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서 의연하기란 무척 어렵다. 가난 앞에서 당당한 이도 있지만그건 그 사람이 대단한 거다. 가난을 부끄러워하는 감정 자체는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끄러워한 건 가난이지, 어머니가 아니었다. - P95
가난은 어머니를 보기 힘들게 하고 아버지는 너무 자주 보게 한다. - P96
하나님께 더 집중하려고 식욕을 절제하는 훈련을 할 때에는 요란하게 하지 마라. 그렇게 하면 조금은 유명해질지 모르나,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될 수는 없다. - P58
길바닥에 떨어진 저 가죽은 누군데?속이 텅 비어버린 난 동네북이지(얼룩진 소리들만 둥둥퍼뜨리고 몇 달째 사라지는 그늘이다 비틀어도 전혀 휘어지지 않는 플라스틱이다 영업용으로 미소나 팔고 다니는 스무개가 한 세트인 낯짝이다 나 좀 실컷 낳아주세요 꼭이요! 무릎 꿇고 빌었던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빌붙어서 살아야 하는 미라다) - P18
그해 여름에는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었다. 몇 달 동안 정신이 몽롱했고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두서없이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지냈다. - P86
"저는 종교에 의지하는 사람도 아닌 데다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도 아니지만, 최근엔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맞닥뜨리면서 신을 만난다면 묻고 싶어졌어요. ‘이 고통과 괴로움이 예정된 것이라면 이것은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라고요." -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