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마녀와 옷장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2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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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나라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사자와 마녀와 옷장>을 읽었다.

첫번째 이야기인 <마법사의 조카> 속 디고리는 자라서 이미 반백의 노교수가 되었고, 그의 집에 찾아온 피터,수잔,에드몬드와 루시 네 꼬마 아이들이 디고리집 옷장을 통해 나니아 나라로 가서 모험을 펼치는 내용이다.

물론 디고리 교수 저택의 옷장은 <마법사의 조카>속 마법의 사과로부터 자라난 사과나무로 만든 옷장이다. 첫번째 이야기와의 연결도 좋았고,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가장 유명해진 이유는 옷장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옷장 속에 숨어 있다가 그곳에서 잠들기도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잠에서 깨고 나서 순간 자신이 어디있는지 몰라 두려움에 떨기도 한 기억. 낮잠을 자고 나서 깨고 난 뒤 모호해진 시간 관념 등등

그래서 유년 시절의 커다란 옷장은 무한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알 수 없는 환상의 세계로 건너가기 위한 통로가 되기에 충분한 장소이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 속 네 아이들도 옷장을 통해 나니아 나라로 가서 하얀 마녀로 인해 추운 겨울의 나라로 변해 버린 그곳에 따뜻한 봄과 평화를 되찾아준다. 물론 그 보상으로 그곳에서 용감하고 정의롭고 지혜로운 왕과 왕비로 살아갈 수 있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이 책은 기독교 가치를 지켜온 서구 사회의 가장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관념을 구현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 C. S. 루이스 역시 기독교적 가치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쓴 유일한 동화라고도 하고. 내게는 정확하게 그런 의미, 즉 서구 사회의 오래된 가치관을 이해하는 한가지 방도로서 이 책이 다가왔다. 물론 같이 읽고 있는 우리 아들에게는 모험과 판타지 이야기가 더 많이 다가오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아담의 첫번째 부인이라고 알려진 릴리스에 대한 평가(그 여자는 진이지요. 그 진이 바로 마녀의 한쪽 조상이예요)와 '마녀'를 대표로 하는 이질적인 존재들에 대한 부정적 태도에는 동의할 수 없다. 또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역할을 나누고, 여자아이들에 대해서만 결혼이야기로 결말지으려는 점 등등은 역시 작가가 처해 있었던 시대적 한계라고 여겨야 할까?  

에드먼드의 배신때문에 스스로 마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슬란, 자신의 백성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다시 부활하는 아슬란은 역시나 전체 나니아 나라 이야기가 전제하는 성경의 이야기라는 점이 무척이나 분명하다.

 

아뭏튼 이미 성인이 된 내가 읽자니 여러가지 한계는 많이 보이지만, 그래도 이 소설이 보여주는 환상의 세계는 한번 빠져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아 그래, 물론 너희는 언젠가 다시 나니아로 돌아갈 게다. 한번 나니아의 왕이면 영원히 나니아의 왕이니까. 하지만 똑같은 길로 두 번씩 가려고 하지는 말아라. 정말이지 거기 가려고 절대 애쓰지 마라. 언젠가 너희들이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가게 될 거다. 너희끼리도 그 일을 가지고 너무 많은 얘기를 나누지 말아라. 또 남들한테 얘기하게 되더라도 똑같은 모험을 한 사람에게만 얘기해야 된다. 뭐라고? 어떻게 아느냐고? 오, 그야 문제 없지. 그런 비밀은 사람들의 표정이라든가 말 속에 다 나타나게 마련이거든. 그러니 항상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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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인생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정문정 지음 / 가나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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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스19 여파로 하루 종일 집 안에만 갇혀있으면서 손에 들었는데, 금방 다 읽었다. 물론 예상했던 자기 계발서 유형의 책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남기고 싶어졌다.

저자의 나이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30대의 젊은 여성이 이 정도의 마음 수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내가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지금까지 겪어왔고, 또 겪고 있는 인간관계의 많은 어려움을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거나 다양한 관련 책에서 적절히 인용하면서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어' '좋게좋게 넘어가지 않아야 좋은 세상이 온다'는 표제처럼 무조건 참기보다 자기 의견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법을 이야기 한다. 소위 '자기표현의 근육'을 키우자는 것인데, 한마디로 말해 '인생 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이다. 선을 자꾸 넘는 사람에게는 안 되는 거라고 알려주고, 자화자찬도 하면서 단호하고 우아하게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대부분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상대에게 용감하게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자신을 믿고 부정적인 말에도 압도당하지 않기, 그렇다고 무조건 싸우기보다 대구할 가치가 없을 땐 그냥 웃어넘기기, 차라리 약간은 돌아이가 되면 편하다는 이야기까지...

