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도 축복이다 - 고정관념의 세상에서 뜻밖의 축복 누리기
정재영 지음 / 이비락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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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긴박한 연말과 연시를 보내고 있다. 어쩌면 이번 생애에 다시 겪으리라 상상조차 못했던 비상 계엄을 실시간 생중계로 보았다. 유년 시절과는 다르게 숨이 멎는 경험이었다. 아직 진행 중인 숨막힘에 이어 며칠 전엔 여객기가 비상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폭발하는 참사 소식이 전해졌다. 감히 상상치 못한 비극이다.

먹먹한 중에도 아껴가며 한 장씩 읽어 내려간 책이 있다. 50대 후반의 자칭 나이든 전업 작가 정재영의 신간 '노화도 축복이다'라는 제목이 역설로 다가온다. 저자는 간명하게 이 책의 주제를 보여준다. '고정관념의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뜻밖의 축복을 누리는 방법을 아낌없이 소개한다.

저자는 6개 챕터에 걸쳐 역설을 소개한다. 노년에도 창의와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 오히려 그 영혼이 깊어지고, 노년은 오히려 그 삶이 경이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저자는 또 강조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할 수 있고, 노인을 위하는 나라를 만들어 가야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음을!

왜냐면 젊은이들도 서서히 노인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문한다. '연령주의'와의 이별을 해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연령주의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 마치 과거에 장애인의 상대어로 정상인이라 생각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의 제도나 기반 시설은 젊고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됨을 주목한다. 지난한 투쟁 끝에 장애인도 불편을 덜하도록 개선되는 것처럼, 이제는 노인을 돌아볼 때이다.

다른 한편으로 저자는 노인이 되어가는 자기 자신 스스로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여러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어떤 노후를 맞이하는가는 지금 이 책을 읽는 아직은 젊은 독자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꼭 늙어봐야 아는가? 저자의 조언 중에 몇 개를 골라서 2025년 새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유용한 독서후 활동이 될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것. 연로한 부모님이 계시다면 임종을 지키려 노력하지 말고, 지금 의사 소통이 잘 될 때 하고 싶은 말과 감정을 미루지 말고 지금 하라는 조언. 이는 자식 뿐만 아니라 부모 모두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지나고 나면 안다. 아.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젠 정말 미루지 않고 하면 된다. 이 책엔 생각할 거리를 정말 많이 소개해 뒀다.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오히려 젊어지려는 노력을 촉구하는...

*** ***
노화가 상실의 과정인 것만은 아니다. 잃기도 하고 얻기도 한다. 건강 면에서도 같다. 우리는 쇠약해지면서도 강건해진다. 물론 상실이 획득보다 몇 배 큰 건 사실이다.(228쪽)

노화는 가혹하거나 완고하지 않다. 자율과 선택권을 개인에게서 다 빼앗지 않는다. 자신을 젊게 인식하기만 해도 노화의 기세를 꺾어 놓을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늙어 빠졌다고 여기는 사람은 노화를 가속화한다. (296쪽)

자전거를 버리고, 물속에서 신나게 헤엄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썩 괜찮아지고 나이 든 부모님이 얼핏 부러워 보이는 신기한 시기심에까지 빠지게 된다. 좁은 자전거 전용 도로 옆의 넓은 강물을 본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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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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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읽으면 곤란한 책이 있다. 정보를 제공하되 4~5쪽에 걸쳐 개념을 설명한다. 거기에 대해 저자가 나름의 예시와 해석을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책. 이런 책은 커피를 마시는 테이블 위에 놓아둠이 좋겠다. 몰아서 읽기보다 입이 심심할 때 비스킷과 커피. 눈이 심심할 때는 세상을 읽어내는데 필요한 일백 한개의 시크릿한 법칙 중 하나와 씨름을 할만하다. 


마지노선의 법칙을 설명하는데 이르러서는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1차 세계대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프랑스는 독일 제국과의 국경선 전역에 걸쳐 거대하고 단단하기 짝이 없는 콘크리트 방어시설을 구축한다. 국가 재정의 상당부분을 국방비로 지출하면서 구축한 마지노 방어선을 믿고 있던 프랑스. 그러나 히틀러가 집권한 독일 제국은 2차 세계대전을 시작하면서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프랑스의 허를 찌른다. 속절없이 국토를 유린당한 프랑스는 결국 독일의 지배를 받는 신세가 되고 만다. 


