 오랜만에 올바른 정치인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야당에 속해있고, 오랫동안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해온 인사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인물로 비쳐집니다. 물론 말만 이렇게 할 수도 있겠죠. 국민이 정치가의 책을 잘 사보지 않는것도 그런 이유가 클 것입니다. 하지만 안희정지사가 지금까지 해온 행보를 보면 스스로 자신의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 이득이 되는 일보다는 소신을 지켜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인생을 통해 완전한 인간의 인생이 어떤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마치 그리스의 철학자들처럼 말이죠. 이 책엔 그가 정치 인생을 살아오면서 억울했던 점, 반성했던 점, 무엇인가 고치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구구절절히 들어있다. 그 가운데에는 2008년 공천 탈락을 하면서 감옥에 간 이력이 있다는 것 만으로 자신을 공천받지 못하게 하려는 정당에 대한 아쉬움과 섭섭함도 표현되어 있었고, 4대강 사업에서 전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자신과 대화를 거절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한 것에 대한 섭섭함도 표현되어 있다. 정치인들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대화를 해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반면, 언론에 헐뜯는 욕만 한다면 철천지 원수가 되고 맙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안희정의 진심이랄까 그게 이 책을 통해 드러나서 뭔가 감동적인 느낌이 들었다. 당시에도 안희정은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었고, 지금에라도 예전의 섭섭함을 잘 풀어 나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노무현대통령과 안지사의 2002년 당시의 대화중에서...

 

크게 기뻐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막상 소식을 전해 들은 노 후보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 다음 이어지는 말은 더욱 뜻밖이었다.

“우리가 지는 게 나은지도 모르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졌을 때 보여주는 행동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더 많은 교훈을 줄 수도 있을 텐데 말이야.”

(2002년 단일화 승리 후 노대통령과 안지사의 통화 中)

 

역사에 평가받는 정치가란, 작은 일 하나하나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적 이상을 향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그런 정치인, 거시적인 정치인, 그런 정치인이 되기를 저도, 안희정지사도, 여당도, 야당도, 그리고 궁극적으론 국민모두가 바라고 그렇게 지금은 한 마음이 되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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