 

평범한 듯 하면서도 사실 실천하기는 힘든 일이다. 저자의 말처럼 모두에게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것인가? 늘 실패하더라도 나는 오늘도 한번 더 이 책을 읽고 또 되새겨본다.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가치 없는 곳에 쓰지 말 것'이라고.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부모는 자녀에게 ‘너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암시를 반복해 자신에게 의존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 심리학에서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 이 같은 후려치기 또는 가스라이팅은 피해자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게 유도해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하는 명백한 감정적 학대다. 가해자는 이런 통제를 통해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에까지 해를 입혀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 - P50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면 내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판단을 뒤로하고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며, 그렇기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 중 하나다. 무언가를 보고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은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이고,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은 더 많이 보는 사람일 것이다. 더 많이 보는 사람은 여러 입장을 모두 보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자신이 살아보지 않았던 삶까지 살아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우리도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 P111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은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흔들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평가나 조언을 거대하게 받아들인다. 확신 있는 사람은 남에게 물을 시간에 그 일을 이미 하고 있다. - P183

좋은 사람을 만나며 깊이 있는 관계를 맺기도 하고 나쁜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도 관찰해보니, 행복감은 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이 결정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깊이 있는 관계는 함께한 시간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나는 인간관계에서 무리하지 않는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만나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당분간 만나지 않고, 뾰족한 말을 던지는 사람에게는 여러 번 경고하다 정도가 심해지면 관계를 끊는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을 최대한 옆에 두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더 좋은 사람들이 다가오곤 했다. 나 또한 모든 관계는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 노력하게 된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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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자존감을 높이는 기적의 대화 - 우리 아이 마음을 읽는 대화의 기술
일레인 마즐리시, 아델 페이버 지음, 김혜선 옮김 / 푸른육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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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읽지 않았던 육아서 혹은 부모교육서를 다시 들었다.

점점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자각으로.

 

이런 유형의 책들 대부분이 그렇듯, 이 책도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읽고 난 뒤에는 용기 백배(!)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맞닥뜨린 1시간 후에 다시 절망에 빠져버렸다. 그래도 원점은 아니다. 이 책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늦은 때란 없다, 당장 시작하라!'

 

이 책에서 말해준 다양한 원칙과 원칙을 실현할 방법들을 잘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부모의 따뜻한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사실은 대화는 '말'을 나누는 게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는 말에 가슴이 쿵!했다.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쓰는 시간을 왜 아까워했을까? 아이들을 위해 쏟은 시간 때문에 내 현재가 초라하다고 생각했었다. 그 시간을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썼는지 묻기도 전에. 아주 평범한 이야기같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내어 줄 수 잇는 시간을 정하고, 정한 후에는 아낌없이 주자.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납득되도록.

 

사실 내가 이 책을 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책의 제목에 포함된 '자존감'이라는 단어때문이었다. 나의 분별없는 육아가 우리 아이들을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자라게 만들었다는 자책감. 4장과 5장의 아이 자존감을 길러주는 대화법도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 물론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도 막연하기만 하다. 예를 들면, 선생님께 혼났다는 이유로 축구교실을 그만두겠다는 아이에게 어떤 조언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까 하는 문제처럼.

 

<'말썽꾸러기'라고 부르는 순간 아이는 말썽꾸러기가 된다>라든가 <아이와의 갈등, 관계가 지금보다 더 돈독해질 수 있는 기회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 전체를 만든다> 같은 말들은 정말로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한 권의 책이 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가 늘 고민하고 배우려고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한권의 책에서 하나라도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 아이는 이제 내가 교육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와 '관계'하는 가족이라는 점, 기억하자. 아들들, 언제까지나 사랑해~ 

말하는 방식만 바꿔도 아이는 스스로 할 일을 깨닫는다.

아이들의 독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는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훈련도 쌓아야 하고, 어느 정도 결단력도 필요하다. - P200

칭찬만 잘해도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진다.
가정, 아이의 자존감을 기르는 첫 번째 인생 학교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인생의 모험에 더 도전해보려 하고, 자신을 위해 더 높은 목표를 세운다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선택의 기회를 주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하면 아이의 자존감은 높아질 것이다. - P245

높은 자존감이 아이의 재능과 가능성을 키워준다.

당신의 부모님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화만으로도 순식간에 알 수 있다. 일상에서 그런 대화의 시간이 부모와 아이 간에 늘어나면,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영향을 받아 아이 또한 부모와 똑같이 인식하게 되고, 나아가 아이에 대한 부모의 감정뿐만 아니라 행동 또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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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의 탄생 - 자본주의적 연애제도
베스 베일리 지음, 백준걸 옮김 / 앨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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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연애와 결혼에 관한 숱한 상식들이 알고보면 대부분 미국에서 전해진 문화적 규범과 체계라는 점을 끊임없이 의식하면서 읽었다. '데이트'라는 용어와 그 용어가 의미하는 행동 규범과 패턴들은 너무나 절대적이고 놀랍게도 지극히 '상식적인' 힘으로 나에게도 연애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내는데 강력한 힘을 발휘해왔다. 물론 이 '데이트'라는 연애 규범이 만들어진 배경, 의미, 이데올로기 등과는 하등 상관없이 말이다.