저자는 151쪽에서 마지노선의 법칙이 꼭 프랑스만의 비극에 그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옛날 만주를 호령했던 고구려도, 중국 산동 반도까지 진출했던 백제도, 안정적인 치세를 위해 수도(서울)를 옮긴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던 역사를 소환한다. 역사를 잊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디 국가 뿐이겠는가? 개인도 자신의 인생 여정을 결정해야 할 순간에 편하고 안정된 것을 선택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시크릿 법칙 중에 그 선택에 필요한 저자의 조언을 새겨 들을 만하다. 


257쪽에 소개된 들쥐 떼의 이유없는 질주 편도 흥미롭게 읽었다. 폰지 게임과 로의 법칙은 금융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설명해 준다. 제3자의 눈에는 사기라는 것이 분명히 보이지만, 사기의  당사자가 되면 온전한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한가. 저자 이영직의 길라잡이를 따라 이 책 세상을 읽어내는 시크릿한 법칙 101개를 하나씩 학습-배우고 익혀-해볼 일이다. 


이 책의 장점은? 매우 짧은 분량으로 핵심을 짚어주고, 독자가 적용할 생각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책이 아직도 필요한 이유?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더라도 잘 정리되고 다듬어진 진짜 정보가 필요한 법이다. 좋은 선생님(감독)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내듯 좋은 책은 독자의 통찰력을 성장시키는 힘이 있다.  


*** ***

우리나라 역사도 예외가 아니다. 수도를 북쪽에 두고 북방 민족들과 대치할 때의 고구려는 강성했지만, 방어가 튼튼한 압록강 이남으로 수도를 옮겨 온 다음에 나라를 잃었다. 백제 역시 한강 이남으로 수도를 옮기고는 나라를 잃었다. 방어선이 견고하면 심리적 무장이 해제되고, 수도가 견고하면 무사안일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마지노선의 법칙이다.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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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 2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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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1을 비바람 보며 읽어낸 며칠 뒤 하늘이 맑다. 다시 동네 찻집 창가 자리를 잡고 앉아 다산2을 마저 읽어냈다. 장편이라 두 권으로 나눈 것일뿐 다른 의미는 없는 듯. 


    다산2는 황사영백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전라도 강진으로 기약없는 유배를 다시 떠나게 된 배경이 된 사건이다. 학교 다닐 때 천주교 박해. 황사영 백서. 이렇게 키워드만 줄곧 외웠던 기억이 난다. 


    다산은 한때 천주교(서학)에 귀의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만 당시 천주교인은 극형을 당하던 때라 적발되면 폐족이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다산은 그의 형 정약종과 달리 자신의 신앙을 유보하는 상소를 쓴다. 


    죽임은 겨우 면했지만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은 유배형을 받는다. 자산어보로 이름을 남긴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끝내 유명을 달리한다. 


    강진에 자리잡은 다산은 유학자로서 저술과 제자 훈육은 물론 불가의 인물과도 교유한다. 혜장 스님과 초의 스님이 그들이다. 근원을 탐구하는 그들은 각자가 신봉하는 유학과 불교(경)을 고집하지 않는다. 


    한승원 작가의 필치로 그려낸 그이들의 선문답 같은 차담을 엿듣고 보다 보면 2세기 전 강진의 어느 산자락에 가 있는 듯한 아련함에 잠기게 된다. 


    다산과 혜장, 초의 선사가 밤을 새워가며 논쟁-감정으로 싸우는 것이 아닌-을 하는 광경을 그려보면 오늘날 행태에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다투는 수준을 뛰어넘는...  


    취한 듯 책장을 넘기다가 보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모르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데... 국어사전이랑 포털 어학사전을 뒤져도 안나오는 낱말이 꽤 있었다. 편집자 주석이나 말미에 부록으로 단어풀이를 해 주는 배려가 아쉽긴 했다. 


