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눈이 멀 듯 찬란한 터키옥색의 반원형 바다는 이 사랑의 원초적 장면이다. 이런 블루가 존재하고 이런 블루를 본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의 삶은 경이로워진다. - P12
나는 이 사용법이 좋았다. 나는 계속 움직이는 블루들이 좋다. - P43
진료실 안에서 젊은 의사가 내게 통증에 1점에서 10점 사이로 점수를 매겨보라고 말했다. 나는 어쩔 줄 몰랐다. 그냥 내가 거기 있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6"이라고 말했다. 의사는 간호사에게 "8"이라고 적으라고 지시하면서 여자들은 언제나 통증을 과소평가한다고 말했다. 남자들은 늘 "11"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 의사는 뭔가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P54
136. "우울할 때 술을 마시는 건 마치 불길에 등유를 뿌리는것과 마찬가지다." 서점에서 본 또 다른 자가 치료 서적에서 읽은 말이다. 대체 어떤 우울증이 불길처럼 느껴질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도로 서가에 꽂았다. - P81
209. 뒤라스는 알코올이 가짜 신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니라, 일종의 플레이스 홀더, 말하자면 신의 부재로 생겨난 공간을 점유한 불법점유자로 생각했다. "알코올은 위로를 주지 않는다." 그녀는 이렇게 썼다. "알코올이 대체하는 건 그저 신의 부재일 뿐이다." - P126
세계와 맞서 싸우는 짓은 그만둬. 나는 스스로에게 충고했다. 지금 함께 있는 것을 사랑하자. 녹색을 사랑하자. 하지만 나는 녹색을 사랑하지 않았고, 사랑하고 싶지도 않았으며, 사랑하는 척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말은, 견뎌냈다는 것이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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