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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구역 소년 ㅣ 오늘의 청소년 문학 6
샐리 가드너 지음, 줄리안 크라우치 그림, 최현빈 옮김 / 다른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편집자님의 세심한 손편지로 감동적으로 받은 의미있게 받아 본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 배경은 무척 암담합니다.
주인공이 있는 마더랜드는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된 7구역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습니다. 집구석에는 쥐가 돌아다니며, 몰래 텔레비전을 고쳐 쓰거나 뒷마당에서 암탉을 기르는 것은 모두 금지되어 있는 상황이죠. 감춰 둔 귀중품으로 암시장에서 끼니를 때울 음식을 구하고, 긴 바지나 설탕 따위를 얻으려고 이웃을 거짓으로 밀고하며, 아이를 여덟 이상 낳은 부부는 싸구려 크롬 시계를 받는 상황입니다. 어찌보면 영화 ‘이퀄리브리엄’이 떠오르기도 하고...
광포한 폭력과 일상적인 감시가 횡행하는 7구역에서 소년 스탠디시는 되도록 멍청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삽니다. 그는 따돌림의 대상이죠. 양쪽 눈의 색깔이 다른 데다(이런 걸 오드아이(Odd Eye)라고 하죠?) 심각한 난독증이 있어 “머리가 없다”는 놀림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다리 기형 같은 ‘결점’이 있는 아이들은 더 멀리 있는 다른 학교로 보내지며, 아이들은 약한 친구들을 ‘재미삼아’ 놀리며 두들겨 패며 폭행을 삼습니다.
그곳에서는 하루아침에 누군가가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아무도 이유는 모릅니다. 감히 묻는 사람도 없으며, 스탠디시의 엄마와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집니다. 친구 헥터의 가족도 없어졌습니다. 헥터는 숨 막힐 듯한 전체주의 사회에서 스탠디시에게 손을 내민 유일한 친구였는데 말이죠.
아무 생각 없는 듯 행동했던 스탠디시는 헥터가 사라진 뒤 변하기 시작합니다. ‘사라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으려고 하죠. 가진 힘이 미약하지만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용기를 냅니다. “어둠의 통제사회. 사람들은 노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빛나는 꿈을 꾼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이 부분에서 전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헉 핀이 떠올랐습니다. 누구보다 가장 보잘 것 없고 볼품없던 그는 흑인노예 짐을 위해서 ‘괜찮아. 까짓 지옥에 가지 뭐.’라고 말하며 가장 용감하고 충격적인 행동을 하면서 동시에 악의라곤 없는 선량한 시민들보다 더 도덕적인 행동을 하면서 모험속으로 뛰어듭니다.
책을 읽다보면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말 인 것 같고, 오늘날 이런 시대와 상황에 무척 맞는 말 인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와 자유는 아주 섬세한 식물이라, 한 사람 혹은 한 집단의 이데올로기에 짓밟히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현 주소를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소설 속 현실은 어둡고 절망적입니다. 때로 우리 사회의 음지를 들춰 보는 듯도 하죠. 하지만 스탠디시와 헥터 두 소년이 보여 주는 우정, 거짓과 폭력에 굴하지 않는 용기와 열정은 작은 희망의 꽃을 피워 냅니다.
‘문제를 만났는가? 거기에 진실되게 소리를 낼 수 있는가? 아니면 그저 멍청이로 살 것이가...’
엇비슷한 소재를 다룬 소설이 줄을 선 국내 어린이·청소년 책 시장에서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전 이 책을 보면서 무척이나 ‘허클베리 핀’과 상황이나 여러면에서 다르지만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도망치는 노예를 도와주는 것이 죄 짓는 것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짐의 좋은 천성과 그와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자신이 지옥에 가더라도 짐을 구할 것을 다짐하며 과감히 사회정의와 맞 붙습니다. 여기서 허크가 사회에 물들지 않고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볼 수 있죠. 순수함, 나는 과연 순수한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하죠.
항간엔 마크 트웨인은 ‘톰소여의 모험’은 ‘허클베리 핀’을 위한 배경지식에 불과하다고 했다죠. 미시시피 강의 진짜 모험은 ‘허클베리 핀’이라고.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연결되는 그림들을 책을 읽고 넘기면서 연결시켜서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고 할까요? 무척 흥미롭고 밤새서 읽으며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권해주며 추천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