    더해 한자 병기가 필요한 단어들...특히 조선시대 관직명이나 당시에만 사용했을 용어는 한글로만 표기되었을 때 그 뜻을 밝히 알기 어려웠다는 평범한 독자의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다산이 걸었던 인생 역정을 가야금 가락처럼 묵직하게 같이 걸을 수 있는 책 읽기였음에, 여운이 크다.


    *** ***

    정약용은 생각했다. 불교인들의 '저절로(본연지성)'란 것이 사실은 저 거래와 대립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유학 선비들이 천주교를 신앙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천명'에 따른 사업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다면, 스님들은 저 자기와의 거래와 대립을 참회라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청정하게 다잡는다. (155쪽)


    그녀가 거문고를 밀어놓고 다시 술을 따랐다. 둘이 다 취했다. 그녀의 몸과 마음은 일렁거리는 밤바다가 되어갔고, 그는 그 밤바다 여기저기를 밀행하고 있었다.(182쪽)


    울고 또 울고 하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다. 꿈이 너무 허망하여, 그는 새삼스럽게 천장을 쳐다보면서 꿈에 본 형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었다.(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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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 1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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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을 재촉하는 늦은비가 내린다. 더해 늙은 낙엽을 사정없이 내치는 거친 바람은 덤이다. 비와 바람을 비해 어느 찻집 2층 창가에 앉아 다산1권을 읽는다.

    노회한 소설가 한승원의 시선으로, 그가 되짚어 걸어갔을 다산의 고단한 유뱃길을 독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산 정약용의 삶의 여정은 책(다산2권) 뒤 부록을 읽어가면 된다. 거기에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약력과 됨됨이 또한 간결하게 정리해 뒀다.

    소설은 역시 이야기로 읽어가야 맛이다. 한승원 작가는 이런 기본에 충실하게 삶의 여정을 풀어간다. 마치 꿈인듯 현실과 교차하는 안타까움을 독자와 함께 탄식하게 하게 힘이 있다.

    기약없는 유배 생활이 얼마나 고단할지 솔직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산은 무려 18년을 기다렸다. 40세 한창 나이에 가족과 형제와 생이별한 뒤 환갑이 다 되는 나이에야 풀려난다.

    그의 고단하고 외롭고 억울한 세월!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기간에 여유당전서 500여권을 저술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정조가 일찍 죽지 않고 정약용이 조정에 매여 있었다면...

    목민심서가 빛을 볼 수 있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이었다. 다산은 원치 않은 유배 생활이 가져다 준 '남아도는 시간'을 제자들을 가르치고 저술하는데 썼다.

    그가 관직에 있을 때 듣고 보았던 여러 문제들을 풀어나갈 해법을 제시하는 그런 내용들... 오늘날에도 금과옥조로 삼을만하다. 탐관과 오리들. 여전하다.

    한승원의 글은 선명한 세필 같은 느낌이 난다. 거문고의 묵직함도 있다. 작가는 다산을 되짚어가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산은 나의 삶에 거대한 맑은 거울과 같았다.
    작가 자신의 삶을 다산이란 거울에 비춰 보며 살았다는 말이다.

    웬지 그 말에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 ***
    정약용은 하늘의 별들을 쳐다보았다. 툭 건드리기만 하면 우수수 쏟아져 내릴 것 같은 푸른 별 누른 별 붉은 별들이 송알거리고 있었다. 눈앞이 전보다 더 환해지고 있었다.

    '아. 천지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고 하느님에 의해서 창조되었다.' (111쪽)

    '어여쁜 저 아가씨와 노래하고 싶어라. 어여쁜 저 아가씨와 말을 하고 싶어라. 어여쁜 저 아가씨와 사랑하고 싶어라.'
    어여쁜 여인을 사랑하듯이 열정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어떻게 그것을 이룰 수 있는가.(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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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예보: 호명사회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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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역시 다사다난한 일상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겠다. 2024년도에 기억 남는 일이 많지만 그 중에 책을 고르라 하면 바로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시리즈를 작년에 이어 읽은 것이다. 작년 가을에 시대예보-핵개인의 시대를 경악하며 읽은 게 기억에 새롭다.

