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2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산1을 비바람 보며 읽어낸 며칠 뒤 하늘이 맑다. 다시 동네 찻집 창가 자리를 잡고 앉아 다산2을 마저 읽어냈다. 장편이라 두 권으로 나눈 것일뿐 다른 의미는 없는 듯. 

​

다산2는 황사영백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전라도 강진으로 기약없는 유배를 다시 떠나게 된 배경이 된 사건이다. 학교 다닐 때 천주교 박해. 황사영 백서. 이렇게 키워드만 줄곧 외웠던 기억이 난다. 

​

다산은 한때 천주교(서학)에 귀의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만 당시 천주교인은 극형을 당하던 때라 적발되면 폐족이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다산은 그의 형 정약종과 달리 자신의 신앙을 유보하는 상소를 쓴다. 

​

죽임은 겨우 면했지만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은 유배형을 받는다. 자산어보로 이름을 남긴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끝내 유명을 달리한다. 

​

강진에 자리잡은 다산은 유학자로서 저술과 제자 훈육은 물론 불가의 인물과도 교유한다. 혜장 스님과 초의 스님이 그들이다. 근원을 탐구하는 그들은 각자가 신봉하는 유학과 불교(경)을 고집하지 않는다. 

​

한승원 작가의 필치로 그려낸 그이들의 선문답 같은 차담을 엿듣고 보다 보면 2세기 전 강진의 어느 산자락에 가 있는 듯한 아련함에 잠기게 된다. 

​

다산과 혜장, 초의 선사가 밤을 새워가며 논쟁-감정으로 싸우는 것이 아닌-을 하는 광경을 그려보면 오늘날 행태에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다투는 수준을 뛰어넘는...  

​

취한 듯 책장을 넘기다가 보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모르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데... 국어사전이랑 포털 어학사전을 뒤져도 안나오는 낱말이 꽤 있었다. 편집자 주석이나 말미에 부록으로 단어풀이를 해 주는 배려가 아쉽긴 했다. 

​

더해 한자 병기가 필요한 단어들...특히 조선시대 관직명이나 당시에만 사용했을 용어는 한글로만 표기되었을 때 그 뜻을 밝히 알기 어려웠다는 평범한 독자의 아쉬움이 있다.  

​

그럼에도 다산이 걸었던 인생 역정을 가야금 가락처럼 묵직하게 같이 걸을 수 있는 책 읽기였음에, 여운이 크다.

​

*** ***

정약용은 생각했다. 불교인들의 '저절로(본연지성)'란 것이 사실은 저 거래와 대립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유학 선비들이 천주교를 신앙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천명'에 따른 사업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다면, 스님들은 저 자기와의 거래와 대립을 참회라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청정하게 다잡는다. (155쪽)

​

그녀가 거문고를 밀어놓고 다시 술을 따랐다. 둘이 다 취했다. 그녀의 몸과 마음은 일렁거리는 밤바다가 되어갔고, 그는 그 밤바다 여기저기를 밀행하고 있었다.(182쪽)

​

울고 또 울고 하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다. 꿈이 너무 허망하여, 그는 새삼스럽게 천장을 쳐다보면서 꿈에 본 형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었다.(201쪽)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