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
보리스 부이치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보통 간증(?)류의 책이라 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인생 성공(?) 스토리가 선입견으로 먼저 자리를 잡는다. 어쩔 수 없다. 워낙 그런 류의 서적이나 간증 집회가 많았기 때문에. 그러나 이번에 읽은 보리스 부이치치의 저작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은 색깔이 다르다. 솔직히 그의 아들 닉 부이치치라는 이름 정도는 알았으나 모두에서 말한 선입견 떄문에 아들의 책은 읽지 않았다. 그러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싶다. 어느 부모인들 마음이 다르랴. 태중 아이의 사지가 멀쩡하고 오장육부가 이상 없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나. 그런데. 닉은 그렇지 않았다. 

  닉이 태어나기 한 주 전쯤, 한 친구가 내게 혹시 장애아를 낳는다면 키울 수 있겠느냐는 말을 했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질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숨도 쉬지 않고 대답했다. "자신 없어."  그러고 나서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며칠 뒤 내 앞에 심각한 현실로 다가왔다.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처음에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예수님이 생각날 정도로 괴로웠다. 우리 죄를 위한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서 예수님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느 순간에는 이렇게 기도하셨다.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마26:30)
  하나님은 그분의 아들을 위한 계획을 바꾸지 않으셨던 것처럼 나를 위한 계획도 바꿔 주지 않으셨다. 나는 이것을 하나님의 계획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이 우리 부부에게 이겨 낼 힘을 주실 줄 믿어야 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우리 부부에게 힘을 주셨고, 우리의 눈을 열어 닉 앞에 펼쳐질 놀라운 길을 보게 하셨다. (72쪽)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난 아이. 부모와 주변 사람들은 경악했지만 마음을 담대히 먹고, 신앙의 힘으로, 그리고 가족의 힘으로(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닉의 부모는 물론 조부모도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준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닉 부이치치는 겉으로 보이는 활달한 성격 이면에 고비마다 찾아오는 우울감과 장래에 대한 불안(어떻게 먹고 살 것이며, 한 여인의 남자로서 가정으로 이루며 살 수 있을까 하는) 때문에 몇 번의 극단적 시도를 감행하기도 한다. 한번은 욕조에 물을 받아달라 하고서 물 속에 고개를 쳐박고 죽으려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이 떠올라 도저히 죽을 수 없었다고 한다. 

  많은 부모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더 관대하게 대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를 사랑해서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장기적으로는 아이 삶이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 모든 아이에게는 적정한 경계가 필요하다. 장애아도 예외는 아니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경계 없이 무조건 봐주기만 하면 절제력이나 사회 기슬, 정서 지능이 부족한 어른이 될 수밖에 없다. 장애가 있어도 얼마든지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도 남들의 친절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장애인이 얼마나 많은가. 장애가 있든 없든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이거나 도움을 강요하거나 지나친 것을요구한다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부모라면 응당 아이들을 잘 훈육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적절한 행동을 지적하고 적절한 행동으로 이끌어 줘야 한다. (중략) 
훈육과 징계는 잘못에 맞게 적절해야 하며, 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옳고 그름과 남들에 대한 존중심을 배울 수 있다. 나쁜 행동이 심해지면 방에서 반성하게 하거나 특권을 빼앗거나 좋아하는 활동을 금하는 식으로 옳은 행동이 돌아올 때까지 처벌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168쪽)

이 책을 읽으며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다시금 느꼈다. 아픈 부분(갈등과 좌절, 하나님에 대한 의심 등등)을 드러내며 그 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해 나간다. 그럼으로 해서 다른 장애아 가정에게 희망을 준다. 이 특별하지만 결코 특별하지 않은 가정의 이야기를 아빠의 시각으로 읽어보라. 힘든 순간을 이겨낼 힘과 용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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