    저자 송길영은 어떤 사람인가? 송길영은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을 면밀하게 관찰하는데서 그의 통찰의 자료를 확보한다고 한다. 동시대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 양태와 사회 현상의 원인과 인과관계를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을 20여 년 넘게 해 왔다고 한다. 이런 선생님이 계신 것을 여지껏 나는 모르고 살았구나 싶었다.

    막막한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고, 나아가는 길이 희미한 때에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길잡이가 필요한 때에 송길영은 주목할만한 작가라 생각한다. 이번 가을에는 그의 두번째 시대예보를 주의 깊게 읽었다.

    책에는 충주시를 널리 알린 말단 공무원의 이름이 등장한다. 조그만 소도시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힘든 세상에 7급 공무원 이름에 누가 관심을 둔단 말인가? 홍보 담당 김선태 주무관이 주인공이다. 그의 이름을 우리가 알게 된 이유가 궁금한가? 호명사회를 펼쳐 보라.

    올해에 관심을 끈 이름이 또 있다. 파리 올림픽이 끝난지 두어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이름. 안세영. 그는 기존의 관행에 브레이크를 거는 소신 발언을 해서 주목을 끌었다. 그가 던진 변화와 개선의 외침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주제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용기있는 사람들로 해서 변화해가고 있다.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안세영의 사례는 111~112쪽에서 저자가 언급한 내용과 오버랩된다.

    그런가 하면 이번 가을, 가짜뉴스가 아니었나 싶었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어떤가? 소설가 한강. 그 이름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모두들 축하하는 분위기 가운데서도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부류도 있다. 한국의 기성 문단 곧 주류에서 빗겨난 것으로 평가받던 한강 작가가 더 큰 외부에서 평가를 받으니 얼마나 경천동지할만한 일이었겠는가?

    호명시대 165쪽을 보면 기존 질서와 기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길을 새롭게 찾아 개척하려는 시도가 필요한 때가 바로 호명시대임을 저자는 설파한다.

    김선태, 안세영, 한강. 이 이름들은 송길영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선구자였기에 웬만한 사람들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이제는 어느 조직에 속한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송길영의 시대예보가 적중하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다음 예보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 ***

    한탄이 아닌 나아짐을 모색하기 위한 올바른 질문은 나 자신에 대한 명징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목가적 삶을 선호하고, 누군가는 도시의 빠른 템포를 사랑합니다. 타인이 선망하는 성과를 낸다 해도 정작 자신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이해 없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선택을 할 때 따라오는 것은 위축된 자신의 모습입니다.(88쪽)

    조직이 주는 지원과 안락함은 예전 같지 않은데 그럼에도 개인이 조직에 지불해야 하는 공동 비용이 계속 증가하자, 이를 넘어선 대안의 사례들이 개인에게 독립을 유혹합니다.(111쪽)

    앞으로 개인들은 뽑아주는 일, 뽑히는 일로 가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선발 시스템의 권위를 좇아 '뽑히기'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이전에 존재하던 거대하고 오래된 권력에 귀속되겠다는 의지와 같다고 인식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각자는 스스로 자신만의 일가를 이루는 모습으로 거듭나려 시도할 것입니다.(112쪽)

    우리가 의족과 종속에서 벗어나 자존과 자립을 추구할 때 중요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더욱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면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것입니다.(137쪽)

    외부의 기준보다 자신에서 비롯된 질문에서 본인이 더욱 잘할 수 있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이는 자신에 맞는 '본업'을 찾는 길이며, 무엇보다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165쪽)

    지금은 협업 도구가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개인의 위치도 언제든 전화를 걸어 확인할 수 있으니, 잠깐의 휴식에도 즉각적인 독촉이 쏟아집닏. 업무가 구조화되었다는 것은 결국 쉼표를 없앤 것이고, 그만큼 노동의 강도는 높아집니다.(206쪽)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지는 이들의 수평적 연대는 각자가 스스로 완결하여 이름의 값을 해내는 신뢰의 사회를 형성합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이름에 부응하는 자기 완결성의 사회, 호명사회가 다가옵니다.(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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