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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명예, 사랑보다 내게는 진실을 달라 ㅣ 환생 인터뷰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1845년 여름날, 하버드를 졸업한 청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직접 짓고 두 해 두 달 정도를 혼자 산다. 그곳에서 살았던 일과 사색의 결과를 '월든'이란 책으로 남겼다. 자본주의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시기에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고 세상의 잡음을 차단한 삶을 살아냈던 소로가 2026년 여름, 홀연히 한국 땅에 나무 문을 열고 걸어들어온다. (책 표지를 자세히 보라. 멀리 호수 한쪽에 나무로 지은 작은 오두막이 있고 , 그 뒤로 푸르른 침엽수가 울창하다. 정장을 차려 입은 데이비드 소로는 책 한 권을 들고 독자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마치 무언가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신생 출판사인 모티브의 새로운 기획! 환생 인터뷰 시리즈의 첫번째 책 '돈, 명예, 사랑보다 내게는 진실을 달라'는 책 표지 그림처럼 주인공이 독자를 향해 다가온다. 그림 뿐이 아니다. 책장을 넘기면 데이비드 소로는 마치 자기 앞에 독자가 앉아 있는 것처럼 쉼 없이 말을 걸어온다. 아니 질문을 던진다. 가장 큰 화두는 이것이다. "거짓된 욕망의 시대에 당신의 영혼은 안녕한가?" 그의 책을 읽다보면 '무소유'를 남겨 놓고 입적한 법정 스님이 생각난다. 물론 소로와 법정이 살아가고자 했던 삶의 방향은 다르기도 하고, 같은 결이 있기도 하다. 독자는 그이들의 사유의 결과물을 활자를 통해 읽어가며, 자신의 삶에 녹여내면 될 일이다.
우리가 사는 오늘날, 풍요는 더해졌지만 상대적인 빈곤은 심화되었다고들 한다. 이 책에서만 환생한 소로는 이렇게 단언한다. 1) 당신이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가짜다. 학위와 건강, 주식과 예금 계좌 등등 2) 한국인들이 평생을 바쳐서 얻으려 하는 콘크리트로 만든 상자, 아파트가 당신을 되려 소유하고 있다. 3) 당신이 누군지 알려주는 명함은 정작 내가 누군지 말해 주지 않는다. 4) 당신이 자랑하는 인맥은 실상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시킬 뿐이다. 5) 이제 당신은 이 모든 것(1-4번)을 버린 후에야 당신 자신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
환생한 데이비드 소로가 어떤 심정으로 위와 같은 인터뷰를 하려고 했을까? 그가 추구했던, 고독함 가운데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삶의 여정을 현대인들은 잃어버리고 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노트북, 텔레비젼 화면을 들여다 보며 살아간다. 식사할 때나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책이 아닌 스마트폰을 바쁘게(?) 바라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정말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 이런 때에 데이비드 소로가 질문한다. "당신의 영혼은 안녕하십니까?"
책은 얇고 가볍다. 그러나 소로가 던지는 질문은 가볍지 않다. 그는 5개의 장에서 26개의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읽을 때는 가급적 주변을 조용히 한 다음에 읽을 것을 권한다. 마치 소로와 독자가 서로 독대하는 자리인 것처럼... 상상해 보라. 월든 호수 주변의 울창한 숲이 세속의 소음을 차단한 곳에 위치한 작은 오두막에서 혼자, 선택한 고독을 살아가고 있는 데이비드 소로와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하며 읽어보자. 그저 그런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른 느낌이 편백나무 향처럼 드러나는 책읽기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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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은 같은 단어가 아니다. 외로움은 누군가가 곁에 없어서 생기는 결핍이고, 고독은 누군가가 곁에 없어도 충분한 상태다. 외로움은 우리를 밖으로 끌어내지만, 고독은 우리를 안으로 데려간다. 외로움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갈구하지만, 고독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기 자신을 만난다. 둘은 겉모습이 비슷해서 자주 혼동되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무리 속으로 도망친 사람은 결국 무리 속에서 더 큰 외로움을 만나다. 그러나 고독을 받아들인 사람은 혼자 있을 때조차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나는 월든 호숫가에서 두 해 두 달을 살았다. 사람들은 묻는다. 그렇게 혼자서 외롭지 않았느냐고. 나는 솔직히 답하겠다. 외로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135쪽)
나는 당신이 일생에 한 번이라도 그런 풍경 앞에 서 보기를 바란다. 그 풍경이 꼭 호숫가일 필요는 없다. 그것은 당신이 자기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게 되는 어떤 순간이면 된다.
돈, 명예, 사랑보다 내게는 진실을 달라. 진실이 우리의 밑에 깔려 있다면, 돈도 명예도 사랑도 모두 제자를 찾는다. 진실은 다른 모든 가치들을 떠받치는 가장 단단한 바닥이다.(199-2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