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주는 신앙 유산
박수웅 지음 / 두란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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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와 중학교로 올라가는 두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득하다. 내가 살아왔던 지난날과는 다른 환경이 이 아이들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저 걱정만 하고 있다고 길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성경을 읽어봐도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자식을 하나님 앞에 바르게 양육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삭과 사무엘을 보라. 내 맘 같지 않은 것이 자식이 아닌가 싶다.

 

신앙을 물려줄 것인가, 우상(偶像)을 물려 줄 것인가? 새해를 맞아 손에 든 책. 박수웅이 쓴 자녀에게 물려주는 신앙 유산은 직설적으로 묻는다. 당신은 자녀에게 무엇을 유산(遺産)으로 물려 줄 것인가? 하나님을 올바르게 믿는 신앙인가? 아니면 맘몬이라는 우상인가? 나는 저자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지 소개한 아래 구절에 밑줄을 그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이 최우선의 가치다. 돈 잘 버는 직업, 돈 잘 버는 배우자, 돈 잘 버는 사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살도록 은연중에 자녀들을 가르친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공부하는 목적이나 결혼하는 목적도, ‘돈을 벌기 위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이 최고로 옳은 것이며 최고의 가치로 떠받들어지면서 돈을 벌면 행복한 인생, 돈을 못 벌면 불행한 인생이라는 공식이 보편화된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성경은 결코 을 위해 사는 게 인생이 아님을 알려 준다. 우리가 구할 가치는 하나님 나라와 의이지, 결코 돈으로 대변되는 맘몬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85)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부모라면 자기 자식을 사랑한다. 세상의 보통 부모라면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다. 또한 자식이 건강하고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길 바란다. 반대로 말하면 부모세대는 못 먹어 배고픈 세월을 보냈고, 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를 누리지도 못했다. 그러기에 한강의 기적(?)을 거친 부모 세대는 자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취업시키려 한다. 어쩌면 이것은 보편적인 부모의 자식 사랑이 아닌가?

그러나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시다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신앙을 이어받은 저자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이라면 좁은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래와 같이.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생의 주인이시고,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인도자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현실 문제가 닥치면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돈이나 학력, 인맥, 권력을 더 의지하며 사는 경우가 많다. 자녀는 부모가 세상적 가치관을 가지고 신앙 생활하면 위선을 느낀다. 이것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한다(6:24)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 중요한 관문을 넘을 때마다 하나님의 기준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지 혹은 돈이나 권력을 기준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진짜 주인 삼고 있는 대상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부모는 자녀들이 어떤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할지, 또 자녀 자신이 어떤 배우자로 준비되어야 할지에 대해 성경적인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 역시 이 부분에 있어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142~143)

 

저자의 부친은 험난한 세월을 지나면서도 아들에게 신앙인의 지조(志操)를 산교육으로 보여줬다. 정직한 신앙인, 검소한 청지기의 삶을 몸으로 살았다. 그러기에 저자 또한 3남매를 양육하면서 조부와 부친의 삶의 모범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거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바른 신앙의 유산을 자녀 세대에까지 물려줄 생각이라면 저자의 조언(助言)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부모는 자녀가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예수 믿는 많은 부모들이 하나님의 소원이 무엇인지는 묻지도 않고 자신의 소원을 아이에게 강요한다. 이 세상에서 부자로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 최고라는 세속적 가치관을 아이에게 가르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녀는 내 소유가 아니다. 부모는 하나님의 청지기일 뿐이다. 청지기로서 자녀에게 디딤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어떤 부모인가?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189)

  

나는 명문(名門) 학교, 명문(名門) 가문이란 단어를 경계한다. 누구나 그러하길 원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세상사람 누구나 선망해 마지않는 명문학교 또는 명문가문이 되길 꿈꾸는가? 신앙은 결코 이를 실현에 옮겨주는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다. 아니면 알라딘의 램프처럼 한순간에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 것도 아니다. 선한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하며 좁은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아브람의 고단한 삶을 떠올려 본다.

 

저자는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성공적인 일가(一家)를 이뤄냈다. 그러나 세상의 대부분의 가정들은 평범하게 산다. 평범한 가운데, 그럼에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나의 자녀들도 그러했으면 한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자녀를 두고 있는 중년의 아빠라면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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