 

이 책은 1930년대~60년대까지 미국사회에서 형성된 <데이트라는  관습>을 발생과 경제적 의미, 규범과 시스템, 국민문화의 형성 등등의 주제와 연관지어 다루고 있다. 원래 지극히 사적인 연애가 어떻게 공적인 시스템과 연계되고, 이것이 사회문화규범을 형성하며, 그 내부의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결국 데이트의 탄생에서 종말까지가 연구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남성과 여성의 확고한 분리, 즉 남녀를 절대적인 성별 역할로 나누고 그 속에서 남성의 절대적 우위 권력을 강조하면서 미국 백인 중산층 문화를 공고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던 데이트 문화는 1960년대 미국사회의 격변, 성혁명, 페미니즘 운동의 유행 등의 요인과 함께 변화를 겪고,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책의 표제와 같이 데이트는 미국 자본주의의 연애제도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데이트라는 행위를 전혀 자본주의적 연애제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어쩌면 인류가 생긴 이래로 남녀간의 연애과정에 항상 존재했었던 것처럼(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상당히 낭만적인 연애 과정의 일부라고만 생각해온 나 자신에게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방식과 사고방식에 조차 결합되어 있었던 자본주의적 모든 방식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한 책이다. 데이트라는 주제를 둘러싼 숱한 측면을 상당히 자세히 다루고 있으며, 이를 매개로 청년문화의 속성이나 특징에 대해서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물론 사랑과 연애, 결혼문화와 관련된 젠더의식을 연구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한국사회에 데이트라는 문화가 '전파'된 과정은 분명 미국문화의 수용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을 터이니 이 또한 재미있는 연구 주제가 될 것 같다.

이 책의 기본 태도는, 데이트의 탄생이 미국 사회 및 문화에 일어난 대격변과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논점과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통신,운송,경제 시스템의 구축, 교육의 확대, 도시화 및 산업화 등이 가져온 국민문화 체제의 발전이다. 비록 이 문화가 미국 시민 전체를 다 망라할 수는 없겠지만, 교육의 민주화와 여가 및 가처분소득의 증가는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을 국민문화 안으로 끌어들였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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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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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이고, 불현듯 생각나서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다 읽어버렸다. 짧은 시간에 읽고 단숨에 그 느낌을 말하자면, 내가 읽기에는 지나치게 간지러운 책이라는 점?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선량한 주인공들이 내뿜는 따뜻한 기운과 강원도 겨울 속에 서 있다고 여겨지는 서늘한 느낌이 꽤 괜찮은 조합으로 여겨져서이다. 사실은 무엇보다도 '굿나잇서점'을 경영하는 남자주인공 '은섭'의 비밀 일지가 꽤 설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다. 서점 지기답게 다양한 장르의 책에 대한 이야기와 책 속에서 언급되는 말들이 전체 스토리와 잘 어우러져 저도 모르게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늑대의 은빛 눈썹'과 같은 이야기도 좋았다. 늑대가 건네준 눈썹으로 다른 사람을 비춰보면 그 사람의 본질을 볼 수 있다니... 개, 고양이, 박쥐, 뱀... 등등 눈썹일 수도 있고, 거울일 수도 있고.. 옛날 이야기는 항상 이야기해준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것을.

 

전반적으로는 센티한 감성이 물씬해서 나로서는 불편한 소설이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은섭'은 그야말로 판타지 그 자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였고, 다시 드라마화되어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드라마화 자체도 몰랐지만, 읽으면서 내내 아, 곧 드라마화 되겠구나 혹은 드라마화되기에 최적화된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바로 이런 "순수하고도 순결한" 사랑이 우리 시대의 판타지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는 평생 진짜 사람을 알아볼 늑대 눈썹을 얻고 싶어 했다. ‘사람들은 말과 표정이 일치하지 않으니까, 말을 듣지 말고 표정을 읽어야 한다‘고 자주 되뇌었다. 하지만 그 역시 절반만 옳았다. 사람들은 표정 또한 자유롭게 바꾸고 지어내면서 살아간다 그러니 애초에 읽으려 들지 않는 게 나을 때가 있다. 보여주는 걸 보고, 들려주는 걸 들으며, 흘려보내면 그만. - P191

책을 읽어서 고통이 사라진다면, 진짜 고통이 아닙니다.
책으로 위안을 주겠다는 건 인생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입니다.
샤를 단치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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