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듣게 되는 말. 나이 값을 해야 한다. 살아갈수록 이 말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몸만 커진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빠른 길을 이번에 소개 받았다. 바로 어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앞산 둘레길과 뒷산 북한산을 오르며 생각을 다듬는다는 인문학자 김경집의 신작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읽었다.어른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행동하고 사고해야 하는지? 자기 성찰과 통찰의 기술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한장 한장 아껴가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꼰대 같은 훈수가 아님을 알게 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품격 있는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간결한 필체로 들려 준다. 크게 3장으로 나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1) 지혜롭게 생각하는 어른2) 현명하게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어른3) 존중받게 행동하는 어른책을 읽어갈수록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나는 지금 어떠한지 생각하면서 읽다보니 그랬다. 그저 지식을 더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진가는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현재 모습을 진단하고, 저자의 조언에 따라 말과 행동의 변화를 시도하는 데 있다. 한마디로 말해 오타니나 야마모토,손흥민과 메시의 경기를 본다고 해서 야구나 축구를 잘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지난 달에 읽은 고전 중용의 가르침을 다시 복습했다. 중용을 실천하는 사람은 자신을 견고하게 지탱하는 힘을 가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용을 실천하는 어른은 고집스럽지 않다. 자신의 마음에 모나고 뾰쪽한 부분을 다듬어 가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으로 비로소 자라간다(?).아랫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는 부분도 공감된다. 세상이 급변하기 때문에 청년이 내 스승이 되는 분야 또한 많다. 배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작은 책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가득한, 지혜의 화수분 같다. *** ***좁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편견에 사로잡혀 판단하는 어른이 아니라 열린 눈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청년에게 지혜다운 지혜를 건네줄 수 있는 어른이 진짜 어른이다. 나이 들면 보수가 된다는 허튼 말 뒤에 숨어 수구인 줄도 모르고 그 대열에 거주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216쪽)