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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이고, 불현듯 생각나서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다 읽어버렸다. 짧은 시간에 읽고 단숨에 그 느낌을 말하자면, 내가 읽기에는 지나치게 간지러운 책이라는 점?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선량한 주인공들이 내뿜는 따뜻한 기운과 강원도 겨울 속에 서 있다고 여겨지는 서늘한 느낌이 꽤 괜찮은 조합으로 여겨져서이다. 사실은 무엇보다도 '굿나잇서점'을 경영하는 남자주인공 '은섭'의 비밀 일지가 꽤 설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할 것 같다. 서점 지기답게 다양한 장르의 책에 대한 이야기와 책 속에서 언급되는 말들이 전체 스토리와 잘 어우러져 저도 모르게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늑대의 은빛 눈썹'과 같은 이야기도 좋았다. 늑대가 건네준 눈썹으로 다른 사람을 비춰보면 그 사람의 본질을 볼 수 있다니... 개, 고양이, 박쥐, 뱀... 등등 눈썹일 수도 있고, 거울일 수도 있고.. 옛날 이야기는 항상 이야기해준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것을.
전반적으로는 센티한 감성이 물씬해서 나로서는 불편한 소설이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은섭'은 그야말로 판타지 그 자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였고, 다시 드라마화되어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드라마화 자체도 몰랐지만, 읽으면서 내내 아, 곧 드라마화 되겠구나 혹은 드라마화되기에 최적화된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바로 이런 "순수하고도 순결한" 사랑이 우리 시대의 판타지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는 평생 진짜 사람을 알아볼 늑대 눈썹을 얻고 싶어 했다. ‘사람들은 말과 표정이 일치하지 않으니까, 말을 듣지 말고 표정을 읽어야 한다‘고 자주 되뇌었다. 하지만 그 역시 절반만 옳았다. 사람들은 표정 또한 자유롭게 바꾸고 지어내면서 살아간다 그러니 애초에 읽으려 들지 않는 게 나을 때가 있다. 보여주는 걸 보고, 들려주는 걸 들으며, 흘려보내면 그만. - P191
책을 읽어서 고통이 사라진다면, 진짜 고통이 아닙니다. 책으로 위안을 주겠다는 건 인생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입니다. 샤를 단치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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